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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1 17:47
조회: 35,896
추천: 112
극특바드의 새하얀치마.txt" 리퍼님 저희 사람 한명 새로 구했어요 죄송요. " " .... 네? " " 블레님이 새로 오시기로해서요. "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 님 솔직히 우리 공대에 필요 없어요. 따라오지 마세요. " 눈은 초점이 흐릿해져 형태만을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어지럽고 몹시 당황한 듯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고 손에 들고 있던 오래된 대거를 바닥에 떨어뜨려 버렸다. 그리고 갸냘픈 흰 손이 두 눈에 닿아 흘리는 눈물을 가렸다. 나는 몇 달 동안 같이 모험했던 공격대에서 추방당했다. 가슴에 무언가가 내려앉아 슬픔이라기엔 오묘한, 화라기엔 낯선 무언가가 느껴졌다. 군단장을 토벌하기 위해 어떻게든 새로 공격대를 구해야 했지만 자신을 놓아두고 떠나가는 공격대원들의 뒷모습을 보고 마음이 꺾여버렸다. 그저 빛나는 암흑수류탄과 시간정지물약을 집어들고는 페이튼의 집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내 집에는 그다지 많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군단장을 토벌할 때 빛나는 정령의 가호를 8개씩 꼬박꼬박 먹어왔기에, 도움이 되려고 빛나는 암흑수류탄을 매일 사서 던져왔기에, 공격대원들에게 언제나 무공 생회 만찬을 준비해주었기에. 마시는 것은 실패한 증류주, 먹는 것은 아베스타식 훈연분쇄육포. 자는 곳은 낡고 삐걱거리는 침대.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전설아바타도 없다. 그 흔한 펫조차도 순진한 토토 한 마리만을 키우고 있다. 술을 따라 마실 컵도 없는 나는 실패한 증류주와 육포를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죄여오는 가슴을 치며 응어리진 것들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 .... 나도.... 딜.... 잘할 수 있는데.... " " .... 나도... 카운터.... 할 줄 알아.... " " .... 나도 무력화 잘할 수 있었는데.... " 한숨과 함께 한탄하듯 내뱉는 말들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 왜 나만 미워해! " 이내 한마디를 내뱉고는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울다가 목이 메이면 실패한 증류주를 마셨다. 그리고 다시 눈물 흘렸다. 시간이 꽤나 흘렀을 때였다. " 리퍼님 계세요 ? " 누군가 말했다. " 리퍼님 안에 계시죠? " 항상 부러워하던 옆집의 바드인 것 같았다. " 들어갈게요? " 그녀가 집에 들어왔다. 희고 탄력 있는 피부와 차분하고 맑은 목소리, 너무나 밝은 눈동자와 새하얀 치마가 인상적인 실린이었다. 씻고 나온듯 그녀의 머리카락은 젖어있었으나 흐트러진 호흡을 보았을 때 머리도 말리지 않고 뛰어온 듯 했다. 그리고 나를 걱정하는 듯 보였다. " 괜찮으세요...? " 바닥에 널부러진 배틀아이템과 실패한 증류주, 너무 울어 쉬어버린 목과 부어있는 눈, 저녁 8시라는 시간. 그녀는 아마도 자신이 겪었던 일을 나도 겪게 되었음을 직감한 듯했다. " 저는... 괜찮아요..... " 그녀는 내 옆으로 천천히 걸어와서 앉았다. 그리곤 아무 말도 없이 지긋이 나를 바라보며 있어 주었다. " 저는요.... 도움되려고.... 암수도 매일 사서 던졌는데..... 빛정가도 매일 사서 먹고... 만찬도 만들었는데.... " 그러다 나는 어느순간 토해내듯 서러운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 카운터 치기 싫어서 안친거 아닌데.... 무력 잘하려고... 질풍 빼고 압도도 넣었는데... " 그녀는 좀 더 가까이 와서 나를 안아주었다. " 다 똑같은 트라이팟이면서... 나만 미워하고... " " 많이 힘들었어요? " " ...... 네..... " 나는 술기운이 오른 채로 그녀에게 기대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잠이 들었고, 깨어났을 땐 내 집이 아닌 그녀의 집이었다. 내 집과 다르게 그녀의 집엔 예쁜 옷들과 모코콩, 그리고 여러 펫들이 가득했다. 따듯한 집 안은 기분 좋은 곳이란 것을 깨달았다. 구하기 엄청 힘든 로헨델 달팽이 롤케이크도 먹어보았다. 세상에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녀는 나를 여러 방면에서 도와주었다. 새로운 공격대도 구해주었고 예쁜 옷도 선물해주었다. 가디언 토벌도, 도비스도 같이 돌아주었다. 나기에게 상담과 함께 심리 치료도 같이 받으러 가주었다. 그러나 어째선지 같이 레이드는 가지 않았다. 언제나 레이드 얘기가 나오면 중요한 일이 있다며 얼버무리곤 했다. 나기에게 심리치료를 받는 마지막 날이었다. " 바드님은 이제 괜찮지? " " ....무슨 말씀이세요? " " 너 몰라...? " 그녀는 심성이 너무나 착했다. 트라이 파티부터 숙련 파티까지 서서히 자신이 잘해지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으며 사람들을 서포트해주는 게 즐거운 사람이었다. 매주 레이드를 기다리며 즐겼던 사람이었다. 높은 숫자가 보고 싶다는 공대원의 말에 극특 세팅도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는 한 주를 고정팟이 아닌 공팟으로 다녀야 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첫 번째로 길드팟이라는 것. 두 번째로 길드원들이 숙련이 아니라는 것. 그들은 아브렐슈드의 짤패턴에 찢겨나갔고 숙련 파티에서 2시간이 넘게 5관문을 넘어가지 못했다. 그녀는 힘내서 화이팅 하자고 말했고, 이 말이 그들의 역린을 건드린건지 갑자기 그들은 그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극특바드라서 죽었다는것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까지. 그녀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줄 알면서도 싸우는 게 싫기에 연거푸 사과하며 중단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중단해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사진을 찍어서 사건사고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였다. 아무것도 찍어둔게 없는 그녀는 온갖 비난을 들었고 해명할새도 없이 고정팟에서 추방당했다. 베른의 실린들은 그녀를 보고는 비웃고 수군거리며 비난하였으며 집 앞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벽에는 극특바드에 대한 비난이 지워도 지워도 계속해서 적히기 시작했고, 자기 영지의 주민들에게 만찬을 만드는 날에는 여러명이 따라다니며 만찬을 부숴버리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페이튼으로 정착했다. 나는 나기의 설명을 듣고는 페이튼으로 최대한 빠르게 돌아갔다. 그곳엔 블레이드와 울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블레이드가 그녀를 괴롭혔던 길드의 일원이란 것을 직감했다. " 언제까지 괴롭히실 거에요....? " " 이 쓰레기같은년... 페이튼에 계셨네요? " " 제가 다 잘못했다니까요! " " 그렇게 계속 울고계세요 여기서도 못 살게 해드릴테니까. " " 제가 죽어야 그만 하실거에요!? " " 님 같은 쓰레기바드 죽는다고 아무도 신경 안써요. " " 그럼 그냥 죽여요 제발... " " 하아... 진짜 뒤질래요? " " 그냥 죽이라구요! " 블레이드는 그녀를 때렸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지며 작은 앓는소리를 냈다. 나는 무언가가 끊어진 것을 느꼈다. 입술 끝도 저리며 떨려온다. 눈은 초점이 정확히 맞춰지며 한명만을 응시하게 되었고 뇌는 공격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나는 블레이드를 죽이기 위해서 단검을 휘둘렀으나 내 단검이 닿는 일은 없었다. 번쩍하고는 나는 바닥에 나뒹굴었고 극심한 고통이 의식을 끊어놓으려 했다. 나는 피를 흘리는 모양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블레는 당황한 듯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의식이 끊어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눈을 떴을 땐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집이었지만 그녀는 없었고 자기 때문에 다쳐서 미안하다는 쪽지만이 있었다. 오랜만에 구름이 갠 듯 집 안은 불을 켜지 않아도 밝았다. 그녀가 기르던 모코콩은 내 다리 맡에서 곤히 잠들어있었다. 벽에 걸려있는 그녀가 자주 입던 새하얀 옷가지들이 보인다. 나는 그녀가 자주 입던 옷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자책하며 웅크리고 괴로워 할 뿐이었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얄밉게도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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