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어린 아들을 데리고 마데이라를 빠져 나가려는 로빈과 상디, 그러나 겨우 빠져나와 항구에서 배를 타려는 순간, 이들의 사방은 ‘쿨라 함대’의 선원들이 포위하고야 말았다.


“이 녀석들이... 감히...” / “아하하! 이제 독 안에 든 쥐이다! 항복하시지! 하하하!!!”


“저 미친 영감이... 내가 누군지도 모른단 말이지. 응? 사랑하는 로빈하고 내 아들, 건들기만 해라. 전부 박살내겠다!”


“흥. 저 건방진 놈을 그냥... 없애라!”


카리쿨라의 부하들이 상디와 로빈을 향해 몰려갔지만, 이들은 오히려 상디의 화려한 발차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이렇게 해치우면서 길을 열어 나가면서 배에 올라타려던 찰나, 갑자기 총소리가 나면서 로빈은 갑자기 걸음이 멈춰지면서 쓰려지고야 말았다.

카리쿨라가 로빈을 향해 총을 쐈는데, 다행히 급소는 피한 듯하다.


“로빈! 괜찮아?” / “상... 상디... 내 걱정은 이제 그만 하고 어서... 어서 가세요.”


“로빈... (그러다가 카리쿨라를 보고) 알았어. 훗날 살아서든 죽어서든 다시 만나자.”


그렇게 상디는 아들을 데리고 슬루프에 탄 채 그대로 마데이라를 떠났고, 그들은 중간에 우연히 만난 마르코의 도움으로 리스본에 정착하게 되었다.


한편 그런 상디를 바라본 후 뒤돌아선 로빈은 서서히 발걸음을 카리쿨라로 향했다.

상디와 결혼하기 전에도 몸매는 리스본 왕족들이 탐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가 몸에 걸친 옷들을 하나하나씩 벗으면서 지나가자, 주변에 둘러쌓던 부하들은 그 외모에 할 말을 잃게 만들어 손에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러다가 그녀가 카리쿨라 앞에 다다르자, 갑자기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상디가 떠난 직후, 품속에 지니고 있던 독약을 먹은 그녀는, 거의 몸에 퍼질 정도가 오자, 독이 묻은 단검을 카리쿨라의 눈 쪽을 찌르게 된 것이다.

이에 부하들이 그녀를 카리쿨라에게 떨어지게 하려고 하자, 이번엔 그녀의 양쪽 가슴 사이에 장착된 작은 폭탄이 터지면서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은 폭사 당했고, 조금 멀리 있었던 사람들도 피하기 어려웠다.

폭발로 인한 연기가 사라질 무렵, 주변은 피 흘린 채 쓰러진 카리쿨라의 부하들의 모습들이 보였다.

독이 몸에 퍼지고 폭팔 충격으로 거의 죽을 지경이지만, 로빈은 그 틈에 서둘려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절벽으로 가서 동쪽 바다를 바라보면서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자신의 목적을 이룬 듯 행복하게 웃으면서...


마데이라는 그렇게 폐허로 변했다.

프키카와 100여명의 섬 유지들은 세비야로 끌러가서 바로 사형을 당했으며, 나머지 마데이라의 사람들은 거의 ‘쿨라 함대’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로빈에 의해 한 쪽 눈을 잃고 만 카리쿨라는 보상으로 포르투갈의 승낙도 받지 않고, 마데이라를 통째로 가지게 되었고, 이후, 그 동안 수탈로 모은 재물을 이용해 포르투갈의 귀족들을 유혹해서 리스본에 정착해 각종 특권을 누리게 되었다.(물론 이 역시 불법이다.)

이후 그의 독재와 같은 행동에 염증을 느끼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오히려 쫓겨나거나 암살을 당하게 되고 만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당시 포르투갈의 촉망받았던 군인이던 마샤 상사가 카리쿨라 일당의 횡포에 맞서면서 거부권을 하자 바로 쫓겨나고, 이후 그녀는 예전의 스피아스 루오가 갔던 아조레스 해적단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아덴과 스피아진, 아니 스피아스 루오, 상디와 카리쿨라, 한 사람을 두고 깊게 박힌 원한과 상처가 결국 이 때 폭발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