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네시스 사거리를 가득 메운 캐릭터들이 겹쳐서 화면이 버벅거리던 그 특유의 혼잡함. 저녁 6시만 되면 서버가 렉이 걸린다는 건 그 시절 모든 메이플 유저들의 국룰이었다.

초보자의 섬에서 달팽이를 잡으며 첫 스킬을 뭘 찍을지 몇 분씩 고민하던 기억, 전직을 앞두고 네이버 카페며 공략 사이트를 뒤지며 "이 직업이 더 잘 큰다더라"는 소문에 마음이 흔들리던 순간들. 슬라임굴이나 개미굴 사냥터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눈치싸움을 벌이던 것도, 지금 생각하면 그게 뭐라고 그렇게 치열했나 싶다.

그 시절에는 흔치 않았던 배경 이펙트가 있었던 매트릭스 세트를 사려고 용돈을 모아 틴캐시를 사기도 했다. 요즘 방치형으로 다시 만난 메이플을 보면 반가우면서도 묘하게 헛헛하다. 자동으로 몬스터를 처치하고 스테이지를 넘기는 걸 보고 있으면 편하긴 한데, 그 시절 손가락 아프게 방향키를 두드리며 한 마리 한 마리 잡던 그 번거로움이 오히려 그리워질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