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설정에는 '광과민성 증후군 보호모드'라는 옵션이 있다
보통은 다들 이 옵션을 키고 게임을 하고 있겠지만 만약 이걸 체크해제(off)하면..





이 ㅈㄹ로 몹이 번쩍번쩍 발광을 해대서 도저히 게임을 정상적으로 할 수가 없다
특히 카멘 2관 발리나크 3막 모르둠 같은 대형 몹에서는 더 심하다

타격감을 위해 적 타격시 순간적으로 몬스터가 밝게 빛나는 시각효과인 "히트플래시"
로아는 이 효과가 타격감을 살리는 걸 넘어 유저의 눈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정도로 심하다
그래서 광과민성증후군이 아닌 유저라도 광과민성보호모드 옵션을 켜서 이 효과를 줄이는게 반필수적이다



그런데 이 옵션엔 큰 문제가 있다
광과민성보호모드를 키면 게임의 색감이 전체적으로 죽어버린다는 것

무슨 말이냐면,



광과민성보호모드를 키지 않고 찍은 위 사진을 광과민성보호모드 옵션을 키고 다시 찍어보면 



이렇게 화면이 먼지 덮인 것처럼 전체적으로 어두워지고 입체감이 줄어든다

내가 광과민성보호모드를 키는 이유몬스터가 ㅈㄴ게 번쩍번쩍하는 걸 줄이고 싶어서인데
이걸 키면 히트플래시 효과뿐 아니라 로아의 예쁜 그래픽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까지 다 죽여버린다는 것이다



조금 더 확대한 사진을 몇 장 더 보자

▼ 광과민성 보호모드 off


▼ 광과민성 보호모드 on




▼ 광과민성 보호모드 off


▼ 광과민성 보호모드 on


차이가 보이는가?
무기와 피부, 옷에서 나는 은은한 광택감이 사라지고 화면이 어두워지며 색감도 이상해지고 입체감도 사라진다



그럼 효과를 더 낮추면 되지 않냐?
이번엔 실제 내가 사용하는 15%로 설정하고 비교해봤다



가운데 옷의 흰 부분을 보면 밝기 차이가 확연히 보인다
양 옆 워로드들의 갑옷 광택도 다르고 전체적으로 심한 미세먼지가 낀 것처럼 화면이 탁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수치를 15%보다 더 낮추게 되면 히트플래시를 줄이는 효과도 같이 약해져서 이 옵션을 킨 의미가 없게 된다
히트플래시를 줄이려면 이 옵션을 켜야하는데 그러면 게임의 색감까지 죽어버리는,
한마디로 가불기 옵션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로아의 아트는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뉴비 시절 모코코 주우러 다닐 때 로아 맵 곳곳을 구경하면서 이 게임이 정말 공들여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풍경이 좋은 섬이나 마을이 많아서 내실하러 돌아다니는게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로아의 그래픽, 아트는 새로 나오는 대륙이나 레이드가 기대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의 겜안분 로아 개발자들은 유저들이 로아의 예쁜 그래픽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렸다
스샷찍을 땐 저 옵션을 off하고 찍으면 그만이지만 평소엔 항상 켜두는 옵션이다
생각 없이 에포나하러 갔다가, 모험섬 갔다가, 내실 하러 갔다가, 떠상 물품 사러 갔다가
문득 맵의 풍경이 이뻐서 "와-"하고 감탄할 기회를 없애버렸다

님들도 지금 켜져있는 저 옵션을 한번 꺼보면 여태껏 얼마나 탁한 화면으로 게임을 해왔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눈 포기하기 vs 칙칙한 화면으로 게임하기의 겜안분스러운 죽음의 이지선다를 강요하는 로아 개발자들에게 분노를 느낄 것이다
 


이 옵션이 패치된 이후 몇 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고치지 않은 건 진짜 말이 안되는 일이다
개발자들이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봤다면 이걸 고쳐야한다는 생각을 못했을 리 없다
아티스트로서 본인들의 작품인 이 게임에 대한 애정과 
이 가상의 세계를 유저와 함께 감상하는 낭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판매자로서 본인들이 파는 상품의 품질 향상에 아주 약간의 노력이라도 한다면,
아크라시아를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으로 만드는 이따위 옵션을 몇 년이나 그냥 방치해둬서는 안된다



로아의 개발자분들에게 부탁하는데
유저들이 광과민성보호모드를 키는 이유 과하게 번쩍번쩍 거리는 히트플래시 효과를 줄이기 위함이지
공들여 만들어진 로아의 훌륭한 비주얼까지 다 죽여버리기 위함이 아니다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 반강제적으로 킬 수 밖에 없는 옵션이 
게임의 시각적 완성도와 유저들의 플레이감성을 심하게 해치고 있으니 
제발 히트플래시 효과만 따로 조절할 수 있도록 정상화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