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를 오랫동안 즐긴 플레이어들이 자주 범하는, 그리고 피해야할 실수 5가지> - 3부 입니다. 

이번 3에서는 "탈진전까지 가는 게임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플레이하는 실수" 에 대하여 다루려고 합니다. 

이번 3부와, 다음 4부는 번역자 자신을 포함한 많은 하스스톤 숙련자분들도 많은 실수를 하실 겁니다. 특히 탈진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플레이어들은 진짜 몇 없죠. 생소하니까요. 

 번역자 저의 주관적 의견이긴 하지만, '당연해 보이는' 다른 파트들은 좀 대충 넘어가더라도, 이번 3부는 웬만하면 정독을 추천합니다. 


원문 저자: Stonekeep

------------------------------------------------------------------------------
숙련자들이 자주 범하는 5가지 실수 목록:

1. 이기려는 수를 두는 게 아니라 지지 않으려는 수를 두는 실수

2. 너무 급하게 플레이하는 실수

3. 탈진전까지 가는 게임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플레이하는 실수

4. 카드를 잘못된 순서로 내는 실수 & 필드 위의 카드 배치를 잘못 설계하는 실수

5. 몇 턴 앞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 실수

--------------------------------------------------------------------------

번역문 Start

3부. 탈진전까지 가는 게임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플레이하는 실수

요약: 상대방이 탈진덱이라는 걸 파악했을 때는, 얼씨구나 하고 신이 나서 카드를 과도하게 많이 뽑지 마라. 당신이 탈진에 가까워졌다는 걸 비로소 깨닫고 '아뿔싸'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는 대놓고 탈진/핸파를 노리는 덱을 상대할 때는 물론이요, 방밀전사나 클래식사제 등의 장기전을 노리는 '일반적인' 덱들을 상대할 때에도 염두해야 하는 격언이다.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우리 아기
                            꼬꼬 닭아 울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상대방을 탈진시켜 이기는 옵션을 여러분은 진지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2년동안 이 게임을 하면서, 전 이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몇몇 만나봤습니다. 
"ㄴㄴㄴ 탈진덱은 즐겜덱/컨셉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승률도 별로 안좋음."
"내가 일부러 카드를 안 뽑아야 한다고?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여? 그 새X가 날 탈진시켜 죽이기 전에 내가 쟬 먼저 패죽임 ㅋ" 
 말은 쉽죠.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탈진덱들은 여러분이 내는 위험요인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여러분의 카드를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서서히 소모시키려고 합니다. 당신이 탈진하기 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고, 강제로 여러분의 카드를 뽑아내고, 카드를 태우죠. 탈진이 시작할 때 즈음이면, 탈진덱들은 이미 어느정도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입장일 겁니다. 탈진덱의 종류에 따라 체력우위, 덱에 남은 카드 수 우위, 혹은 아직 안 쓴 더 많은 수의 강력한 카드일 수 있겠지요. 핸파도적, 핸파드루이드(아마 이 둘이 제일 유명할겁니다.)도 있지만, 충분히 강한 덱들인 탈진전사도 있고 탈진사제도 있습니다. 후자의 두 덱들은 핸드파괴를 목적으로 하진 않고, 그냥 탈진전까지 게임을 질질 끄는데 능숙합니다. 아니, 사실 방밀전사와 (생매장을 채용하는) 신 클래식사제도 탈진전을 승리조건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방밀전사와 클래식 사제가 특정 덱들을 상대할 땐 탈진전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니까요.

 2달 전에, 그러니까 2015년 10월 시즌에, 전 탈진전사 덱으로 전설등급 순위를 올리고 있었어요. 살짝 낡았지만, 여기 가이드글도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제가 이 덱을 하면서 제일 충격받은 점이 뭐냐면, 전설 직전의 사람들과 전설등급을 달성한 사람들조차도 탈진덱 상대법을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뭐, 제가 일반적인 방밀전사인줄로만 알고 게임을 하신 분들도 있었고, 빠르게 달리는 덱들이 카드를 최대한 뽑을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뭐라 비난할 수도 없죠. 아니, 사실 탈진전사는 카드를 잘 뽑는 빠른덱들을 상대로 고전을 많이 했어요. 왜냐하면 이 덱은 느려터졌거든요. 하지만, 당시에는 방밀전사가 지금보다 많아서 방밀 상대로 한 20판 정도를 했는데, 전 단 한 판만 졌어요. 제가 그 게임에서 진 이유는, 1. 상대방이 저보다 훨씬 일찍 트루하트를 뽑았고,  2. 탈진전사를 상대하는 방법을 진짜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클래식사제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게임을 이겼습니다. 정확한 전적이 기억나진 않지만, 전 기껏해야 2~3판을 졌습니다. (거인흑마를 제외한) 느린 덱들을 상대할 때는, 전 승리를 거저 먹을 수 있었어요. 그 덕에 다소 수월하게 전설 등수를 올릴 수 있었죠. 

(역주: 댓글로 피드백 남겨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거인흑마는 시린빛 점쟁이 등을 쓰는 핸파덱들에게는 정말 취약하지만, 탈진전사나 탈진/컨트롤 사제처럼 단순히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데 귀재지만 핸드파괴는 딱히 안하는 덱들에게는 상당히 강력하다고 하네요.) 


 탈진덱을 상대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당연하지만, 카드를 뽑는 것입니다. 진짜로 카드를 아예 뽑지 말라는 말은 당연히 아닙니다. 지금 당장 제압기가 필요하다고요? 네, 카드 뽑으세요. 지금 손패가 너무 구리다고요? 네, 카드 뽑으세요. 탈진전으로 끌려가기 전에 탈진덱을 죽일 확률을 조금이나마 높이고, 탈진덱도 덩달아 카드를 뽑도록 강요할 것입니다. 

 탈진덱을 상대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짓은 바로 카드를 그냥 너무 많이 뽑거나, 아니면 카드를 굳이 뽑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카드를 뽑는 짓입니다. 상대방 전사가 중후반에 고통의 수행사제를 내놓으면, 탈진전사인 저는 날뛰는 톱날을 써서 상대방이 일부러 카드 세장을 뽑도록 유도했습니다. 정말 많은 전사들이 제가 마치 큰 실수를 한 거 마냥 "흐음, 고맙다"하고 감사를 표한 다음, 결국엔 저한테 다 졌습니다. 사제전을 할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게임 초반부터 놔두는 건 너무 위험하고) 게임 후반부에 사제의 북녘골 성직자를 일부러 살려놓고 사제가 카드를 마음대로 뽑도록 내버려두는 건 너무 웃겼어요. 처음에는 좋다구나 하고 매 턴마다 카드 한장씩을 더 뽑았죠. 그런데, 제가 북녘골을 일부러 살려두고 있다는 걸 파악하고, 이미 저보다 5장이나 더 많은 카드를 이미 뽑았다는 현실을 직시했을 땐, 더 이상 하수인을 치유하지 않거나, 아예 어둠의 권능:고통으로 자기 북녘골을 죽이고 다른 하수인들을 치유하더군요. :P

 제가 방밀전사를 상대할 때 유용하게 써먹은 다른 전략은 바로 내구도 2짜리 무기를 미끼로 남겨두는 거였어요. 저는 이글도끼나 죽음의 이빨을 차고 그냥 기다렸어요. 많은 방밀전사들은 해리슨 존스로 카드 두장을 뽑을 기회를 당연히 잡았죠. 하지만, 실상은 제가 그들이이 카드를 두 장 추가로 뽑도록 강요한 셈이에요. 어짜피 도끼는 더 있고, 보통은 하수인 처리가 아니라 상대 명치에 6뎀 or 8뎀을 넣는 용도로나 썼거든요. 카드 두 장을 더 뽑게 함으로서, 전 6뎀이나 8뎀을 희생하고 탈진데미지 20데미지 이상을 얻은 거죠.   

 제가 그냥 일반적인 방밀전사인줄로만 알았지, 탈진전사인 줄은 처음에는 몰랐을 거에요. 맞아요. 사제들이 일찍부터 북녘골을 내는 것도 이해해요. 느려터진 전사 덱들을 이기는 방법이 그거니까요. 하지만, 게임이 후반부 즈음으로 접어들었으면, 제가 정확히 무슨 덱을 하는 것인지는 파악을 했어야 했어요. 그리고 카드를 뽑는게 바로 제가 원하는 바 라는 것도 알아야 하고요. 사실 방밀전사 미러전에서도 이런 팁이 유효해요. 절대로 방패 막기로 카드를 한 장 더 뽑지 말고, 절대로 고통의 수행사제를 내지 말아야할 때도 꽤 많아요. 게임 후반부에 고통의 수행사제를 내는 건 마치 "날 죽여주십쇼" 하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탈진이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바로 탈진전을 노리고 승리하는 전략이 유효하기 때문이에요. 현재 (2015년 12월) 상황에선 특히 더 그래요. 많은 수의 클래식 사제들이 등급전에서 보이고 있고, 길게 끌어가는 매치업 한정으로는 탈진전이 유효한 전략 중 하나에요. 심지어 엘리스 스타시커를 넣고 장기전, 탈진전을 노리는 덱들도 있죠. 게임 막바지에 황금원숭이를 내서 쓸모 없는 카드들을 모두 전설카드로 바꿔버려서 이기는 거죠. 아직 연구가 덜 되었지만, 많은 수정을 거쳐서 완성덱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방밀전사가 있죠. 어떤 사람들은 방밀전사의 미드레인지 변형 형태를 더 선호하지만, 전설 상위권에서는 아주 욕심많고, 대놓고 장기전을 노리는 덱들도 보입니다. 썩 인기 많은 덱은 아닙니다만, 향후에는 인기가 더 많아질 수도 있겠죠. 방밀전사가 메타에서 완전히 도태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명심하세요. 이 판이 탈진전으로 갈 거 같다, 그리고 내 손패가 그다지 나쁜 건 아니다, 그러면 카드를 최대한 뽑지 마세요. 장기적인 관점에선 카드를 뽑는 행위는 제 살 깎아먹기에요. 양측이 다 느릿느릿한 덱을 플레이하고 있다면, 어느 한쪽이 템포에서 현저하게 앞서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Value와 카드 수 이득에서도 뚜렷한 우위를 점하기도 힘들고요. 그러니까, 제 손에 카드가 상대방보다 2~3장 더 있는 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탈진전에서는 패배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자인 저는 탈진전에서의 이해도가 거의 없는데, 이 글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