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해안. 칼의 손엔 낚시도구가 들려있었다. 에스텔은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다.

“뭐, 뭐야? 낚시하려고?”

“왜?”

“왜라니! 나랑 놀아준다며!”

“낚시나 하면서 이야기나 해보자고. 네가 나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이 많은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니까.”

“뭐야, 재미없게.”

칼은 말없이 낚시를 시작했다. 그 후의 잠깐의 정적 뒤에 칼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넌 어째서 군인이 된거냐?”

“뭐?”

“왜 군인이 되었냐고 묻잖아.”

그러자 에스텔의 표정이 금방 시무룩해졌다. 물론 칼이 그녀의 표정을 놓칠 리 없었고 이내 바다를 향해-정확히 낚시찌를 향해-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말 못할 사정이 있으면 굳이 말 할 필요는 없어.”

“아, 아니야.”

에스텔은 한숨을 쉬며 그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도 알다시피 내 체격은 군인에 어울리지 않아.”

“응, 그건 그렇지. 그런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건가?”

에스텔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곧 울기라도 할 것처럼. 칼은 당황했지만 표정을 바꾸지 않고 낚시에만 열중하는 척 했다. 그리고 태연히 물었다.

“왜? 왜 울 것 같이 그래?”

“4년 전에 아빠랑 오빠가 모두 전사했단 말이야! 그것도, 그것도 이 잉글랜드 근해 바다에서. 아빠가 전역 신청하고 마지막 전투였는데…….”

에스텔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칼은 낚시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녀 옆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네주었고 에스텔은 그것을 받아 눈물을 닦아냈다.

“그랬군. 나만 그런줄 알았더니 비슷하군.”

“아빠는 포탄의 폭발에 휘말려 전사하셨고, 오빠도 아빠대신 지휘하다고 백병전 도중에 전사했어.”

“그래서 네가 군인이 되었다는건가?”

“응, 내 월급으로 엄마랑 나, 그리고 내 어린 남동생 이렇게 세 식구가 먹고 살아.”

칼의 표정도 굳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매일 자신에게 욕만 얻어먹는 부관을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문득 그는 그녀에게 지금까지 돈을 준적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너, 내가 지금까지 급료 안줬던가?”

“알면서 뭘 물어. 고용할 때도 안줬으면서 뭘.”

“흐음. 그래. 런던 돌아가면 줄게. 뭐, 얘기가 슬프게 흘렀군.”

“칼, 낚싯대나 봐.”

“오? 걸렸군.”

칼은 낚싯대를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 낚시 바늘에 걸려 올라온 물고기는 다름 아닌 연어였다. 칼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연어를 보고 에스텔을 보았다.

“아니, 이 녀석이 왜 여기서 잡히는거지?”

“뭔데?”

“연어야. 이것만 있어도 오늘 저녁 반찬거리는 되겠군. 아마리아가 좋아하겠어. 후후후.”

“걔 연어 좋아해?”

“말도 마. 연어 먹고 싶다고 하는 통에 연어를 사오던가 아니면 베르겐 가서 잡아다 줄 정도라니까.”

말을 마친 칼은 연어를 바구니에 담아 에스텔에게 내밀었다. 에스텔은 바구니를 받고 그에게 물었다.

“이거 왜?”

“가서 저녁 반찬이라고 아마리아한테 얘기해. 그럼 거기 주방장이 알아서 요리 해서 저녁에 내놓을테니. 난 배에 갔다가 갈테니까.”

“응. 저녁 먹기 전에는 들어올거지?”

“걱정 마. 그 안에는 들어갈테니.”

에스텔이 저 멀리 걸어갈 동안 칼은 낚시도구를 정리해 항구로 향했다. 마침 자신의 클리퍼 밖에서 승선하는 선원들을 감독하는 제임스와 마주쳤다. 제임스와 선원들은 그에게 인사했다.

“가주님.”

“제임스, 여기서 출발하는 런던행 연락선이 언제쯤 출발하는가?”

“앞으로 두 시간 뒤에 출항합니다.”

“그래. 그럼 자네는 잠깐 날 따라오게.”

선내의 선장실. 칼은 펜을 들고 종이위에 무언가를 빠르게 썼다. 그리고 그 종이를 잘 봉해서 제임스에게 내밀었다. 제임스가 아무리 칼을 오랫동안 보좌했다지만 다짜고짜 편지부터 내미는 상관의 의도를 알 수는 없었다. 

“그 연락선에는 자네 친구가 선장으로 있다는 걸 알고 있네. 그렇지?”

“그렇습니다.”

“그럼 그 친구에게 이 편지를 크리스틴에게 전하라고 하게.”

“이게 그리도 급한겁니까?”

“급한건 아니지만 에스텔에 대한 신상, 가족관계, 주소 외의 여러 가지를 조사해달라고 적었네. 대답은 이걸로 충분할 듯싶으니 어서 가서 전하게.”

“네.”

제임스가 나가고 칼은 복잡한 심경으로 배에서 내려왔다. 그동안 박대했던게 너무 미안했고 너무 자신만 생각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네 오랜만에 글 한편 올립니다
군렙업은 물론 대해전 때문에 정신없네요...
물론 렙과 스킬랭이 쪼렙이라 대인전은 못나가고...엔피시 잡아요ㅠㅠ
소설 쓰시는 분들이 다 어디가셨나요...몇분 안계시는듯...
대해전 관련 항해일지도 올려볼 생각이긴 한데..
만들게 되면 올릴게요
이제 일요일이가고 월요일이 다가옵니다. 활기찬 한 주일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