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분이 이번 아지르 패치와 관련하여 긴 언급을 남겨주셨습니다. 긴 내용 중에 거의 65% 이상이 아지르에 대한 내용이라 간략하게 번역하여 올려드립니다. 매우 긴 내용이므로 부분 축약할 수밖에 없는 점은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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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에서, 카사딘의 너프 이후 아지르는 프로씬 기준 3순위의 미드 픽으로까지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꽤나 오랫동안 이어졌는데, 저희가 아지르를 추가로 너프하지 않는다면 프로씬 픽/밴률 100%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상당히 시간문제로 보였죠. 늘 그래왔듯이요. 그래서 13.4에서 몇 가지 패치를 준비했고, 그것이 평균 실력대의 솔로랭크에 입히는 피해는 줄이면서, 최상위권 기준으로는 승률을 깎아내는 너프로 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었습니다. 레벨 1 마나통을 상당한 수치로 깎아내었고, W의 초반 쿨타임을 증가시켰으며 E(신기루)와 R(황제의 진영)의 피해량을 큰 폭으로 상향하였습니다.

의도와는 달리 이는 실질적으로 버프로 작용하였으며, 솔로랭크에서는 1%의 승률이 상승하였고, 프로들이 아지르를 사용하는 위세가 얼마간은 주춤하였으나 이내 쓸만하단걸 깨닫고 13.4의 말엽에는 다시 주류픽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죠.

1.13.5의 아지르

13.5 패치에서 아지르는 대대적인 변경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지르의 포탑 패시브 또한 그렇고 성장 그래프가 완전히 후반 왕귀형으로 변화하였다는 것도 그렇고, 전체적인 피해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이것저것 많은 패치를 받았습니다. 이는 미래에 또 다른 디자이너가 아지르를 건들 때 보다 쉽게 패치할 수 있도록 미리 좋은 바탕을 마련해 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을 건드렸을 때 얼마만큼의 승률 상승이나 하락, 혹은 활용도를 보여왔는지 전부 직관적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 향후 아지르를 조정하는 일 또한 보다 쉬워졌다고 할 수 있겠죠. 

여하튼 13.5는 아지르의 초반 Q의 피해량 감소, 공격속도 패시브의 삭제, 하지만 공격속도를 활용할 수 있는 포텐셜은 증가, 딜 비중을 W 모래병사에 집중시키는 향상, 등등 여러가지 변경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패치 이후 아지르는 큰 폭으로 승률이 떨어졌고, 우린 티어대비 얼마만큼 떨어졌느냐를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상위권'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스터 이상의 큐에서 아지르는 비교적 '초반 라인전의 약세'라는 단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이는 수치상 4% 정도의 승률 하락폭이었습니다. 반대로 그 이하의 대부분의 유저층(~다이아)에서는, 비교적 완만한 승률 하락폭이 있었죠.

흥미로운 점은 티어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모든 티어에 공통적으로 W선마 빌드, 공격속도 관련 룬(치명적 속도, 칼날비 등)의 활용은 기존보다 약 2% 이상의 승률을 올려주는 성능을 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패치 초부터 스스로 이러한 최적화된 빌드를 연구하고 찾아낸 사람들은, 티어가 높든 낮든 기존보다 더 나은 승률을 보일 수 있었겠죠. 어쩌면 아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아지르 유저들만이 치명적 속도나 칼날비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미리 알아챌 능력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걸 스스로 알아챌 수 없는 많은 유저들은 당연히 패치 이후 승률의 하락을 겪었을 것이고 여전히 Q선마를 한다던지, 혹은 W선마에 대한 이해도가 부재하다던지 등, 여러가지 통계를 깎아내는 요인으로 자리잡았으리라 봅니다.

2.13.5 이후의 아지르

13.5 이후의 아지르는 공격속도 관련 아이템, 룬 등이 이존보다 더 나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특히 룬, 치명적 속도와 같은 룬들은 이전보다 훨씬 낫죠. 현재로서 치명적 속도는 명백히 정복자보다 월등히 좋은 성능을 지녔으며, 초반 라인전의 이점을 위해 콩콩이나 유성을 드는 것은 사실 초중후반 모두 칼날비에 밀립니다. 칼날비는 원거리, 근거리에 상관없이 상당히 탄탄한 라인전을 제공하며 누커로서의 입지도 제공하죠.

여하튼 여전히 대부분의 유저들은 잘못된 빌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대체로 명백합니다. 아지르는 현재 근접 상대로 더 월등한 대응 능력을 보이며, 원거리 대처에 대해선, 비교적 약화된 감이 있습니다. Q의 마나소모량은 살인적으로 증가하였으며, Q의 초반 데미지 또한 높지 않습니다. 13.7의 패치 이후에는 더욱 그렇겠지만, 현재로서도 Q선마 아지르는 마나풀을 고려했을 때 그리 현명한 선택지가 아닙니다.

반면 야스오나 제드와 같은 돌진형 근접 챔피언 상대로는, W 위주로 스킬을 마스터 했을 시 더 탄탄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게 됩니다. 현재로서 아지르는 '상성'이라는 것이 보다 구체적으로 잡혔다고 여겨집니다. 기존까지는 근접이든 원거리든 라인전에서는 무리없이 이길 수 있었죠.  이는 프로씬에서 아지르를 그동안 (상대 매치업에 상관없이) 언제든 뽑아도 되는 무상성 챔피언으로 만드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씬에서 기존까지 아지르는 좋은 라인전 견제력으로 상대를 충분히 압박한 다음, 원하는 대로 라인을 만들어놓고, 양피지를 뽑고 와서 이젠 무한으로 같은 짓을 반복하면서도, 후반캐리력까지 막강하였던 해괴한 픽이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상 아지르만큼 프로씬을 지배하였던 챔피언은 유례가 없습니다.

다만 (원거리에서 Q-평으로 포킹을 찌르는 것도) 아지르의 정체성 중 하나이므로 중후반 기준 그리 크게 억제할 의도는 없습니다.

3.현황 : 무엇이 문제인가?

앞서 말씀한 '최적화 된 빌드' ─ 치명적 속도, 칼날비, 민첩함, W선마 ─ 는 대체로 원래 빌드에 비해 더 좋은 지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직 20~25%의 유저들만이 이러한 빌드를 사용합니다.

통계 승률이 과도하게 하락한 원인 중 하나죠. 솔로랭크에서 자주 등장하는 미드 챔피언들, 야스오나 요네, 제드, 카타리나, 탈론 등의 챔피언들 상대로도 여전히 W를 먼저 마스터하지 않고, 거기에 적응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당연히 이전보다 훨씬 좋지 않아졌다고만 느끼게 될 것입니다. 

4.13.7

13.7로 돌아와서, 13.5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저희는 아지르에게 현재 얼마만큼의 승률 향상을 제공해도 괜찮을지 의논한 바가 있습니다.  W선마, 치명적 속도 등의 최적화된 빌드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지르는 현재보다 3% 가량 더 승률이 올라도 괜찮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중론입니다. 한 번에 그러한 버프를 퍼붓지 않는 건 당연히 프로씬에서의 영향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인 점은 알아주십시오. 이번 패치는 잠재적으로 5% 가량의 승률이 향상될 수 있는 '이론상'의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승률 향상이, 프로씬에서 과도하게 악용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가장 최적의 효과를 본 셈입니다. 

현재로서 아지르는 신드라, 아리와 같은 챔피언 상대로는 라인전에서 '버텨야 하는' 픽에 가깝습니다. 버틸 수 있다면야 상관없지만, 조합에 따라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면 아무렇게나 뽑을 픽은 아니겠죠.
그러나 제드, 혹은 아칼리나 사일러스 같은 챔피언 상대로는 사실 아무때나 뽑아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이제 13.7의 자세한 패치를 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