영원의 샘 폭발로 인한 여파를 이용해 하나였던 대륙을 여러 조각으로 갈라놓은 후,
데스윙의 행적은 1만 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고대의 전쟁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말리고스의 푸른용군단은 은거해버린 상태였고,
노즈도르무의 청동용 군단과 이세라의 녹색용군단, 그리고 알렉스트라자의 붉은용군단만이 남아
아제로스를 지키는 위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제로스 대륙이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동안,
데스윙이 재기를 하게 되는 계기는 뒤틀린 황천 건너편의 또 다른 행성 드레노어에서부터였습니다.



▲ 드레노어라는 원래 이름보다는 아웃랜드로 더 유명하다.



오크의 고향, 드레노어 행성


드레노어 행성은 본래 오크를 비롯한 여러 종족들의 고향이 되는 별로,
불타는 군단에 들어가기를 거부한 에레다르 종족 ― 드레나이
자신들의 고향인 아르거스를 떠나 정착한 별이기도 합니다.


드레나이의 수장인 벨렌과 본래 같은 종족이던 킬제덴은 불타는 군단에 따르지 않은
드레나이들을 붙잡아 멸망시켜버리겠다는 생각과 함께, 살게라스에게 상처를 입혔던 전투적인 종족 ―
오크를 자신의 수하로 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 기만자 킬제덴. 후에 태양샘에서 허리가 껴서 필멸자들에게 두들겨 맞는 신세가...



아제로스에서는 살게라스가 최강의 수호자 에이그윈의 몸에 깃들어 아들인 메디브로 태어날 즈음,
불타는 군단의 전력을 높여줄 종족들을 탐색하던 킬제덴의 감각에 드레노어 행성이 잡히게 됩니다.


자신이 부하로 삼고 싶었던 오크 종족과 함께, 자신을 피해 도망쳐 다녔던 드레나이 종족이
그 별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킬제덴은 크게 기뻐하면서 당시 오크 종족의 수장이었던 넬쥴과 접촉합니다.



▲ 오크 주술사이자 어둠달 부족의 부족장 넬쥴. 훗날 리치왕이 된다.



처음에는 킬제덴을 따랐던 넬쥴이지만, 파멸을 예견해 그들의 뜻대로 쉽게 움직이지 않았고,
그 대신 선택된 넬쥴의 수제자 굴단은 열정적으로 오크 종족 사이에 타락과 피의 욕망을 불어넣습니다.

그렇게 오크 내부에 떠돌기 시작한 광기는 그때까지 호의를 가지고 대하던 드레나이 종족에게 쏟아집니다.


오크의 부대는 전투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명목으로 어둠달 골짜기에 있던 드레나이의 본거지를 침공,
그들의 성소인 카라보르 사원에 진격해 수많은 드레나이들을 죽였습니다.

이 전투로 드레나이들은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쫓겨나 장가르 습지대 등을 떠돌게 됩니다.



신성한 성소였던 카라보르 사원은 오크 흑마법사인 굴단에 의해 검은 사원이 되었고,
오크에서 마그테리돈, 그리고 다시 일리단의 손을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졌으며
이후 아제로스에서 넘어온 용사들이 당시 드레나이의 생존자였던 아카마를 도와 수복을 하기 전까지
드레노어, 아니 아웃랜드 최고의 악의 소굴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 검은 사원의 잔존 드레나이 세력인 아카마




메디브와 어둠의 문 - 워크래프트 1


시간이 흘러 아제로스에선 에이그윈의 아들 메디브가 어느 정도 자라나자,
그동안 잠잠하게 있었던 살게라스의 영혼은 메디브의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살게라스에게 빙의된 메디브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어둠의 문카라잔의 동쪽에 위치한
스토나드에서 열었고, 피에 굶주린 오크 무리들은 대대적으로 아제로스를 침공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 과정은 시간의 동굴 : 검은 늪에서 확인 가능하다.



영웅 안두인 로서와 메디브의 제자 카드가가 활약한 끝에 메디브와 살게라스를 처치할 수는 있었지만,
스톰윈드 요새로 몰려드는 오크의 무리는 그 기세를 멈추지 않았고,

스톰윈드의 국왕 레인 린이 하프 오크 암살자 가로나에게 암살되면서
동부왕국 남부에 있는 인간 세력은 북부에 있는 로데론으로 대대적인 피난을 떠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 요그사론 내부에서 볼 수 있는 가로나의 레인 암살 광경



얼라이언스의 반격과 호드의 패배 - 워크래프트 2


스톰윈드의 피난민을 이끌고 탈출에 성공한 로서는 인간의 일곱 왕국의 수장들을 모아
끊임없이 논의를 한 끝에 오크 호드의 침공을 막을 연합군을 결성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로서는 쿠엘탈라스의 하이엘프들과 드워프를 설득해 연합군에 참여하도록 했고,
본격적인 전투 채비가 갖추어진 이들 연합군 ― 얼라이언스는 오크와 맞서 싸우게 되었습니다.



▲ 얼라이언스의 용사 로서. 우리에겐 아쉬칸디의 원 주인으로 더 알려져있다.



검은 바위산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혈투 과정에서 족장 오그림 둠해머에게 로서가 살해당하자
분노한 얼라이언스 세력은 단숨에 진격, 어둠의 문이 있는 스토나드까지 진격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사이,
데스윙은 아제로스와 드레노어 행성에서 새로운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용아귀 일족의 탄생


1만 년 전, 위상들과 대드루이드 말퓨리온 스톰레이지에 의해 봉인되어 숨겨진 강력한 유물 데몬소울.


당시의 데스윙은 그것을 찾지 못해 아제로스가 조각조각 나는 행성 규모의 화풀이를 저질렀지만,
긴 시간 동안 은밀한 탐색을 한 결과 그 행방을 알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위상을 피해야 되는 상황과 봉인 된 데몬소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부하가 필요했고,
마침 자신의 알을 안전하게 숨길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던 중에 드레노어 행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메디브에 의해 어둠의 문이 열리자, 데스윙은 그것을 이용해 알들을 드레노어 행성에 옮겼고,
자신이 다루기 좋은 부하들을 찾은 끝에 강력한 전투 종족인 오크가 그의 눈에 들었습니다.



▲ 데스윙의 영향으로 탄생한 용아귀 부족이 상징



훗날 용아귀 부족이라고 불리는 오크 부족 하나에게 슬며시 접근해
그들의 족장인 주술사 줄루헤드에게 데몬소울의 존재에 대해 알려준 데스윙은,

줄루헤드의 명령으로 데몬소울을 찾아낸 흑마법사 네크로스 스컬크래셔
그 힘으로 아제로스에 있는 용군단을 제압하는 것을 즐겁게 지켜보게 됩니다.




▲ 워크래프트 2의 알렉스트라자. 데스윙을 위해 알을 낳는 노예 신세가...




저지당한 데스윙의 야망 - 워크래프트 소설판 “용의 날”


네크로스가 붉은용군단의 수장인 알렉스트라자를 인질로 붙잡아 알을 낳게 하고,
그녀의 용군단을 공중부대로 활용하는 사이, 데스윙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해 얼라이언스에 잠입했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얼라이언스 내부의 분열을 조장한 데스윙은
다발 프레스톨이라는 귀족으로 위장하여 로데론의 사교계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의 불가사의한 매력은 수많은 귀족과 일곱 왕국의 수장들을 현혹시켰고,
당시 가장 강력한 세력이던 로데론에 지배력을 발휘하기 위해 국왕 테레나스 메네실의 딸
칼리아 메네실을 유혹해 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 달라란에서 낚을 수 있는 동전. 대충 봐도 콩깍지에...



그의 계획은 길니아스의 수장 겐 그레이메인이 훗날 쇄국정책을 펴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넘어온 칼리아 메네실과 정식으로 혼인을 치루기도 전에 예상보다 이른 얼라이언스의 진격으로
호드가 패퇴하면서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호드의 공중부대를 맡고 있던 네크로스는 그림 바톨 지역에 고립됐고,
언제 얼라이언스의 공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져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그것은 데스윙도 마찬가지였는데, 알렉스트라자의 배우자인 코리알스트라즈,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으로는 크라서스가 계속적인 구출 활동을 펼치려고 하자,
아예 그들을 함정에 빠트려 한 번에 없애는 한편, 알렉스트라자의 알을 챙기기 위한 음모를 세웁니다.


데스윙은 네크로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얼라이언스의 공격이 곧 올 것이라고 느끼게 했고,
그림 바톨에서 던 알가즈로 알렉스트라자와 그녀의 알을 옮기도록 합니다.




▲ 굳게 닫힌 그림 바톨. 한때 붉은용군단이 데스윙을 유폐한 곳이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다.


▲ 현재 던 알가즈에는 네크로스의 잔당이 분포하고 있다.



결국 데스윙은 크라서스와 그가 도움을 받기 위해 부른 달라란의 마법사 로닌,
그리고 하이엘프의 레인저 베리사 윈드러너 등의 영웅들을 유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함정에 빠진 그들은 전투를 벌였지만, 알렉스트라자의 또 다른 배우자 티라노스트라즈가 사망하고,
크라서스는 데스윙의 비늘로 만들어진 구속에 묶여 정신지배를 당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데스윙의 비늘이 강력한 데몬소울을 파괴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로닌의 활약으로 데몬소울에 담긴 위상들의 힘이 해방되자 단번에 전세를 뒤집혔습니다.




▲ 사고뭉치 민폐최강 허세충만 크라서스와는 비교도 안되는 로닌.
엘프 마누라도 있고 키린 토 수장이라는 직함을 갖춘 인생의 승리자



데몬소울 없이 위상 전부와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던 데스윙은
할 수 없이 네크로스가 옮겨온 알 중에서 일부만을 빼돌려 어디론가로 달아났고,
위상들은 그가 죽었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여파를 걱정한 나머지 추격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WOW로 이어진다.


이미 메디브가 만들어놓은 어둠의 문은 파괴된 상태였기에
검은용군단의 알을 숨겨둔 드레노어로 넘어갈 수도 없는 상태였지만,
데스윙은 1만 년 전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얼라이언스 사교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다발 프레스톨 역시 자취를 감추었고,
그 자리를 그의 딸로 알려진 카트라나 프레스톨이 차지해 훗날 복원된 스톰윈드의 섭정이 되게 합니다.


그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검은용군단의 강력한 보스, 오닉시아의 등장을 예고하는 전조였습니다.



▲ 그녀와 또 다른 검은용군단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 3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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