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을 먹는 동료들만큼 친하고 서로를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때문에 선수들은 팀 동료와의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아하며, 같은 조에서 팀킬 매치가 확정될 경우 떨떠름한 표정을 짓곤 한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에게도 결코 동료와의 싸움을 피할 수 없는 무대가 있으니, 바로 개인리그 결승전이다.

아무리 팀 동료가 소중하고 서로 친하다지만 우승까지 양보할 수는 없는 노릇. 결승에서 만난 팀 동료들은 치열하게 싸우며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이번 스베누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 김도우와 조중혁(이상 SKT) 역시 우승을 위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싸울 것이다.

최근들어 더 자주 보이는 듯한 팀킬 결승. 그렇다면 스타2 역대 팀킬 결승 매치는 몇 번이나 있었고, 누가 웃었을까?


◈ 30대 게이머가 이룬 전승 우승!


리그 : 2011 GSL July 코드S
결승 대진 : 임재덕 VS 황강호 - IM
결과 : 4:0 임재덕 우승

20대 중반을 넘어가면 프로게이머 중에서도 고령에 속하고, 30대 프로게이머는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임재덕은 30대의 나이에 우승을, 그것도 전승 우승을 달성하는 믿을 수 없는 대기록을 세웠다. 32강 조별 리그부터 결승에 오르기까지 단 한 세트도 패배하지 않은 '마왕' 임재덕은 팀 동료인 황강호를 찍어누르며 4:0으로 승리, 30대 나이에 무실 세트 전승 우승으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 동래구의 자랑거리가 탄생한 날


리그 : 2012 핫식스 GSL 시즌1 코드S
결승 대진 : 정민수 VS 박수호 - MVP
결과 : 4:2 박수호 우승

MVP 소속이었던 박수호와 정민수는 같은 대회 32강 F조에서부터 팀킬을 벌인 적이 있다. 첫 경기에서 박수호는 정민수에게 0:2로 패해 패자전에 떨어졌고, 그 사이 정민수는 승자전에서도 승리하면서 깔끔하게 조 1위로 진출했다. 박수호도 패자전, 최종전에서 승리하면서 양 선수는 결승이 아닌 한 만날 일이 없던 상황. 하지만 양 선수는 거짓말처럼 결승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박수호는 결승전에서 1:2까지 밀렸으나, 이후 모든 세트를 따내면서 4:2로 우승을 기록, 자신의 아이디 '동래구'를 모든 스타2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 2012년 마지막 대회를 차지한 초신성, 이승현


리그 : 2012 GSL 블리자드컵
결승 대진 : 이승현 VS 원이삭 - 스타테일
결과 : 4:2 이승현 우승

2012년 12월, 그 해의 마지막 대회인 GSL 블리자드컵이 펼쳐졌다. 원이삭과 이승현은 각각 A, B조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에서 상대 조의 3위 선수인 김동환, 박수호를 상대하게 됐다. 나란히 3:2로 상대 선수를 격파한 둘은 플레이오프 4강에서 각각 권태훈, 이동녕까지 제압하며 결승에서 만났다. 원이삭이 2:0으로 앞서가며 우승에 가까워졌지만 이승현은 뒷심을 발휘해 모든 세트를 잡아내면서 4:2로 우승을 따냈다.


◈ 김도우, 수 년의 도전 끝에 마침내 우승이란 왕좌에 앉다


리그 : 2014 GSL 시즌2
결승 대진 : 김도우 VS 어윤수 - SKT
결과 : 4:2 김도우 우승

2014 GSL 시즌2, 군단의 심장 들어 처음으로 팀킬 결승이 펼쳐졌다. 두 선수 역시 같은 대회 16강 조별 리그에서 만난 바 있다. 김도우는 16강 승자전에서 어윤수를 2:1로 꺾으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고, 어윤수 역시 2위로 뒤따라 8강에 올라왔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양 선수는 서로 치고받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김도우는 마지막에 엄청난 수의 추적자로 뒷심을 발휘하며 5, 6세트를 내리 따내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 '어윤수 전설'에 마침표 찍은 이신형


리그 : 2014 GSL 시즌3
결승 대진 : 이신형 VS 어윤수 - SKT
결과 : 4:2 이신형 우승

팀킬 결승은 곧바로 다시 펼쳐졌다. 첫 우승을 위해 네 번째로 도전장을 내민 어윤수와 SKT에 입단한지 얼마 안 된 이신형의 대결. 결승전에서 어윤수가 2:0까지 앞서가며 마침내 '콩라인'에서 탈출하나 싶었지만, 3세트부터 각성한 이신형이 모든 세트를 따내면서 4:2로 역전을 했다. 팀 동료 어윤수를 꺾은 이신형은 생애 첫 GSL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어윤수는 GSL 4회 준우승을 기록했다.


◈ 해외 대회에서도 이어진 팀킬 결승전들


리그 : IEM 시즌7 월드 챔피언십, IEM 시즌8 상하이, IEM 시즌9 토론토
결승 대진 : 최병현 VS 강현우 - IM, 김동현 VS 김학수 - EG, 이영호 VS 주성욱 - KT
결과 : 4:0 최병현 우승, 4:0 김동현 우승, 4:1 이영호 우승

해외 대회, 특히 IEM 결승에서 팀킬이 특히 자주 나왔다. 하노버에서 열린 IEM 시즌7 월드 챔피언십에선 최병현이 강현우를 4:0으로 잡았다. 앞선 조별 리그에서는 강현우가 최병현을 잡았지만 결승에선 최병현의 압승이었다. IEM 시즌8 상하이에서는 해외 팀인 EG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항상 8강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했던 김동현은 결승까지 진출한 뒤 팀 동료 김학수를 4:0으로 잡고 사상 첫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IEM 시즌9 토론토는 '최종병기' 이영호의 부활을 알렸던 대회였다. 이영호는 4강에서 윤영서라는 엄청난 강적을 3:1로 꺾은 뒤 결승에서 팀 동료 주성욱을 만났다. 그간 이영호는 스타2에서 오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전성기 시절로 되돌아간 경기력으로 주성욱을 4:1로 꺾고 스타2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