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아일랜드2 부스]


⊙개발/배급: 예거/딥 실버 ⊙장르: 액션 ⊙플랫폼:Xbox One, PS4, PC⊙발매일: 2015년 봄


테크랜드에서 개발한 ‘데드 아일랜드1’은 진중한 서바이벌 좀비게임이었습니다. 트레일러 영상도 정말 처절했죠. 한때는 지상의 낙원이라 불리며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파푸아 뉴기니의 바노이섬은 이제 좀비만 남아버린 ‘데드 아일랜드’가 되어버렸고 그 속에서 주인공들은 오로지 생존을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했습니다. 스토리, 설정, 캐릭터 등 모든 것이 완벽했던 ‘데드 아일랜드’에서 한가지 빠진게 있다면 바로 ‘재미’였습니다. 섬을 탈출해야한다는 동기부여도 완벽한데 뭔가 나사가 빠진 듯한 게임 구성으로 좀비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죠.

그래서일까요. ‘데드 아일랜드’ 2탄은 테크랜드가 아니라 예거(YAGER)가 개발을 맡았습니다. 게임스컴 트레일러를 보신분들이라면 뭔가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쉽게 눈치챘을겁니다. 과연 예거는 ‘데드 아일랜드2’에 무슨 짓을 한걸까요. 게임스컴 마지막 날인 17일 궁금증을 풀기 위해 딥실버 부스에서 ‘데드 아일랜드2’를 체험해봤습니다.



■ 유쾌하고 밝아졌다 ‘데드 아일랜드2’의 분위기 변화


[▲포스터를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던 분들 많을겁니다]

데드 아일랜드2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분위기입니다. 데드 아일랜드는 더이상 죽음의 섬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서바이벌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좀비를 더 잘 쪼개고 으스러트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하는 무쌍이 되어버렸습니다. 첫 번째 트레일러가 나올때 약간 그런 분위기가 있었죠. 데드 아일랜드 답지않게 지나치게 가볍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B급 유머 코드도 가득 담겨 있었고요. 그래픽도 그렇습니다. 색감이 상당히 진해져 데드 아일랜드 1편을 해봤던 분들이라면 상당히 이질적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관계로 ‘데드 아일랜드2’의 게임성을 미리 짐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예거에서 데드 아일랜드2 개발을 맡고 있는 졸그 프레드리치(Joerg Friedrich) 수석 디자이너가 GDC EU 2014에서 '데드 아일랜드2'에 적용될 멀티 플레이용 샌드박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1.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하게 구성할 것.
2. 엔딩이 없는 게임이 될 것.
3. 개개인의 스토리가 따로 존재할 것.


눈치 빠른 게이머라면 대충 감이 잡히시겠죠. 멀티플레이에 대한 설명이라 ‘데드 아일랜드2’의 모든 설명이라 해석하기 무리가 있지만 방향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하게 구성한다는 말은 강력한 보스몬스터가 존재한다는 말이고, 엔딩이 없는 게임이 된다는 말은 게임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해본 소감은 어떨까요?



■ 자르고 베고 토막낸다 '데드 아일랜드2' 플레이 스타일


[▲좀비 뿐만 아니라 이런 애들도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데드 아일랜드2 시연은 6인 멀티 플레이로 진행되었습니다. 로딩이 끝나고 스테이지에 접속하니 3~4종의 미션이 뜨더군요. 가벼운 마음으로 하려고 했는데 은근히 경쟁심이 불타 올랐습니다. 바로 제 옆에 젊은 백인 커플이 있었기 때문이죠. 남자친구는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고 여자친구는 뒤에서 백허그로 껴앉고 있더군요. 참을 수 없었어요. 수컷으로서는 졌지만 게이머로서는 질 수 업는 노릇이니까요. 게다가 다른 게임도 아니고 좀비게임이라니 전 오늘 여기다가 제 모든 것을 걸겠어요.

접속하자마자 가장 눈에 띄였던 것은 역시 그래픽의 변화였습니다. 필터를 하나 씌워 놓은 것처럼 색감이 굉장히 진해졌는데 이 색감 때문인지 좀비를 자르거나 으깰때도 크게 잔인하다는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데드 아일랜드 1편이 리얼리티를 추구해 생존욕을 끌어 올렸다고 하면 2편에서는 마음껏 자르고 토막내도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톤이 조절되었습니다.

시작 지점은 주유소였습니다. 저 멀리 헐리우드 간판(Hollywood Sign)이 보이는걸로 봐서 캘리포니아 LA 어느 마을이라고 하면 될 것 같군요. 시작하자마자 주유소에 있던 좀비들이 플레이어의 존재를 눈치채고 계속 몰려 들었는데 기본 무기는 도끼와, 샷건이었습니다.

샷건으로 한참 쏘며 방어를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화력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통 한방이면 쪼개지고도 남는데 3번은 쏴야 죽더군요. 그래서 도끼로 바꿔봤더니 이제야 '데드 아일랜드2'가 어떤 게임인지 알것 같더군요. 이건 느긋하게 멀리서 총질이나 하는 게임이 아니에요. 직접 좀비님의 얼굴을 대면하고 도끼로 인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한번 휘두르니 모세의 기적처럼 좀비가 갈라지더군요.

그렇게 10분을 달렸을까요. 데드라이징 수준의 무쌍으로 한참 좀비를 쪼개고 나면 팔이 피범벅이 되어 있는데 가끔 코믹한 연출 효과 때문인지 유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도끼들고 썰면됩니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이점입니다. 별로 진지하지가 않아요. 생명을 담보로 두고 벌이는 처절한 생존 서바이벌은 이제 저 멀리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건 '데드 아일랜드' 팬 입장에서는 전혀 별로지만 그냥 좀비게임 팬들에게는 즐거운 선물이 될 것 같네요.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스테이지가 종료되고 좀비를 얼마나 처치했는지 자기 스코어가 뜹니다. 39마리. "음 이정도면 나쁘지 않지" 왼쪽을 봤어요. 21마리. "훗! 그럼 그렇지" 그리고 제 오른쪽에 있었던 커플을 봤습니다. 98마리. "아..." 그 녀석도 제 스코어를 보더니 웃더군요. 아... 남자로서도 게이머로서도 지고 말았습니다.



■ 데드아일랜드2 영상&스크린샷


[▲데드 아일랜드2 트레일러 영상(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 좀비의 모습]


[▲좀비 얼굴에 대한 디테일이 상당하다]


[▲음, 어, 아...]


[▲데드라이징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기가 데드 아일랜드2에 등장한다]



게임스컴2014 인벤 특별취재팀
서명종(Lupin), 강민우(Roootz), 허용욱(Noct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