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playruneterra.com/ko-kr/news/design-dive-randomness/




빌지워터를 향해 출항

안녕하세요! 알렉산드로스 "Careless Whisper" 리입니다. 밀려오는 파도 확장팩의 기획 리드를 맡고 있죠. 밀려오는 파도는 신규 지역 빌지워터와 다양한 키워드, 메커니즘을 담고 있습니다.

빌지워터는 용감한 자들에게 행운이 따르고, 늘 위험이 함께하는 지역이죠. 이러한 특징을 기획에 잘 담아내어 새로운 카드로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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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은 비를 타고는 다양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재미있는 카드입니다. 하지만 카드 설명을 살펴보면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가 보입니다. 바로 '무작위'죠. 총알은 비를 타고를 비롯한 밀려오는 파도의 다른 멋진 카드들을 살펴보기 전에,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무작위성에 관한 저희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니 잘 읽어 주세요.





무작위 = 양날의 검

무작위는 카드 게임 장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단어입니다. 일부 플레이어는 결과에 일관성이 없고 운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죠. 반면 예측할 수 없는 결과와 그에 따른 짜릿함을 즐기는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 팀은 모든 플레이어가 좋아하고, 게임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무작위성을 도입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두 가지 개념에 관해 설명해 드리죠. 바로 '변수'와 '불확실성'입니다.

저희는 어떤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결과의 범위를 '변수', 그리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성질을 '불확실성'으로 부릅니다. 두 가지 개념이 합쳐지면 '무작위성'이 되죠. 두 개념은 기획자들이 게임의 무작위성을 조정하는 수단이지만, 한쪽을 손보면 다른 한쪽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변수가 커지면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이죠.

레전드 오브 룬테라 내에도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일부는 카드 게임 장르 전체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 덱을 섞고 난 다음, 뽑게 되는 카드는 '불확실'합니다.
  • 맞붙게 될 상대와 그 상대가 사용할 덱은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변수'가 크죠.
카드 뽑기의 불확실성은 중요합니다. 덕분에 매 게임이 다르게 전개되고, 라운드 시작 때마다 기대를 품게 되죠. 매번 원하는 카드가 뽑힐 때와 조합에 필요한 카드를 절반밖에 얻지 못했을 때,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게임은 전혀 다릅니다. 또한 불확실성은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고, 게임에서 이길 다른 방법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기획자들은 더 흥미진진하고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두 개념을 활용합니다. 다만 주의가 필요하죠. 무작위성은 양날의 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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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성이 부족하면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밋밋한 게임이 됩니다. 플레이하는 데에 정답이 존재하기 때문에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결과를 예측할 수 있죠. 반면 무작위성이 지나치면 플레이어가 무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운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테니까요.

그러나 변수와 불확실성은 매번 다른 게임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는 데에 있어 보이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고, 주어진 상황에 딱 맞는 카드를 뽑았을 때의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서 두 개념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모든 문제가 그렇듯, 중요한 것은 적정선입니다. 적정선만 잘 지키면 무작위성은 실력의 중요성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창조하도록 유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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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의 기술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기획 원칙 중 하나는 실력의 중요성입니다. 여기서 실력이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죠.

계획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능력입니다. 사전에 계획을 짤 수도 있고,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에 즉흥적으로 생각해 내는 경우도 포함되죠. '설인 덱으로 갈까?'부터 '이 상대에게 이기려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구나'까지 모두 계획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해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플레이를 정확한 시점에 수행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합니다. 나중을 위해 거부 주문을 아낄지, 상대가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나를 전부 써서 총공세를 펼칠지 판단해야 하니까요.


적응

예상치 못한 상황, 특히 필요한 정보를 모두 확보하지 못했을 때 적응하는 능력입니다. '상대가 처음 보는 덱을 들고나왔을 때 대처법' 또는 '조합에 필요한 카드를 절반밖에 얻지 못했을 때 버티는 법' 등이 해당되겠네요.

무작위성이 작용하는 부분은 바로 이 적응의 요소입니다. 변수와 불확실성에 대처하려면 상황에 적응하고 즉흥적으로 행동해야 하죠.

앞서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 이미 무작위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설명해 드렸는데요. 그러한 무작위성은 '건전한' 무작위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작위성의 결과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면 이길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까요. 어그로 덱에 필요한 비용이 1인 카드가 하나도 안 들어오면 게임은 힘들어지겠지만, 무조건 패배하지는 않듯이 말이죠. 반면 동전 던지기로 승패가 결정되는 무작위성은 '불건전한' 무작위성입니다. 순전히 운에 따라 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로서는 게임의 흐름을 바꿀 방법이 없죠. 저희는 극적인 결말을 좋아합니다. 물론 여러분도 그러시겠죠. 다만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결과보다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흐름을 선호할 뿐입니다.

'불건전한' 무작위성이 작용하면 게임에서 승리한 플레이어조차도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빼앗기고, 단순히 운이 좋아서 이겼다는 느낌을 받죠. 또한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발전할 여지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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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저희는 어떤 무작위적인 요소가 있을 때, 플레이어가 그에 적응하기 위한 수단을 얼마나 갖췄느냐에 따라 해당 요소의 '건전성'을 판단합니다.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어떤 것이 있는가?' 그리고 '변수와 불확실성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의 문제죠.

카드 게임의 기본적인 무작위성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 덱을 섞고 난 다음, 뽑게 되는 카드는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덱을 짤 때 '변수'의 일부는 통제할 수 있죠.
  • 맞붙게 될 상대와 그 상대가 사용할 덱은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변수'가 크죠. 하지만 상대에게 남은 마나와 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 생각하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변수나 불확실성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면, 기획자로서 게임에 반영하기도 껄끄러워집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재미가 반감될 테니까요.

무작위성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영향력'입니다. 보통 영향력이 크면 게임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그만큼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플레이어가 갖춰야 할 조건도 많아지죠. 전쟁의 어머니의 부름 같은 카드는 매우 강력하지만, 너무 쉽게 쓸 수 있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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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카드 말고도 규칙에 위배되는 카드가 많은데요?"

아마 그럴 겁니다. 위 규칙은 저희나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카드를 평가할 때 활용할 수 있지만, 절대적이지는 않으니까요. 멋진 카드를 만들기 위해 가끔 규칙을 무시하기도 하는데, 늘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죠. (엘누크들아, 보고 있니?) 따라서 만약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불건전한 무작위성을 마주하고, 게임을 뒤집을 방법이 없어서 막막할 때, 저희에게 꼭 알려 주세요.

이제 필요한 설명을 다 해 드렸으니, 밀려오는 파도의 무작위성이 건전하게 작용할 수 있는 이유에 관해 얘기해 보죠. 위험을 즐기는 매력적인 악당이 가득한 빌지워터라는 지역에 어울리도록 말입니다.


다시 빌지워터로

빌지워터의 무작위성은 '나는 이길 수 있는 도박만 해'라는 단순한 원칙을 따릅니다. 필요한 카드를 준비하면서, 정확한 대상을 타격하도록 전장을 정리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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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총알은 비를 타고는 무작위성으로 가득해 보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변수와 불확실성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더 건전한 무작위성이 작용하도록 카드를 기획했죠.

하나, 이 카드는 같은 대상을 두 번 공격할 수 없습니다. 즉, 전장에 적 유닛이 둘 있으면 둘 다 공격할 수 있죠. (넥서스 체력도 깎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문을 시전할 완벽한 상황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빌지워터의 제거 능력을 활용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 않으면, 언제 총알 비가 내릴지 상대방이 예측하기 쉽습니다. 특히 유닛들의 체력을 1로 만들려고 애쓸 때 말이죠. 아니면 아픈 무릎이 쑤시거나요.)

둘, 무작위성은 주문을 시전하는 플레이어에게만 적용됩니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총알은 비를 타고를 시전하면 대상이 결정되어 표시됩니다. 덕분에 상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게 되며, 그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죠.

무작위성이 내포된 다른 카드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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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은 비를 타고처럼 이 카드 역시 건전한 무작위성이 작용됩니다.
  • 이 카드를 덱에 포함했다는 것은 '적응' 능력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뜻입니다.
  • 상대로서는 결과가 어떨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덱에 어떤 카드가 있는지 알고, 어떤 카드를 뺏겼는지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총알은 비를 타고는 즉흥적인 전략에, 장물은 전체적인 덱 스타일에 무작위성을 적용하지만, 양쪽 모두에 영향을 주는 카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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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 물지느러미는 저희가 지향하는 변수와 불확실성을 잘 나타냅니다.

변수와 불확실성을 통제할 수 있도록 덱을 구성하면 이득을 볼 수 있는 카드죠.
상대는 여러 지역에 관해 많이 알수록 유리합니다. 다양한 카드와 그 비용에 관해 안다면, 여러분이 어떤 카드를 뽑았을지 추측하기 쉽기 때문이죠.
탐구
무작위성의 적정선을 잘 지켰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플레이해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확장팩 출시 후 여러분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기대됩니다. 지금 PC와 모바일에서 밀려오는 파도 카드 세트와 빌지워터 지역을 확인해 보시고 무작위성을 직접 활용해 보세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라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 앞으로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알려 주세요! 그럼 여러분께 행운이 따르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