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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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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1817년때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 나는 방금 전 까지 더러운 부두위에서 짐을 나르고 있다. 이렇게 해서 버는 돈이 한달에 8펜스, 수중에 있는 돈만 합해도 5파운드도 채 안된다.
이 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내가 끔찍하게도 증오하는 곳이며,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은 고즤멍태(고주망태)와 악당들, 나같은 거렁뱅이와 일부 선장나리들의 개미굴. 그래도 세상 어느 곳에서든 처럼 그런대로 굴러가고 있는 곳이다. 어저밤애도(어젯밤에도) 우스운 광경이 있었다. 윗집 사는 할멈이 키우는 냔초(난초)가 베란다 밑으로 떨어져버렸는데, 그게 내 아랫집 과부의 머리통에 떨어졌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과부는 피를 질질 흘리며 "이 노망난 할망구야!" 라고 외쳤다. 할멈은 "씨그러워 이 년아! 네년 때문에 내 냔초가 깨어졌잖아, 시장에서 2파운드씩이나 주고 산 거라고!" 결국 둘은 계단에서 머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온 사람들이 웃으며 그 꼴을 구경했었고, 그 중에는 나도 있었다. 그러다 치안대가 오면서 그 일은 잠잠해졌고, 주정뱅이들은 다시 술마시러 돌아갔다. (그 다음 부분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점심이 되었다. 아무렇게나 끓인 스튜를 허겁지겁 입에 처넣었다. 빨리 먹지 않으면 금방 다른 놈들에 의해 동이 나기 때문이다. 스튜가 내 누데기(누더기)위에 떨어졌다. 나는 그대로 놔두었다. 어차피 누더기를 걸치고 있는데, 그 위에 떨어진 스튜를 닦겠다고 맨손으로 닦는게 얼마나 꼴볼견이겠는가. 모든 누더기가 그렇겠지만, 이것도 원래는 그저 그런 옷이었는데 몇씩('몇년씩'이라는 뜻으로 추정)이나 쓰니 걸레만도 못한 신세가 되어버렸다. 신발도 다 헐어빠진 것이다. 그래도 내 신세가 배타는 것보다는 낫다. 예전에 한번 상선을 타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오는 음식은 쥐똥이 들어가고 뭔지 알수도 없는 것들이었고, 그나마 뱃속에 집어넣은 것들도 멀미 떄문에 다 토해버리곤 했다. 그리고 일은 얼마나 고된지 몸뚱아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잘때도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낡고 좁은 해막(해먹)위에서 서넛이와 함께 자야했었다. 뭐, 지금 이생활이나 배타는 생활이나 둘다 궁상맞기는 짝이 없지만, 제기랄, 지금 그게 중요하나? 그래도 난 바늘이 코가 뚫린채로(바늘에 코가 뚫린 채로) 죽기는 싫다(당시에는 선원이 항해중에 죽으면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코에 바늘을 뚫었다고 한다). 어차피 뭍에서 죽어도 신원미상자 공동묘지에 뭍히겠지만, 빌어먹을. 그래도 요즘들어서 삼에 의미를(삶의 의미를) 느낄만한 일이 있다. 수도사들에게서 글을 배우고 있었다. 까막눈이었다가 글을 써본지 한 2밖에('두달밖에'라는 뜻인 것으로 추정) 안되서 틀린 것도 많고, 글씨도 구불거리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글씨질해서 뭐에 갖다 쓸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배우는게 재미있어서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렇게 낙서나마 써본다. (이 낙서는 여기에서 끝이 나 있었다. 이 글은 리버풀에서 발견된 낙서이다. 이 종이는 1817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보존상태가 좋지못했기 때문에 40달러의 경매가로 한 수집가에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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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