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차원의 도서관, 세피토르의 정원사 업데이트로 제른 다르모어라는 인물에 대한 내용들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동안에는 다소 모호했다고 볼 수 있는 그였지만 이번 스토리 업데이트를 계기로 그란디스 스토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커지네요.

작성자의 사견이 들어간 글입니다. 재미로만 보세요.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1. 자유

검은 마법사 사가와 마찬가지로 제른 다르모어의 목표에는 자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검은 마법사는 하얀 마법사로서 빛의 도시를 재현하고자 하는 계획을 진행하던 당시 자신의 계획이 결국에는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을 만든 창조주가 거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빛의 마법사였던 그가 빛의 도시를 재현해내는 것 대신 궁극의 어둠이 되려 하자 세계의 균형은 어긋나고 그는 초월자로 각성합니다

*해외 메이플의 애니메이션에서는 '그가 빛을 버리자 비로소 그는 초월자가 되었다.' 라고 언급이 되었기에 이런 식으로 풀어보았습니다만 정확한 것은 아니며,

빛과 어둠의 불균형이 하얀 마법사가 초월자가 되는데 영향을 준 것인지, 아니면 본래 초월자였는데 빛의 초월자로서의 자신을 버리고 타락한 것인지,

그가 연구하던 빛과 어둠이 단순히 빛과 어둠인지 , 아니면 창조와 파괴라는 초월자의 권능에 대한 비유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재미로만 보세요

어찌됐든 하얀 마법사가 기존의 세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이유는 '생명체의 자유가 생명체들이 바라는 만큼, 혹은 행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입니다

빛의 도시 재현을 거부당한 하얀 마법사 본인이 그 증인이기도 하고, 오버시어의 사슬에 묶이며 그의 의지를 마주친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이유일 것입니다.

제른 다르모어 역시 창조주의 대리인인 오버시어와 대립각을 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원경을 배신한 영감들이 진행하는 대적자 실험, 사도인 닥터 Y가 연구하는 맬리스 스톤, 사도 림보의 스펙터 실험 등 제른 다르모어의 수하인 사도들 각자의 연구 혹은 목표는 세계의 이치에 벗어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오버시어까지 가는게 아니라 고대신만을 겨냥했을 수도 있지만요.


이번 세피로트의 정원사 스토리로 밝혀진 제른 다르모어의 계획은 '가치있는 생명만이 존재하는 낙원' 입니다.

낙원이라는 키워드는 카르시온 스토리에서도 '진실된 낙원' 이라고 말했었죠.


2. 방종


제른 다르모어는 하이레프의 지도자인 신왕입니다. 그리고 그가 다스리는 하이레프는 그란디스 전역에 걸쳐 전쟁을 일으키며 자신들이 가장 뛰어난 종족임을 과시합니다.

여러번에 걸쳐 말하긴 했지만 정작 신왕인 제른 다르모어는 그런 하이레프를 혐오합니다. 그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우든레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타종족을 지배하든, 타종족을 가르치든 둘중 어떤 형태이던지 결론적으로 '위인 우리가 아래인 너희를' 이 포함되어 있으니 말이죠.

철저하게 계급 사회이고 그 계급을 뛰어넘는 존재를 돌연변이 취급하는 사회의 구성원이자 지도자가 가질만한 생각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이러니합니다. 왜냐하면 그토록 자신의 종족을 혐오하는 신왕인 그가 그런 제도를 철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그가 가진 계획의 모순점이기도 합니다. 또다른 목적의 증명일수도 있구요.

앞서서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의 계획이 오버시어까지 염두했는지는 모른다고 했지만 제 생각은 '오버시어까지 염두했다' 입니다.

차원의 도서관 스토리에서는 '자신의 생명보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생명'에 대해 강조하긴 했지만 단순히 희생정신이 있다고 해서 가치있는 생명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챙길 수 있는 생명이었기에 챙겼다' 라고 모호하게 표현하고 싶네요.

우선 저는 가치있는 생명 = 희생정신을 가진 생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하이레프를 전면으로 내세워서 그란디스 행성을 갈아엎는 과정에서는 희생정신을 가진 생명을 감별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세피로트의 정원사 에피소드에서 나왔듯이 희생정신을 갖고 있는 생명이 전쟁통에서 살아남기가 쉽지는 않죠. 희생, 죽습니다.

아샤의 경우에는 정말 운좋게도 제른 다르모어 본인이 있었고 그가 직접 목격했기에 아샤가 선택을 받은 것이지, 제른 다르모어가 그란디스 전역에 걸쳐 희생하는 생명이 있는지 일일히 확인할 수도 없을 뿐더러 부하에게 '희생정신을 가진 자는 살려두어라' 라고도 말하기에는 뭔가 좀 그렇죠?

그렇기에 제른 다르모어가 바라는 낙원의 생명들은 오로지 희생정신을 보유한 존재뿐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희생정신 '도' 보유한 생명들인거죠.

가지치기로 비유되듯 생명의 초월자인 그는 모든 생명을 품으려 하지 않습니다. 약하면 약한대로 도태되도 내버려두고, 저항하면 저항하는대로 무너뜨립니다.

하이레프의 그릇된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를 방종함으로써 그는 그란디스 전역에 생명의 가지치기를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검은 마법사의 계획이 오버시어를 향한 대항,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면 

제른 다르모어의 계획은 자유와 그 실현을 위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유를 부르짖어도 그것을 실현할 힘이 없으면 그건 망상에 불과하니까요

세르니움에서의 첫 등장 이후로 애런으로서든 제른 다르모어로서든 그는 고대신과 그 신에 기대는 자들을 부정합니다.

아샤의 경우 전쟁고아로서 정원을 관리하는 일을 부여받았기보다는 그녀가 조금이라도 성소의 신관에게 보탬이 되고자 했다고 볼 수 있고 성소의 신관이 명령한것이 아님에도 그들이 사라진 후에도 관리를 계속한 것은 오롯이 그녀의 선택이었습니다.


반면 고대신을 믿는 자들은 그들이 믿는 신을 구원으로 여기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신을 위해서' 행동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인을 위해서긴 하지만 세르니움의 태양신이 그러했듯 신이 신도들을 아낀다거나 그들을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신자인 그들이 멋대로 생각했을 뿐이죠.


죄인들의 낙원이라고 불렸던 도원경의 영감들 또한 그에게는 가치 없는 존재입니다.

그들은 싸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고, 실험을 통해 비인륜적인 죄를 저질렀지만,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다 있고 무릉도원과도 같은 도원경에서 지내며 '우린 죄인이다' 운운하는 영감들을 곱게 볼 것 같지는 않죠 



3. 생명의 초월자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알리샤는 자신을 희생했다면 아버지인 제른 다르모어는 희생하는 생명을 찾으려 합니다.

검은 마법사의 목표인 세계의 파괴가 생명체를 위협했다면 제른 다르모어의 목표를 향한 과정은 세계에 혼란을 일으키죠.

가치있는 생명을 찾고자 하는 그의 손길은 그란디스 전역에 죽음을 뿌리는 아이러니를 낳고 

자유를 긍정하고 그 힘을 모으는 그의 사도들은 그들의 방종으로 죽음과 억압을 낳습니다.



제른 다르모어가 바라는 낙원은 실현될까요? 그란디스는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 스토리 전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는 모르지만 왠만하면 모든 유저가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이길 바랄 뿐입니다.


평소에도 두서 없이 글 쓰지만 모바일이라 두서가 더 없습니다. 재미로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