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의 내용은 이번 13.7 아지르 패치에 관한 개발자 분의 설명을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이 끝나면 애니, 베이가, 카타리나, 야스오 등의 다른 미드 챔피언에 대한 설명문도 번역할 예정입니다만, 아지르에 대한 내용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에 따로 분리하여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애니에 대한 설명은 대략 1분 정도인데, 아지르에 대한 설명만 거의 15분이 넘습니다.)

1. 서두 

다음은 아지르입니다. 글쎄요, 최근에 한 4시간 정도는 아지르에 대한 설명만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지르 유저분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고요. 아지르 패치노트는 아마 너무 길어서 대부분 안 읽으시겠지만, 요점만 말씀드리자면 13.7의 아지르는 분명한 버프입니다.

목적은 3%의 승률 상승이며, 이는 "최적화된 스킬 선마""최적화된 룬 선택"(i.e. W선마 , 치명적 속도 & 칼날비)을 전제로 합니다. 현재(13.6) 최적화 빌드를 사용했을 시 솔로랭크 아지르의 승률은 47%이고, 3%가 상승한다면 50% 정도의 승률을 갖는게 되겠죠. 사실 아마 4%까지의 승률 상승도 괜찮을거라고 봅니다. 이를 통해 챔피언을 양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존재하는 어떤 챔피언이든 간에, 올바른 빌드를 선택한다면 대체로 51~52%의 승률을 오가는 것은 매우 건강하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어쩌면 현재 아지르에게 3%보다 더 많은 승률 상승을 허락해도 괜찮을 수도 있었겠지만, 문제는 이제 바로 다음 패치가 MSI이고, 필연적으로 저희는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밸런싱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이 챔피언은 그 유명한 아지르다 보니, 승률을 조정하는 측면에서 저희가 아주 조금은 보수적이거나 엄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3%보다 승률이 더 오르면 너프 대상.)

아무튼 현 패치의 목적은 ①.아지르를 쓸만한 상태로 만들고, ②.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W선마가 더 낫다는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1번에 관한 부분은 이번 패치로 승률이 상승하여 충분히 달성되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2번에 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2. 아지르와 Q - 사막의 맹습

아지르의 Q - 사막의 맹습은 그 자체로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사를 재배치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리하여 보다 먼 거리의 적에게도 유효한 피해를 입힐 수 있죠.

ⓐ. 라인전에서의 Q 쿨타임 
한타 단계에서 Q의 쿨타임은 가능한 한 짧은 것이 좋지만, '짧은 쿨타임'을 라인전에서 갖게 된다면 아지르의 Q는 대처불가능의 막강한 기술이 됩니다. 챔피언의 라인전을 과도하게 강하게 만들테죠.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챔피언들은 빠르지도 않고, 폭발력이 있지도 않으며, 기동성이 그리 좋지도 않습니다. 이 시점에서 대부분은 신발조차 갖추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 챔피언의 입장에서는, 아지르의 피할 수 없는 Q 견제에 대응을 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라인전 단계에서 그들이 무얼하든 병사의 사정거리 내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며, 아지르는 항상 라인을 제멋대로 관리하고, 제멋대로 밀며, 제멋대로 견제를 할 수 있을테니 이는 몹시 까다로운 것이죠.

ⓑ. 한타에서의 Q 쿨타임
그러나 한타 단계에 진입한다면, 아지르는 가능한 한 짧은 Q 쿨타임을 확보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보다 먼 거리에 있는 적에게 안전하게 지속딜을 넣을 수 있고, 그래야만 딜로스 없이 꾸준한 지속딜을 구사할 수 있으며, 또한 그래야만 아지르가 한타의 템포를 따라갈 수 있죠. 요사이 챔피언들은 워낙 이동기가 좋기 때문에, 아지르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그런 그들을 따라 발 빠르게 병사를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강 위에서 싸웠다가, 강 아래에서 싸웠다가, 미드 라인 중앙에서 교전이 일어났다가, 어이쿠야 점멸로 벽을 넘었네… 그런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중반 이후 아지르에게는 가능한 한 짧은 Q 쿨타임이 필요하겠죠.

ⓒ. 결론
요컨대, Q라는 것은, 나아가 Q의 쿨타임이라는 것은, 아지르의 성능을 결정짓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13.5에서 저희가 얻은 성과는, W선마를 권장함으로서 "라인전에서의 Q 쿨타임"과 "한타 단계에서의 Q 쿨타임"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W를 선마하는 식으로 챔피언을 변경하면, 라인전 단계에서는 1~2레벨 정도의 Q 스킬을 사용하게 되며, 이는 아득히 긴 쿨타임이죠. 따라서 과도하게 Q를 통해 적 미드를 견제하는 구도는 나오지 않습니다. 반면 한타 단계에 접어들 정도로 성장이 끝나고 나면, Q는 거의 마스터가 끝나 있으므로 훨씬 더 짧은 쿨타임의 Q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두 단계에서의 Q 활용도를 분리하는 것이죠.

13.3 이전의, 어쩌면 지난 수 년간 아지르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아지르는 Q를 선마하고 있었고, 따라서 중후반 한타 단계에서의 Q가 지닌 파괴력을, 초중반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이미 끌어오고 있었습니다.

아지르의 Q가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은 그 '대처불가능'이라는 능력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타 단계에서 아지르에겐 이러한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죠. 이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Q가 지닌 그 '대처불가능'이라는 능력이 라인전에서 활용된다면, 그건 매우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W선마로 옮겨가는 것이 챔피언의 밸런싱에 있어 더욱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것인데, 물론 시간을 두고 이 부분을 조금 완화할 생각은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1레벨 쿨타임 14초는 너무 길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이 들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걸 12초, 혹은 10초 정도로 줄인다던지, 그런 방안을 염두에 둘 수는 있다고 봅니다. 혹은 Q의 쿨타임을 챔피언의 레벨 비례로 바꾼다던지, 그런 것도 있을 수 있죠.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3. 패치의도

아무튼 궁극적으로 이번 패치의 목적은 아지르가 이제 그만 똥챔 타이틀을 벗고 사용자의 숙련도나 실력에 따라 충분한 성과를 올릴 수 있게끔 만들어두는 것이며, 다양한 챔피언을 상대할 때의 상성도 마련해두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패치로 아지르의 승률이 3% 정도만 상승한다면(= 너프가 필요없다면), 향후 아지르의 승률을 2% 또 추가로 올려줄 계획이 있습니다. 그 사이 어마무시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요. 그러니까 아지르가 지닌 '프로씬에서의 과도한 활용'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가정 하에 말입니다. 아지르는 지난 10년의 삶 동안 거의 항상 45% 승률의 챔피언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습게도 프로씬에서는 70% 이상의 픽밴률을 뿜어내고 있었는데도요. 엄청난 간극이죠. 그게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수 차례의 패치, 그리고 이어지는 후속 패치들 모두가, 프로씬에서의 아지르를 억제하는 선에서 어디까지 아지르의 승률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 어디까지 그 간극을 메워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였습니다. 무엇을 건드려야 하는지, 무엇이 아지르를 여전히 재미있는 챔피언으로 만드는지, 그런 것들이죠. 결과적으로 아지르가 더이상 관짝 챔피언이 아니게 됐다면, 일단 저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 겁니다.

여기까지 설명이 잘 됐다면, 이제 스탯에 대한 부분으로 넘어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