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아무일도 없을 것같던 푸른 하늘에 마른 비명소리가 퍼져나왔다.
물론 눈을 뜬 곳은 배 위의 선장실.
이때까지 잊어왔던 끔찍했던 그 날을 보고 말았다.

하지만. 그전에....

[마샤언니, 무슨 일이야!!!!]

<쿠당당탕!?!?>

이 녀석은 벨리타 셀레스틴.
분홍색 살짝 말은 웨이브머리에 파랑색눈동자.
가만히 있는다면 귀엽겠지만 그걸 기대하는건 무리겠지.

[너 말이야... 내 걱정해주는것까진 좋은데 좀 정상적으로 들어올수는 없니?]
[헤~ 그런가?]
["헤~"가 아니야!]

이 녀석이 방금 오면서 생긴 피해는 문짝 하나와 고급수제옷걸이의 다리부분.
문짝이야 고치면 된다지만 이 목재옷걸이는 다리부분이 부서져 쓰지못할것 같다.

[하지만 이건 언니가 잠꼬대가 심하기 때문이라고. 내 잘못 아니다 뭐~]

아.. 머리가 아프다.
이녀석 아침부터 날 말려죽일셈인가.

[벨리타. 선장은 그만 괴롭혀.]


[흥! 괴롭히는거 아니라구~]
[흠.. 그래? 하지만 말이지 얼른 식당에 가지 않으면 니가 좋아하는 사과파이는 다 없어질지도 몰라.]
[아? 그건 안되는데.. 으으..... 어쩔수 없지. 마샤언니. 기다리고 있으라구 금방 다시 올테니까.]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벨리타는 식당으로 달려가는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한시름 놓고. 말했다.

[고마워.. 네 덕분에 살았어. 프레드]
[훗. 너 답지 않게.. 또 그 꿈인가. 니 잘못이 아니다. 신경쓸 필요없어.]
[고마워. 하지만 신경써주지 않아도 돼.]
[그런가. 그보다 알고 있겠지 오늘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는 날이란건.]
[알고있어. 오늘이 중요한 날이란건.]
[알고있다면 됬다.]



그렇다. 오늘은 바르셀로나 항구에 도착예정일이 되는 날이다.
[바르셀로나].. 에스파니아 북동부의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항구도시로 지중해에 면한 에스파니아 최대의 무역항. 최대의 무역항인만큼 그 이름에 걸맞게 도시에는 엄청난 숫자의 물건과 사람이 유입되게 된다. 여기서 형성되는 시장의 종류는 약 7개. [식료품시장]. [공예품시장]. [공업품시장]. [가축시장]. [미술품시장]. [직물시장]. [섬유시장] 정도인데.
 이 [바르셀로나]에서도 거래되어서도, 거래해서도 안되는 품목이 있는데, 그게 바로 [총포류], [무기류]이었다.

사실상 그럴수 밖에 없는게 지금은 서기 1504년. 
포르투갈인인 바스코 다 가마가 1497년에 리스본에서 출발하여 인도의 캘리컷에 도착한 이후,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등 주위 강대국들은 신대륙 발견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정당하게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국에서는 상대방 국가의 개척을 늦추기 위해 해적으로 위장하여 각국 탐험선이나 상선을 기습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서 속에서는 적대감이 싹트고 있는게 현실이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총포제작이 특기인 에스파냐에서도 무기가 유출된다는 상황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프레드. 이번에는 어디지?]

[이번엔 포트가 214번지 밑 지하수로로 연결된 3번 하수구 교차로이군.  아마도 게오르그 아놀드가 나올것 같다.]

[아!? 아놀드가 나온다고..? 그 녀석 왠만하지 않으면 동생들 시켜서 하지. 직접 나온적은 별로 없었잖아?]

[확실히 그렇긴 하군. 그 녀석은 워낙 성격이 독특해서 뭔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지.]
[무슨 일 있는거 아닐까?]

[아니. 일단 아놀드가 하는 일이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일 일처리를 잘 하는 놈이니까 무슨 이유가 있겠지.  그보다. 너는 네앞에 있는 것부터 신경쓰는게 좋지 않을까.]


이 녀석... 

[하..!  이거라면 전혀 신경써주지 않아도 되거든?]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장부. 즉 가계부 같은 것이다.
장부에는 물건의 원가나 수출현황같은 것들을 제외하고도 선원들의 급료, 식비, 자재비 등등 각종 지출에 대해서 적고 있는데. 아.. 요즘은 선원들이 너무 혈기왕성해서 식비가 많이 나가는 지라. 혹시나 매출에 지장이 있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나참..    내가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이번에 배송하게 될 물품은 아큐버스 160상자와 [슈미네포 8문] 6세트이잖아?]


[확실히 아큐버스는 머스켓에 비해 사거리와 파괴력이 떨어지긴 하지. 하지만 무게상으로 볼때 머스켓에 비해 4배는 가벼워서 기동력을 구현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무기이다. 이번에 [칼로네이드 14문]이 아닌 [슈미네포 8문]을 주문했다는 사실에서 더욱 확실하게 알수있지.]

[그건 왜? 대포하고 기동력하고 무슨 상관이야?]

[흠.. 정말로 네가 해군대장의 딸이었는지가 의심스럽군. [칼로네이드포]란건 현재 에스파니아 해군에서 애용하고 있는 대포지. 왜냐하면 사정거리가 약간 짧지만 포탄속도가 가장 빠른데다가 관통력도 강력하니까. 심지어 장전속도도 느린건 아니다. 하지만 이 대포의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통상탄을 포탄으로 쓴다는 점이다. 단지 그 대포는 때려 부순다. 그 이외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게릴라전이라던가 기습전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포지. 하지만 그에 비해서 [슈미네포]같은 경우에는 [칼로네이드포]에 비해서 관통력이나 포탄속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슈미네포]의 장점은 연막포를 포탄으로 사용한다는것과 사정거리가 길다는 것. 그렇기 떄문에 기습전에서의 빠른 기동력에 연막을 이용한 혼란을 더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수있지.]

[그럼 이번엔 기습전이 되겠네?]

[그렇겠지. 아직 바다여단은 에스파냐와 정면대결해서는 이길수가 없으니까.]

아직 그 녀석들에게 복수할려면 한참 멀었다는 것과 같은 소리.
약간 서글퍼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참 날씨가 좋네.. 이런걸 보고 폭풍전야라고 하는건가.]

잔구름 하나없는 맑은 하늘과 바다.
침통한 표정으로 마샤는 자신의 손등에 새겨진 흉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  저 잘 지켜봐 주세요.]



-------------4시간 후-------------


바닥으로부터 매우 씨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불규칙적인 소리는 내게 대가와 점점 크게 울리고 있다.

[응? 이게 무슨 소리지!?!]

<콰당!?!?!>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잔 나무판자들이 부서지는 소리.


또 이 녀석인가..
아.. 그래.. 이미 문은 박살나버렸으니. 뭐... 상관없겠지.


[너!!!!~~~ 너는 내방에 오면 뭐라도 하나 부수고 가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거야!?! 내가 맨날 내방에 올때는 좀 얌전히 오라고 몇번 말했어?]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육지가 보인다고. 바르셀로나에 다 왔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