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신의 비급은 던파 액션 토너먼트 경기를 기반으로 각 직업 고수들의 노하우를 전하는 기사입니다.

대전 격투 게임에서 권투를 기반으로 하는 복서(Boxer) 캐릭터는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개발자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골칫덩어리이기도 했다. 손발을 모두 사용하는 일반 캐릭터와는 달리 복서는 오직 양손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용하지 않는 킥(Kick)에 해당하는 키는 어떻게 할 것이며, 손만 사용하는 격투가의 특징을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권투를 기반으로 하는 캐릭터는 개발자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 수 있는 훌륭한 척도가 되어주었다.

고전 격투 게임에서 권투 캐릭터는 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캐릭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복서 바이슨(혹은 발로그)은 그저 저돌적인 돌진형 공격 캐릭터로 게임상에서 강한 캐릭터도 아니었고, 실제 인기도 많지 않았다. 용호의 권의 미키 역시 기억해내는 게 신기할 정도로 특징이 없었다.

권투 캐릭터는 킹오브파이터 시리즈부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킹오브파이터의 복서 캐릭터 헤비 디(Heavy D!)와 바네사는 기본적으로 빠르고, 강력한 한 방보다 짧게 많이 때리는 일명 '짤짤이 캐릭터'다. 잽, 스트레이트, 어퍼컷, 훅 총 네 가지 주먹만으로 무수한 콤비네이션을 만드는 권투의 특징을 잘 살린 설정으로 킹 오브 파이터 이후에 나온 캐릭터는 모두 이러한 형태를 띠었다.

철권4에서 처음 등장한 스티브 폭스는 권투 캐릭터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냈다고 평가받는다. 스티브 폭스는 킥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를 경우 레버의 위치에 따라, 위빙(Weaving)-더킹(Ducking)-스웨잉(Swaying) 등이 발동되는데, 각 움직임은 펀치 버튼과 연계되면서 다양한 기술과 콤비네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권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풋워크와 움직임을 살려내면서도 유명만화 '더 파이팅'에서 나온 기술을 재현하며 유저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갔다.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진도 권투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던전앤파이터의 인파이터 역시 기본적으로 빠른 다단 히트가 특징인 '짤짤이 캐릭터'다. 인파이터는 던전앤파이터의 모든 직업 중 가장 콤보가 다양하고 가장 콤보 수가 많은 직업이다.

'더킹' 대쉬와 '스웨이'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이 두 가지 이동 기술에 스킬이 합쳐지면서 독특한 움직임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게 만든 것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답게 x축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파생되는 기술과 엄청난 다단히트로 느낄 수 있는 손맛은 인파이터의 성능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때도 인파이터를 하게 만드는 큰 매력이었다.

결투장에서 인파이터는 입문도 어렵고, 마스터도 어려운 꿀잼(?) 초강캐다. 일단, 슈퍼아머 스킬이 순간순간 적용되고, 다단히트 스킬이 주를 이루다 보니 결투장 보정 관리를 제대로 봇해 콤보 중에 상대가 빠져나가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그러나 일단 제대로 숙달이 되면, '더킹'과 '스웨이'를 이용해 돌진과 회피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탄탄한 기본기로 어떤 상대를 만나도 할 만하다. 직업 간 상성이 뚜렷한 던전앤파이터 특성상 매우 강력한 장점인 셈.

던전앤파이터 액션 토너먼트 대회에서 인파이터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많다. 먼저, 지난 액션토너먼트 2015 윈터 시즌2에서 개인전 최초로 프리스트 직업군 승리를 해낸 김형준이 있다. 김형준은 이번 액션 토너먼트 2016 시즌1에서도 8강에 진출하며 인파이터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밖에 대장전에서 유독 좋은 모습을 보이며 준우승을 차지한 채치훈과 초창기 인파이터의 강력한 모습을 잘 보여준 이상민 등이 있다.

인파이터는 복서 특유의 빠른 움직임과 호쾌한 콤비네이션으로 '때리는 맛'이 일품이면서 강력하기까지 한, 최고의 결투장 캐릭터다. 격투 게임의 손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강추다. 일단, 해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복서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투신의 비급 (인파이터): 던전앤파이터 액션 토너먼트 2015 개인전 우승자 김형준



인파이터의 매력은 모두가 공감하듯 콤비네이션과 타격감이다. 다단히드가 많은 기본스킬을 바탕으로 '새도우박서'라는 분신 타격을 이용해 더욱 강하고 화려한 콤비네이션을 해낼 수 있다. 이로인해 타격감도 던전파이터 직업 내에서 최상위로 손꼽힐만큼 좋다.

인파이터의 운영은 상대방과의 심리전이 많은 몫을 한다. 인파이터의 뛰어난 기동성은 상대방이 인파이터의 공, 수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y축을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더킹'과 '스웨이' 대쉬 공격을 이용해 상대방의 이동경로와 행동을 미리 차단하고, 상대방의 까다로운 스킬을 쉽게 피하도록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유리한 타이밍에 기습적으로 들어가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운영의 방점이라 할 수 있다.

인파이터는 다양한 선제 공격 방법이 있어 다 설명하긴 어렵다. 간략하게 표현하면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타이밍을 통해 '쵸핑해머' 혹은 끌어잡기로 상대를 잡아채거나, 상대방의 공격 방향을 예측해서 '홀리 카운터' 혹은 '헤븐리 컴비네이션'을 통해 카운터 치는 방법이 있다.

인파이터 콤보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탠딩 콤보로, 기본적으로 평타나 서서 공격이 가능한 '고저스 콤비네이션', '럭키 스트레이트' 등을 이용해 상대방이 서 있는 상태에서 피해를 줄 수 있는 콤보다. 두 번째는 '섀도우 박서'가 없을 때 사용하는 공중 콤보, 세 번째는 '섀도우 박서'가 있을 때 사용하는 공중 콤보로 나뉜다.

'섀도우 박서'가 없을 때는 상대방을 공중에서 뛰웠을 시, 반복적 '세컨드어퍼'를 통해 공중보정을 빼고, '고저스 컴비네이션'+' 더킹어퍼'+'마무리 스킬'+'바닥판정스킬' 순으로 콤보를 끝냈다. '섀도우 박서'가 있을 때는 비교적 자유롭게 콤보를 구사할 수 있다. 중력보정을 빨리 빼기위해 기본공격을 여러번 섞거나 다단히트가 많은스킬들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대방이 유리한 상황이고 기회를 잡힐 확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심판의 회오리'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다. '심판의 회오리'는 공격할 때보다 수비할 때, 더 높은 효율을 발휘하는 기술이다. 깔아두기 용도보다 수비할 때 사용하자. '심판의 회오리'의 간접 경직은 상대방의 공격진행을 방해하는데 일조한다.

▲ 던파 2주차 하이라이트 - 상대 체력을 절반 이상 빼내는 인파이터 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