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는 하나의 사회라고 하잖아.
비록 그래픽으로 구성된 세상이지만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이고 그 사람들끼리 관계를 형성하고 살고있지.

나는 과거에 와우를 오픈베타때부터 7년 가량 했었고, 로아는 오픈베타부터 하다가 잠깐 접고
리퍼 출시 때 복귀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

내가 두 게임을 하고 느낀 점은 경제 부분이 굉장히 상반된다는 느낌이었어.
와우는 레이드 전리품으로는 많은 골드를 획득 할 수 없었어.
다만 유저간 전리품 아이템 경매를 통해 분배되는 골드가 많기는 했어.
(물론 그 분배금 또한 게임내의 생산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골드이지.)
하지만 주간레이드 외에 와우는 재화를 생산하는 다른 활동에 제약이 없었어.
그래서 주간 레이드 던전을 제외한 던전 사냥, 생활과 같은 개별적인 생산활동을 통해 생산되는 골드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지.
그러다보니 시장에서 재화의 가치는 통제되지 않은 오직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었어.

반면 로아를 처음 하면서 느낀점은 모든 컨텐츠가 개발자의 의도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점이었어.
과거 333이라 불리는 가디언, 카던, 플래티넘필드(생활)는 물론이고
항해의 생산활동 또한 제한된 '행운의 기운'에 의해 일정량 이상 할 수 없게 되어있었어.

지금 가장 많은 재화를 생산해내는 엔드컨텐츠 레이드 또한 주당 이용 횟수가 제한되어있고,
생활 또한 생활의 기운의 제약을 받고있고, 심지어 필드보스, 섬 등 대부분의 컨텐츠가 일정한 제약을 두고있어.
개별적인 사냥을 통한 골드 획득은 없지.
그래서 로아의 경제활동은 개발사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쳇바퀴 처럼 굴러가고 있어.

이는 마치 거대한 정부가 통제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보는 것 같아.
사회주의의 큰 정부는 개인들의 역량표출보다 자신들의 통제 안에서 사회가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것을 추구해.
그래서 노동자를 위하는 척 하고 자본가를 악마화하며 특히 금융, 투자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죄악시 하는 경향이 있어.
하지만 시장경제 안에서 저러한 소득을 몰수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각종 규제를 통해 수익에 높은 비중의 과세를 하지.
실제 사회에서는 세금으로 규제를 하지만 로아에는 생산 그 자체를 규제하는 것을 동일한 이치로 볼 수 있어.

나는 사회주의 정부의 강력한 통제의 원인을, 인간의 욕심은 본능이고 자본의 맛을 느낀 인간은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고, 이는 시스템에 대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씨앗이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규제한다고 생각해.

로아는 출석과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서 게임 내의 활동에 필요한 기본 재화들은 마치 배급과 같이 제공되고 있어.

로아가 통제 경제를 추구하는 이유는 그저 과도한 자유에 의한 경제는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한마디로 게임내 경제를 쉽게 통제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해.(하지만 그것도 잘 못하고 있지)
물론 통제 범위 이상의 재화를 얻으려면 현질을 하게끔 유도하기도 하지.

하지만 결국 시장을 없앨 수는 없고 그 시장 안에서 유저들은 다계정과 이번에 보석 2교대와 같은 효율적인 방법을 찾게되고, 이러한 행동들이 규제와 충돌하게 되지.(다계정은 게임의 흥행지표라 판단해서 놔두는 것 같음)

현실에서도 RPG 세상에서도 모두가 행복한 해피랜드는 없어.
모두가 기본소득을 1억을 받든, 최저임금이 10만원이 되든 모두가 부자가 되고 모두가 행복해지지는 않아.
최저임금은 1만원이든 10만원이든 결국 그 사회 안에서 최저임금이야.
내가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서 남들이 시간당 만원을 벌 때 나는 2만원을 벌어야 나의 경제적 지위가 올라갈 수 있어.

로아의 세상도 마찬가지야. 모두에게 에스더 무기를 주든, 보석에 공격력을 10%을 붙여주든 다같이 행복해지지는 않아. 혜자게임으로 불리우며 로아가 제공해온 기본 소득은 결국 시간과 노력을 통해 앞서가려는 사람에게는 생산활동의 통제로 작용될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경쟁하며 살아온 우리가 스마게가 꿈꾸는 완벽한 통제사회 안에서 영원히 행복할 수는 있을까?

결국엔 사회가 붕괴 되거나 내가 붕괴 되거나 할 뿐이야.

그런데 지금은 스마게가 꿈꾸는 해피랜드가 붕괴에 다다르지 않았나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