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유저들이 대항온을 좋아했던 이유가, 리*지 같은 단순 노가다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개국(지금은 6개국)의 경쟁, 신대륙을 탐험하고, 새로운 무역항로를 개발하고, 해적으로서 혹은 군인으로서 함대전에 나서는 등 무궁무진한 플레이 스타일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들 쾌뺑에, 무슨무슨 온라인에, 렙업 내지는 돈벌기 노가다 작업에 열중하는 분위기더군요. 

그냥 천천히 즐겨도 충분히 렙업 하면서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 대항온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항온에 등장하는 수많은 함선들...정상적으로 플레이한다면, 군소 함선들을 타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지만, 노가다로 렙업한 사람은 오로지 지벡에 상대갤, 전열함이지요.

MMORPG 의 가장 큰 요소는 롤 플레잉(역할 연기)의 재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사에서도 게임을 만들 때, 유저들이 그 롤플레잉을 통해 큰 재미를 얻도록 설계합니다. 하지만, 노가다를 통한 렙업은 그 재미를 송두리째 앗아가죠.

군인들의 쾌뺑/항아리, 상인들의 후추/사파온라인, 모험가의 제기/풍경화...스스로 무덤파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가다 렙업의 유일한 의미는 다른 유저보다 자신이 더 렙이 높다는 것 뿐입니다.

기획의도와는 달리(기획된 것 일 수도 있습니다만),  버그 아닌 버그와도 같이 '작업'을 통한 빠른 렙업이 가능하게 내버려 둔 개발사에 일단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론 대항온을 또다른 리*지로 만들어 버린 유저 스스로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나름대로 즐기면 되지, 다른 유저가 버그플레이로 광렙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고 물으신다면, 이것은 다른 유저와 함게 플레이 하는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보면 대부분 최고급 함선만 떠 있고, 캐릭 역시 고렙- 게다가 상인/모험가/군인 가리지 않고 골고루 다 고렙 -...분이 많습니다. (게임 디자인 상, 대형함선을 탈 수 있는 대략 30 이상을 고렙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탐험가가 자신은 풍경화 안하고 탐험 계속하겠다 - 실제 그런 분 꽤 있습니다만 - 라고 해도, 주위에 풍경화로 만렙 찍고 돈번 사람이 많아지면, 의욕을 잃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올 만렙 찍으신 분 기사가 올라왔던데, 그 분이 개인적으로 대항온을 생각할 때, "참 재미있었다"라고 생각할지,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라고 생각할 지 궁금합니다. 분명한 것은 대항온은 만렙 찍으라고 만든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죠.  - 찍든 말든 자유지만. 게다가 인벤 사이트 까지 나서서 이런 식으로 부추기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일섭 상황이야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유저가 악용할 수 있는 버그플레이 요소는 없애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저가 좀 더 롤플레잉에 충실할 수 있도록, 본래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