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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개된 오오쿠니누시의 궁극진화, 만유의 국조신 오오쿠니누시입니다. 멋있네요. 간지나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 했는데, 마침 좋은 이야기거리가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가슴팍에 뜬금없이 토끼를 데리고 나왔는데요.

야마모토 프로듀서에 의하면, 저 토끼는 이나바의 흰 토끼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나바의 흰토끼 설화를 봅시다.

옛날 옛날에, 오키섬에 사는 한 마리의 흰 토끼가, 여신을 만나고 싶어 이나바의 나라에 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오키섬과 이나바의 사이는 바다여서 도저히 자력으로는 건널 수 없었던 와중 흰 토끼는 상어를 속이고 건너편 물가에 건너가려고 생각해 「상어야, 너희들 동료와 우리들 동료 중에 어느 쪽이 많은지 비교해 보자.」고 제안하여, 상어를 이나바의 나라까지 일렬로 만들고 그 위를 폴짝 폴짝 뛰어서 건너갔다. 그러나 곧 건너편 물가에 도착할 쯤, 너무나 기쁜 나머지, 「너희들은 속았어.」라고 말해 버렸다. 거기에 화낸 상어는, 흰 토끼 몸의 털을 전부 잡아 뽑아, 눈 깜짝할 순간에 벌거숭이로 만들어 버렸다. 벌거숭이가 된 흰 토끼가 그 아픔에 모래사장에서 울고 있을 때, 마침 거기를 근처의 이나바의 나라 에 야가미 공주라고 하는 아름다운 공주가 있다는 소문을 우연히 듣고 자신의 신부로 삼으려고 이나바의 나라로 향하고 있는 도중이었던 오오쿠니누시노 미코토의 형제신들이 지나가다가 재미삼아 「해수로 몸을 씻고, 바람에 잘 말려, 높은 산의 정상에서 자고 있으면 낫는다.」라고 했다.

흰 토끼가 들은 대로 해 보자 , 해수가 말라 가면서 몸의 피부가 바람 때문에 더 갈라져 버려, 더욱 더 심하게 아팠다. 너무 아파서 흰 토끼가 울고 있을 때, 형제신 들의 모든 짐을 어깨에 메고, 큰 자루를 등에 짊어진 오오쿠니누시노 미코토가, 형제신 들로 부터 한참 뒤쳐져 그 곳을 지나가다 흰 토끼에게 이유를 물었다. 이유를 들은 오오쿠니누시노 미코토는「강어귀에 가서 깨끗한 담수로 몸을 씻고, 부들의 이삭을 붙여 봐」라고 말했다.

흰 토끼가 그대로 하자, 이윽고 털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매우 기뻐한 흰 토끼는 「야가미 공주는 형제신이 아니고, 당신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와 같은 심술궂은 신은 야가미 공주를 신부로 맞을 수 없을 겁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가 전령의 신이 되어, 형제신들 보다 먼저 도착해, 이 사실을 야가미 공주에게 전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형제신들은, 앞을 다투어 공주에게 결혼을 신청했다만, 공주는 냉정하게, 「 나는 여러분이 아니고, 오오쿠니누시노 미코토에게 시집갈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형신들을 되돌려 보냈다.

- 엔하위키 발췌

눈에 띄는 이름이 보이죠? 그렇습니다. 오오쿠니누시가 나오는 설화죠.

이 이야기는 이즈모 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입니다.

이즈모 지방에는 매우 큰 신사인, 이즈모 대사가 있습니다.
이 이즈모 대사에서 모시는 신이 오오쿠니누시노오오카미. 다름아닌 오오쿠니누시입니다.

자. 일본 신화의 한 페이지를 펼쳐봅시다.

아마테라스오미카미의 자식인 아메노오시호미미가 아들을 낳으니, 이 아들의 이름이 니니기라 합니다.
아마테라스는 아메노오시호미미에 아시라하노나카쓰쿠니가 평정되었으니, 이에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가 이를 다스리라 명합니다.

그러자 아메노오시호미미는 자신의 아들이자 아마테라스의 손자인 니니기를 보내기로 하게 되고, 이에 니니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니 이를 천손강림이라 칭합니다.

이 때 아마테라스가 니니기를 불러 세 개의 물건을 전하니 이것이 아메노무라쿠모노츠루기, 야타노카가미, 야사카니노마가타마이니 이를 통칭하여 삼신기라 부르고 천황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하여 니니기를 필두로 하야 아메노우즈메등을 비롯한 아마츠계열의 신이 지상에 강림하여 기존에 아시라하노나카쓰쿠니를 지배하던 쿠니츠계열의 신으로부터 나라를 양도받으니 이에 일본이 건국되게 됩니다.

자...

오오쿠니누시의 이름은 코빼기도 안보인다구요? 그럴겁니다. 하지만 이 신화에서 오오쿠니누시는 분명히 핵심 키워드입니다.

왜냐하면...

오오쿠니누시는 퍼드에서 보듯이 국조신(國造神)이라 불립니다. 이는 나라를 만든 신이라는 의미입니다.

오오쿠니누시는 위원중국, 즉 아시라하노나카쓰쿠니를 평정한 쿠니츠 신의 우두머리격으로, 천손 강림의 이전에 아시라하노나카쓰쿠니를 지배했으나 위에 언급된 아시라하노나카쓰쿠니 평정의 때에 아마츠 신에게 지배권을 넘기게 됩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한편 이 와중에 타케미카즈치라 하는 신이 오오쿠니누시의 아들인 타케미나카타와 싸움을 벌여, 타케미나카타가 패배하고 스와 호수로 도주하게 되니 이에 타케미나카타가 스와의 기존 신격 미샤구지와 동격으로 인정받으며 현재까지도 스와 대사에서 주신 중 하나로 모셔지게 됩니다.

어쨌든 오오쿠니누시는 나라를 양도하고 떠나게 됩니다. 그러니 궁극진화를 한 이제 와서는 만유,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게 된 것이겠지요.

다만 실제 오오쿠니누시는 나라를 양도한 뒤 하나의 신사를 받고 지내게 되니 그것이 위 설화에 등장하는, 그리고 앞서 설명한 이즈모 지방의 가장 큰 신사 이즈모 대사인 것입니다.

참고로 오오쿠니누시는 스사노오의 6대손이라 합니다. 그래서인지 오오쿠니누시가 모셔진 이즈모는 스사노오가 오로치를 처치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지요. 스사노오가 아마테라스와 남매임을 고려해보면, 아마테라스의 손자인 니니기는 오오쿠니누시에게는 증조할아버지 뻘이 됩니다. 증조할아버지에게 나라를 넘긴 셈.

오오쿠니누시와 그의 아들 타케미나카타는, 보통 일본을 차지한 야마토국에게 정벌당한 기존 일본의 국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뭔가 좀 뒤죽박죽이네요.

약간 덧붙이자면, 오오쿠니누시를 비롯한 스사노오계 쿠니츠 신은 한반도계라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즉, 일본에 정착해 있던 한반도 이주민들이 야마토국에 의해서 평정당한 이야기가 위의 아시라하노나카쓰쿠니 평정이라는 형태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이죠. 그러고 보면 이나바의 흰 토끼도, 유사한 설화가 우리나라에 존재한다고 하네요.
뭐 진실은 알 수 없지만요.

의외로, 퍼드에는 깨알같은 설정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걸 찾아내서 연구하는 것도, 가끔은 퍼드의 재미를 배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