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유튜브 'lakupo' 채널

“어서오세요, 나의 벨벳 룸에…….”

시리즈를 관통하는 전통의 벨벳 룸. 이젠 이거 없으면 섭할 정도입니다. '이고르'에게 관리되며 어떠한 경유로 계약을 맺은 자만이 찾아올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죠. 여기서는 특별한 행동을 할 수 있는데 바로 페르소나의 생성입니다. 이쯤 되면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무려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 ‘페르소나 시리즈’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다양한 작품이 발매되었고 외전만 해도 여러가지 있지만 이번에 저희는 딱 다섯 작품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시리즈의 기원이 되는 페르소나 1편과 2편, 그리고 현재의 페르소나를 다진 3편과 4편, 그리고 최신작 5편이죠. 항상 평론가들에게 고평가 받으며 ‘쥬브나일 RPG’란 별명을 가진 페르소나. 어떤 게임인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 페르소나의 세계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출처: PERSONE SUPER LIVE 2019 사이트)


나는 그대, 그대는 나.
여신이문록 페르소나 & 페르소나 2 죄/벌

태초에 여신전생 시리즈가 있었죠. 1987년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은 진 여신전생 시리즈로 계속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극악한 난이도를 자랑했던 여신전생 시리즈에서 좀 더 가벼운 성향의 팬 층을 늘리려 했고,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여신이문록 페르소나’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페르소나 제작진이 제작한 물건은 아니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도 하네요.

1과 2 사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죠. 우선 1편은 여신전생 시리즈와 같은 던전 RPG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던전 RPG는 시점을 1인칭으로 만들어 진행하며 미로처럼 돌아다니다가 적을 만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전투하는 특징이 있죠. 다만 보통은 던전에서 그대로 이미지를 띄우는 방식을 쓰는데 페르소나는 3인칭 캐릭터를 띄워 전투하는 방식을 사용해 던전 RPG와 다소 거리가 먼 느낌도 드네요.

반대로 2편에선 지금의 페르소나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우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전작보다 다소 쉬운 난이도로 조정되었고 스토리 또한 기존의 다양한 선택을 부여했던 전작과 다르게 일직선 형태의 스토리로 조정. 작품도 두 가지로 나누어서 죄/벌로 나누었죠. 마치 소설 죄와 벌을 떠오르게 하는 작명인데 실제로도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 '페르소나'의 시작은 여기서부터였죠
(출처: 페르소나 포터블 사이트)

▲ 반면 시스템의 기반은 2편에서부터 다져졌습니다
(출처: 페르소나 2 죄 포터블 사이트)


‘페르소나’의 정의를 다시 세운 10주년 기념작
페르소나 3, 페르소나 3 FES, 페르소나 3 포터블

앞서 언급한 이 두 작품들은 페르소나 시리즈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큰 인기를 끌진 못하며 난항을 겪게 됩니다. 아틀러스는 이에 10주년 기념작으로 제작진을 갈아엎으며 칼을 갈았는데요. 바로 그 작품이 페르소나 시리즈 최고의 작품이라 여겨지는 ‘페르소나 3’입니다. 총을 머리에 쏘아서 페르소나를 소환하는 작품이지요.

섀도우의 개념을 정립한 건 페르소나 2지만 던전의 기본적인 레벨 디자인, 일반적인 턴제 RPG지만 속성의 약점을 통해 공략하는 게임 시스템의 정립, 스케줄을 정리해 인연을 가다듬는 커뮤니티 시스템 등 지금의 페르소나를 있게 한 웬만한 시스템이란 시스템은 전부 이 작품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페르소나 시리즈의 전통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포트 멤버로서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지만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캐릭터가 각각 한 명씩 존재한다든지, 마스코트 캐릭터가 있다든지, 친근한 동년배 남자 캐릭터가 먼저 등장하거나… 이 작품부터 이어진 전통이 여러가지 있네요. 여러모로 작품성으로도, 화제성으로도 매우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청춘 드라마와 여신전생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맞물린 스토리와 연출 또한 훌륭한 극찬을 받으며 이 작품을 통해 페르소나 시리즈는 다시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SIEK (당시엔 SCEK)에서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판을 발매한 덕분에 한국 내에서도 페르소나 3의 인지도는 매우 큽니다.

이후, 완전판인 페르소나 3 FES나 PSP로 등장한 페르소나 3 포터블이 등장했지만 아직까지도 이 둘의 장점을 섞은 완전판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세간에선 리메이크를 기대하고 있는 추세지만 아틀러스의 대답은 아직인 것 같네요. 그래도 오래간만에 외전작 페르소나 3 댄싱 문 나이트를 선보이기도 했으니 머지 않아 리메이크 작품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벨벳 룸은 페르소나의 전통적인 장소지만

▲ 반대로 커뮤니티 시스템은 여기서 다져졌죠

▲ 약점을 공략하는 전투 시스템도 여기서부터

▲ 페르소나를 여러 개 다룰 순 있는 건 오로지 주인공 뿐


PS Vita만이 아니다! 아직도 시리즈를 먹여 살리는 가장
페르소나 4, 페르소나 4 더 골든

페르소나 3이 시리즈 최고의 스토리, 시스템으로 무장했다면 이 작품은 시리즈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습니다. 바로 페르소나 4입니다. 기존의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스토리를 전면 바꾸어 활기찬 이야기로 노선을 변경하였으며 파격적인 변화를 꾀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더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보여주는 후속작과 과도기적인 전작의 중간 위치에 속하겠네요.

이번엔 2008년에 등장하였던 페르소나 4가 아닌, 2012년에 등장한 ‘페르소나 4 더 골든’ (이하, P4G)를 소개할텐데 이유는 이 작품이 PS Vita (이하, 비타)에 한 획을 그었기 때문입니다. RPG 열풍이 불면서 비타에 충분한 작품이 공급되기 전까진, 언제나 P4G가 자리잡고 있었죠. 2014년 이후, 놀랍게도 비타에 여러 작품들과 양질의 소프트가 발매되었음에도 P4G는 항상 잘 팔렸습니다.

나름 도시의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 3편과 달리 도시에서 시골로 넘어온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로 시골로 내려오거나 평범하게 토박이로 살아가는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매우 생생하게 들려 오기도 합니다. 가끔씩 '하나무라 요스케'가 도시로 나가고 싶다고 할 때마다 서울을 꿈꿨던 제 생각도 나네요.

이야기가 조금 옆길로 세었는데 이 작품, 무려 메타크리틱 93점을 기록하며 비타 독점작 중, 전후무후한 평가를 기록하였습니다. 기존의 페르소나 4를 휴대기기에 잘 이식하였으며 엄청나게 추가된 신규 요소들도 훌륭했다는 평이죠. 스토리 또한 3편의 과장된 면을 줄이고 좀 더 담백하고 있을 법한 이야기로 재구성했습니다.

덤으로 페르소나 5에서 시도된 특수한 연출 기법과 UI는 어떻게 보면 4편의 컬러풀한 UI 디자인을 이어받은 듯합니다. 실제로 페르소나 4에서 더욱 발전시켰는지는 의문이지만 해당 작품을 플레이하다 보면 어딘가 묘한 부분을 5편과 겹쳐 보게 됩니다. 게다가 어제, Steam(스팀)으로 출시되어 더욱 많은 유저분들이 접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로 페르소나 시리즈에 쉽게 입문하였으면 하네요.

▲ 비타를 먹여살린 P4G!

▲ 요스케가 없으면 팀 분위기가 잘 안 살죠

▲ 약점을 잡아 기회를 노리자!

▲ 페르소나!


RPG의 기준을 바꾼 스타일리쉬 ‘쥬브나일 RPG’
페르소나 5, 페르소나 5 더 로열

"평가는 좋은데 유저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게임이 있다?!" 페르소나 시리즈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2020년 2월 20일’에 발매한 '페르소나 5 더 로열' (이하, P5R)입니다.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통해 몰입도가 상승하였고 전작 대비 그래픽이 대폭 상승하였기 때문에 많은 화제를 이끈 게임이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도 많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회의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악인들을 멋대로 징벌하는 것은 과연 ‘정의’인가? 악인가?’같은 주제를 다루기도 하였으며 이를 가능성이 풍부하고 부조리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대입하여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물론 JRPG가 유독 10대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페르소나 시리즈는 청소년들을 등장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충분히 부여한 작품이죠.

전작들처럼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벼운 분위기도 함께 자아내기 때문에 분위기의 완급조절도 잘 되는 편입니다. 특히 팬들에게 페르소나를 하는 진정한 이유라고 불리우는 커뮤니티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어 도쿄 주변을 나가 여러 사람들과 인연을 자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만 페르소나 5 (이하, P5)의 전투 시스템은 꽤나 낡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물론 초중반에는 연출이 화려해 눈을 둘 데가 없을 정도로 집중해서 플레이하게 되지만 반복되는 연출에 점점 질리게 되면 약점을 찾아 공략만 하면 되는 페르소나 시리즈 특유의 낡은 전투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5편까지 이어져 온 게임치곤 변화가 적은 건 이례적이라고 생각되네요.

P5R은 이런 훌륭한 본작에 추가 요소를 넣고 개선한 작품이지만 유저들에게 극명할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죠. 바로 본작과 확장판 간의 길지 않은 텀과 본편 유저를 홀대하는 듯한 판매 정책이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P5를 구매한 유저들에게 해당되며 이 작품으로 입문하는 유저들은 큰 문제없이 훌륭한 작품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 PS4 최고의 게임임을 부정할 수 없는 P5R

▲ 얌전한 이 학생, 화나면 무섭습니다

▲ 누가 보면 악당인 줄 알겠네

▲ 솔직히 페르소나 4 총공격 생각했다가 충격 먹었습니다

▲ 정말 연출 하난 기똥찹니다

▲ P5R의 새 동료, '요시자와 카스미'는 어떤 동료일까요?


최신작이자 페르소나 5의 후일담을 다뤘다
페르소나 5 스크램블 더 팬텀 스트라이커즈

그러고보니 이제 곧 한국에 발매될 페르소나 5의 후일담 작품이 있었네요. '페르소나 5 스크램블 더 팬텀 스트라이커즈' (이하, P5S). 무쌍 시리즈를 제작한 오메가 포스와 합작하여 만들어진 이 작품은 턴제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액션 RPG로서 제작된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후일담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P5를 즐기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더욱 몰입해서 즐기실 수가 있겠군요. 또한 새로운 캐릭터, '소피아'나 '하세가와 젠키치'가 등장하면서 스토리가 전개되며 한 번 끝을 맞이하였던 P5의 톱니바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페르소나 시리즈를 처음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플레이하기 전에 P5와 P5R, 둘 중 하나는 플레이 해주셔야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지장 없습니다. P5S는 본편의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P5R도 P5에서 넘어간 확장판이기 때문에 둘 중 아무거나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P5S를 마무리로 가볍게 페르소나 시리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페르소나 최신작은 2020년 6월 18일, PS4와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될 예정이며 마침 스팀으로 P4G가 이식되었으니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은 두 가지의 게임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를 넘어 현 일본 최고의 RPG라 여겨지는 페르소나 시리즈. 지금 안 해보면 손해겠죠?

▲ 괴도단의 새로운 이야기

▲ 조커가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 P5S를 즐기기 전에 복습은 필수!
(출처: 일본 마이 닌텐도 스토어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