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블루의 비밀 편지"라는 제목으로
7월과 8월에 진행될 업데이트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었다.


이 공지에서 특히 이목이 집중된 부분은 직업의 밸런스 수정, 다시 말해 기존부터 많이 이야기가 나왔던
검투사와 마법사 클래스에 대한 보완 작업이었는데 마법사의 경우 기존에 문제가 되던 MP 수급 등
어느 정도 예상이 되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검투사의 경우 기존의 역할이 수호 계열 중심이던 것에서
공격 계열로 그 성격 자체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데,
검투사를 플레이하는 유저 뿐만 아니라 타 직업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 특히 딜러 직업군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이번 검투사의 근접 딜러화 공지는 유저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 7~8월 업데이트가 공개된 블루의 비밀 편지




검투사의 딜러화, 어느 정도 예상되던 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수호 계열 ― 탱커 직업은 중장갑과 방패 등을 이용해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피해를 받는 상황이 되더라도 높은 피해 감소 능력으로 파티의 다른 사람들을 대신하는 형태를 상상하게 된다.


액션이 강조되는 게임에서는 적을 붙잡아두는 형태(홀딩/락다운)의 스킬이 많은 직업이나
순간적인 무적 기술이 많은 직업이 적의 공격을 유도하고 모으는 유사 탱커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탱커/딜러/힐러의 구분이 뚜렷한 게임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탱커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액션 게임인 던전 앤 파이터의 경우 화력을 높이는 버퍼와 함께 홀딩이 가능한 직업에 대한 선호가 높다



그런테 테라에서는 탱커/딜러/힐러의 역할 분담이 필요한 보스들의 스타일과 함께
프리 타게팅이라는 액션형 게임의 요소가 매우 강조된 형태의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딜러들이 갖게 되는 “쌍수 무기”, “빠른 전투 스타일”, “순간적인 회피 능력”을 보유한
독특한 느낌의 “탱커” 직업 검투사는 프로모션 영상이나 포스터 이미지에서 메인으로 등장하는 시너지까지 받아
오픈 초기에 많은 인기를 얻었고, 일본 CBT에서도 최고 선호 직업으로 꼽히게 되었다.




▲ 검투사의 경우 국내나 일본 모두 초반에 높은 인기를 얻었다.
(스크린샷은 일본 CBT 당시 선호 직업 분포)




하지만 이러한 검투사의 스타일은 태생적으로 탱커 역할을 하는 데 문제를 안고 갈 수밖에 없었다.


회피의 경우 지속 시간 동안 적의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하는, 어떻게 보면 매우 사기적인 능력이지만
재사용 시간이 돌아가는 동안은 적의 공격을 고스란히 맞아야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스킬이다.


이러한 약점 때문에 검투사는 높은 맷집으로 경갑의 낮은 방어력을 커버하는 구조였으나
상위 던전으로 갈 수록 몬스터는 공격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1~2회의 공격만으로도 사망할 위험성이 높고,
공격 속도까지 빨라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회피 중심의 탱킹은 파티 진행에서의 안정성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렇다고 회피의 재사용 시간을 줄이거나 없애면 PvP에서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PvE에서도 힐러가 아예 없어도 공략이 가능한 기형적인 파티가 구성될 수도 있다는 점,
수호 계열이라는 특성상 밸런스를 이유로 공격력이 일반적인 딜러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등
초기부터 “탱킹과 딜링 양쪽에서 뚜렷한 위치를 갖지 못한” 직업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 지옥무사로 널리 알려진 짤방에서도 검투사의 대우는...
(원본 게시물 바로가기 - 작성자 : 아만돌이)



이러한 검투사의 한계를 개발사도 인지한 것인지 공지와 기자 간담회에서의 인터뷰 등을 통해
검투사에게 부족한 수호 계열의 특성을 강화시키겠다라는 언급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패치가 이루어진 것은 대부분 솔로잉이나 딜링에서의 소폭 상향이었고,
결국 지난 4월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검투사의 딜링 특성을 좀 더 강조해서 하이브리드화 하겠다”라고
발표한 것에 이어, 7월 13일 공지를 통해 검투사는 수호 계열보다 공격 계열을 기본으로 하는 것으로 확정된다.





오픈 이후 시기별 검투사 이슈 변화



[오픈 베타 직후]

- 검투사의 탱킹 능력에 대한 유저들의 의문 제기
- 공격 시 HP 회복 옵션 효과를 통해 솔로잉에서의 성능을 어느정도 인정되는 편



[1월 25일 정식 서비스]

- 공격 시 HP 회복 옵션이 1%에서 0.1%로 대폭 하향되어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가 됨
- 공지를 통해 검투사의 수호 계열 상향을 예정 중에 있다고 발표


[클래스>검투사]

1. 검투사 능력치 조정 예정
- 개발팀에서도 현재의 검투사의 이슈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습니다.
- 수호 계열의 특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충분한 테스트 후에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 1월 25일 패치 안내 中





[2월 1일 패치]

- 검투사 밸런스 업데이트
- 그러나 이전 공지와 달리 탱 능력의 실질적 상향은 없고 솔로잉만 좋아졌다는 것이 유저들의 평



▲ 2월 1일 패치로 스킬 일부가 수정되나 피흡템 너프의 충격이 너무 커서 큰 반향은 주지 못했다.





[2월 10일 개발자 인터뷰]

- 검투사의 수호 계열 특성 입지에 대해 개발자가 직접 언급


Q .테라 오픈부터 검투사의 입지에 대해서는 항상 많은 말이 많았다. 수호 계열로 정해져 있는 검투사의 입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테라에서는 수호 계열 클래스가 검투사와 창기사가 존재하는데 수호 계열로 묶은 만큼 그만큼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검투사의 딜링 능력이 올라가게 되면 탱으로서는 창기사만 부각되기 때문에 검투사가 가지고 있는 수호 계열의 특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3월 중]

- 검투사 입지와 관련한 논란 지속

☞ 관련기사 : 검투사,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주세요



▲ 탱, 딜 어느 쪽도 확실하지 못해 솔로잉만 해야 하는 검투사의 현실에 절망하던 시기였다.




[3월 10일 기자 간담회]

- 각성 업데이트와 관련하여 검투사에 대해 짧게 언급


Q. 사제 이외에 밸런스 패치가 되는 직업이 있다면? 검투사의 경우 탱킹 능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의 테마는 사제가 중심이며, 다른 직업에 비해 사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사제부터 밸런스 조정을 실시했다.

현재의 검투사는 저희로서도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직업 밸런스 조정 부분에서 다음 타겟은 검투사가 될 것같다. 다른 클래스도 약간은 조절되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3월 17일 패치]

- 검투사 솔로잉 능력 소폭 상향



▲ 탱킹과 관련한 상향을 기대했지만 솔로잉 능력만 더 좋아진 상황





[4월 20일 파멸의 마수 업데이트 공개]

- 검투사, 수호 계열이 아닌 하이브리드 계열이 될 것이라 언급


Q. 검투사와 마법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편되나?


검투사는 외부 이슈가 많았다. 회피형 탱커에 대해 너무 도전적이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었다. 방향적으로는 하이브리드 클래스로 수호계와 공격계를 오갈 수 있게 하면서, 결계류 스킬을 통해 기존의 회피 중심의 플레이도 가능하고, 회피를 포기하고 딜링에 집중할 수도 있게 할 것이다. 파멸의 마수에서 전용 시스템까지 구상하고 있다.




[6월 7일 파멸의 마수 업데이트]

- 신규 스킬, 문장 추가
- PvE에서의 포지션은 기존과 동일하나 PvP에서 일정 수준 상향



[7월 13일]

- 검투사, 8월 패치를 통해 공격 계열 위주로 변경될 것이라 발표




▲ 수호계 스킬은 어느 정도 유지되나 결국 주력은 공격계






검투사의 딜러화, 게임 내에서의 영향은?



수호 계열에서 공격 계열로 직업의 메인 컨셉이 바뀌게 되는 검투사.


탱/딜 양쪽에서 미흡한 부분이 딜러 쪽으로 확실해져서 환영하는 유저도 있지만
유저들은 이러한 변경으로 이후 발생하게 될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 탱 상향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딜 상향



가장 먼저, 검투사가 기존의 수호 계열에서 공격 계열 주력으로 특성이 바뀜에 따라
파티에서 탱커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 부분 감소한다는 점이다.


7월 13일 공지에 따르면 기존 수호 계열 역할 수행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공격 계열을 기본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유저 사이에선 딜러로 인식되기 쉽고,
안정적인 진행이 가능한 창기사가 있는 상황에서 딜러 역할이 강조된 검투사가
파티의 탱커가 되어 고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하기에는 유저 인식과 밸런스 모두 한계가 있다.


오히려 다른 딜러들의 수준으로 공격력과 역할을 상향시킨다고 발표된 점에서
밸런스를 이유로라도 탱킹 능력은 지금보다 하향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유저들이 많다.




▲ 딜링 메인에 탱킹 보조라는 성격은 이미 광전사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부분




또, 아이템 파밍에서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파멸의 마수 패치로 적대치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검투사들은 보다 수월한 탱킹을 위해 적대치가 붙은 쌍검 등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딜러 특성이 강조될 경우 이러한 옵션들이 잉여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고,
하이브리드 형태라고 해도 탱템과 딜템을 따로 구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거기에 검투사의 추가로 5개가 된 공격 계열에서 절반 이상인 3개 직업(검투사, 궁수, 무사)이
경갑을 착용하는 직업이라는 점 역시 치열한 아이템 경쟁과 파티 자리 경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 정말 이런 상황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는 상태
(원본 게시물 바로가기 - 작성자 이글루즈))




무엇보다 회피, 빠른 전투 스타일, 경갑 착용이라는 특징을 가진 무사와
딜러로 전환되게 될 검투사의 기본적인 컨셉이 겹친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컨셉의 중복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스킬이나 문장 등을 추가할 예정이지만,
이로 인해 밸런스나 직업 선호도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번에 검투사가 공격 계열 위주로 바뀌는 상황은 검투사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딜러진 전체의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검투사, 만족스러운 변화를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변경공지에 대해 검투사 내부에서는 “회피를 쓰면 짧은 시간 동안 피해를 감소시키는 식으로
회피기를 다양화해서 수호 계열의 컨셉을 강조해야 했다”
라는 의견이나 “나는 액션성 있는 탱커를 위해
검투사를 했다. 딜러를 할 거라면 차라리 광전사를 했을 것이다”
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검투사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예상 외로 검투사가 잘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직업 혹은 딜러 직업으로 바뀔 가능성도 존재하고,
보다 나은 검투사의 개발을 위해서라도 검투사 유저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오픈 베타 시절부터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던 검투사…….


이번 변화로 인한 우려도 많은 상황이지만 그동안 검투사가 게임 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 업데이트로 마법사와 함께 보다 유용한 직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그동안 파티에서 홀대받던 검투사, 딜러 변신 후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