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으로 쓰는 편지

​나뭇잎 하나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내 마음도 그대 계신 곳으로 물들어 갑니다.
​길어진 그림자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스치는 바람결에도 그대 숨결이 묻어납니다.
​노을빛 붉게 젖어 드는 저녁 하늘엔
차마 다 하지 못한 말들이 별처럼 떠오르고,
​서늘한 밤공기 속에 차가워진 손을 잡으며
온기를 나누던 그 계절의 우리가 생각납니다.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와 이리도 고운데
그대 없는 가을은 왜 이리 헛헛한지요.
​낙엽이 쌓여 길을 덮듯
그리움도 차곡차곡 쌓여만 갑니다.
​오늘 밤은 바람의 입술을 빌려
닿지 않을 안부를 부쳐 봅니다.
​그곳의 가을도, 나와 같이 깊어가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