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추글을 보고 저번에 적었던 검은 마법사와 관련된 얘기를 다시 정리해서 써보는 글입니다.

복잡합니다. 사견도 많습니다. 유의하세요.




검은 마법사, 하얀 마법사의 이야기는 대체로 영지주의와 비슷한 레파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영혼은 신의 피조물, 순수한 것이지만 그 영혼은 악마의 창조물에 갇혀 있으므로 영지(지식)를 얻어서 탈출해야 한다.

메이플 스토리에서는 이렇게 치환하면 됩니다.
영혼은 순수한 것, 그 영혼은 속박, 에르다(오버시어)에 갇혀 있으므로 영지(파괴 후의 창조)를 얻어서 탈출해야 한다.



하얀 마법사의 과거, 현재를 통해 그 이야기를 어떻게 버무렸는지 살펴봅시다.





하얀 마법사의 시작은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부모를 알지 못하는 비범한 출생, 스승마저도 뛰어넘는 재능, 그런 그를 의심하는 스승들, 그런 스승들과의 충돌 이후 세계가 어지러울때 전쟁을 끝내려는 선한 마음.

하얀 마법사의 생각은 이러했습니다.
"세계에는 전쟁, 기아, 정체를 알 수 없는 몬스터들로 가득하다. 이를 끝내기 위해서는 '궁극의 빛'으로 이들을 이끌어야한다.'


그리고 차원의 도서관에서 용병과의 대화에서는 이런 말 또한 합니다. '우리를 더 완전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이 세계에 신의 도시를 재현할 수 있는 근원의 지혜를 추구한다.

어디서 많이 봤던 설정이죠?
하얀 마법사는 궁극의 빛, 근원의 지혜를 통해 신의 도시를 재현, 전쟁과 기아,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몰아내고 메이플 월드에 진정한 의미의 평화를 얻으려 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거듭할 수록 거대한 벽에 막혔고, 빛이 커짐으로서 반대급부인 어둠, 오멘과 같은 몬스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하얀 마법사는 빛에는 어둠이 수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의 빛은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하얀 마법사를 죄여오는 오버시어의 속박, 하얀 마법사는 이 세계는 하나의 실험이고 인간은 장기말에 불과하며 궁극의 빛, 근원의 지혜를 통해 사람들을 신의 도시로 이끄는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로의 스토리에서 나왔던 누구도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은 '이 세계는 실험장이며 우리는 실험용 쥐다.' 라는 얘기입니다.

그의 숭고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그의 일대기는 '그딴건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된다' 라는 신의 대리인(오버시어)의 속박이며, 하얀 마법사는 궁극의 빛이 아닌 궁극의 어둠을 찾아냈습니다.





여기서부터 살짝 더 중요해지는데, 하얀 마법사가 초월자로 각성하게 한 것은 근원의 지혜(이 세상은 실험장)도 아니고, 궁극의 어둠을 찾아서도 아니고, 모든 빛을 버리고 자신에게 남은 빛의 조각(루미너스)를 떼어내어 모습이 변했을때입니다.

분명히 '빛'의 초월자인데, 어둠밖에 남지 않았을때 아이러니하게도 빛의 초월자가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소설인데, 그란디스의 빛의 초월자였던 타나와 아이오나를 생각해봤을때, 빛의 초월자의 능력인 창조와 파괴를 각각 전담했던 타나와 아이오나의 경우, 아이오나(파괴)가 오버시어에 의해 초월자로 선택받았지만, 이후에 아이오나가 이유도 없이 일곱 종족을 멸망시키자 격돌하고 타나(창조)가 아이오나(파괴)를 죽입니다. 이후 타나 역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드고 알 수 없는 힘을 갖게 되죠.

어둠 그 자체가 된 후 빛의 초월자가 된 하얀 마법사, 파괴를 전담하는 아이오나를 살해하고 알 수 없는 힘을 이어받은 타나.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타나와 하얀 마법사는 같은 빛의 초월자를 담당하고 있으나, 반대급부의 성질을 띄고 있습니다. 아마 빛, 시간, 생명 각각의 초월자는 반쪽이며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흡수하는 게 아닌 이상 오버시어에 필적하는 힘을 얻지 못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튼 다시 검은 마법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의 원대한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가지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1. 시간의 초월자인 륀느의 시간의 힘을 뺏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2. 고대신들을 컨트롤하기 위해 만들어낸 봉인석을 지닌 자가 자신을 상대로 맞서게 만든다
3. 자신의 반대급부인 그란디스의 빛의 초월자 타나를 흡수하여 창조와 파괴, 두 초월자의 힘으로 이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 만듬으로서 오버시어가 이 세계에 그러하였듯이 구속 없는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1번은 자신의 계획에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2번은 3번의 계획을 만약 2번의 봉인석+대적자+모두의 염원을 통해 막는다면, 신에 가까운 존재인 오버시어마저도 모두의 힘으로 막을 수 있을것이라는 예측
3번은 2번이 자신이 그러하였던것처럼 어리석은 불나방의 날개짓에 불과한다면 3번을 통해 자신의 목표인 신의 도시의 재현을 직접 해내기 위해

1번은 이미 성공하였고, 이후 봉인을 통해 그란디스, 메이플월드가 합쳐지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3번의 경우 크리티아스의 일화가 나오는데, 모종의 이유로 타나가 크리티아스에 등장하였고, 모라스에서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건 아케인리버 스토리에서 다룹시다. 


어찌어찌 진행되서 2번과 3번이 리멘에서 충돌합니다.
봉인석을 품은 대적자와 창조와 파괴의 힘을 모두 다룸으로서 빛의 초월자에서 오버시어로 넘어가기 시작한 검은 마법사와의 충돌이 벌어집니다.

대적자 입장에서는 이를 막는게 최선이고
검은 마법사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상관이 없습니다.
자신이 이긴다면, 실험장을 부수고 속박이 없는 신세계를 만드는 것이고,
자신이 진다면, 오버시어에 맞설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과 모두의 희생이 없어도 된다는 희망찬 결과가 나오죠.

검은 마법사와의 싸움 마지막에 타나가 갑자기 등장해 염원을 다시 모으고, 염원을 담은 빛의 창으로 검은 마법사의 가슴을 찌르고 검은 마법사는 패배합니다.

이후 대적자와 검은 마법사는 에르다로 분해되어 소멸하고, 영혼 상태에서 대적자와 하얀 마법사는 대화를 나눕니다.

거기서 밝혀진 사실은 3번은 페이크였고 사실은 2번이라는거죠.
초월자이기에 죽을 수 없으니 초월자를 죽일 수 없는 대적자에게 죽는다. 초월자가 없는 세계는 궁극의 빛은 없을지라도 궁극의 어둠 또한 존재하지 않고, 신의 속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거죠.

여기서 에스페라에서의 타나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창세의 의식 또한 무조건적으로 실패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건 아케인리버에서 다룹시다. 

'정해진 운명의 위를 걷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당신 자신의 의지조차 의심해야 했을 때, 당신은 무엇을 느꼈습니까?"
그 분노를 부디 잊지 말라 라는 말을 남기고 대적자는 살아나고 검은 마법사는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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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는 상당히 단순한 스토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기자기한 메이플 월드에서 모험을 떠난다."

여기서 스토리가 살짝 비틀려서
"검은 마법사라는 나쁜 놈이 있다."

이걸 더 깊게 파서
"검은 마법사라는 나쁜 놈이 있는데 얘는 초월자라는 신의 대리인 같은거고 흑화해서 이 세계를 파괴하려 한다."

이걸 더 꼬아서
"검은 마법사라는 나쁜 놈이 있는데 얘는 초월자라는 신의 대리인 같은거고, 사실 흑화한 이유는 이 세계가 오버시어라는 초월적 존재가 만들어낸 실험장 같은거라서 얘는 그걸 못 받아들이고 흑화해서 이 세계를 파괴하려 한다."

이걸 길게 늘린게
"검은 마법사라는 나쁜 놈이 있는데 얘는 초월자라는 신의 대리인 같은거고, 사실 흑화한 이유는 이 세계가 오버시어라는 초월적 존재가 만들어낸 실험장 같은거라서 얘는 그걸 못 받아들이고 흑화해서 이 세계를 파괴하려 하는데, 봉인석이라는 태초의 신이 만들어낸 걸로 모두의 염원을 모은다면 얘를 무찌를 수 있다."

이거의 결말이
"검은 마법사라는 나쁜 놈이 있는데 얘는 초월자라는 신의 대리인 같은거고, 사실 흑화한 이유는 이 세계가 오버시어라는 초월적 존재가 만들어낸 실험장 같은거라서 얘는 그걸 못 받아들이고 흑화해서 이 세계를 파괴하려 하는데, 봉인석이라는 태초의 신이 만들어낸 걸로 모두의 염원을 모은다면 얘를 무찌를 거라고 생각해서 무찔렀더니 사실은 얘도 세상을 파괴하는게 완전한 목적은 아니었고 얘를 무찌름으로서 속박에 대항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는 나쁜놈을 나쁜 놈 취급하기만 할게 아니라 진짜로 나쁜 놈이 누구인지 알아내었으니 대비해야 한다." 가 결말이죠.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해버렸습니다.

검은 마법사, -메이플스토리 1부- 의 이야기는 '오버시어의 속박에 맞서기 위해 고뇌했던 초월자와, 그런 초월자의 계획을 그대로 따르고 마지막에 이르러서 초월자의 계획이 아닌 또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오버시어에 맞설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진정한 의미의 평화를 위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그럼 2부는 뭘까요?
아케인리버에서의 스토리를 통해 추측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