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2월22일 전북 군산에서 1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군산여중과 군산영광여고를 거쳐 단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이은주의 집안은 군산에서도 유명한 부자였다. 친할머니가 유명한 금은방 ‘홍보당’을 운영하며 큰돈을 
모아 이은주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예능교육을 받았다. 

이은주의 아버지는 금은방이 문을 닫자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프로 당구선수로 활동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은주도 수준급의 당구 실력을 보유하게 됐고 취미도 ‘당구’라고 밝혔다. 

이은주의 장래 희망은 어릴 적부터 ‘피아니스트’였다. 5살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12년간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가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인생길이 달라진다. 

군산영광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6년 7월, 어머니와 함께 교복을 사러 매장에 갔었는데 
주인아저씨가 “교복 모델대회(선경 스마트 학생복 모델 선발대회)에 한 번 나가보라”며 원서 하나를 건넸다. 

이은주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어머니는 달랐다. 

딸 몰래 집에 있던 사진을 붙여 원서를 접수했고, 얼마 후 잡지의 예선 통과자 명단에 실렸다. 

이은주는 유명 가수들을 보려는 생각으로 본선에 참가했는데 덜컥 은상을 받았다. 그때 대상을 받은 
사람이 송혜교다. 이후 교복 광고(CF)를 찍었고 드라마에서 출연제의가 들어왔다. 



이듬해 KBS 청소년 드라마 <스타트>에 출연하면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극중 1학년이 끝나고 2학년으로 올라갈 때 출연진들이 대거 교체되는데 이 때 2학년 반장으로 
뽑히는 ‘정남영 역’을 맡았다. 

1998년 8월에는 SBS 납량특집드라마 <어느 날 갑자기>편에 귀신이 찍히는 스티커 사진기에서 
사진을 찍은 후 자살하는 여고생 ‘박성주 역’으로 출연했다. 

SBS 월화드라마 <백야 3.98>에서는 아나스타샤(심은하 분)의 어린시절을 연기했다. 

그러던 중 1999년 영화 <송어>에 출연 제의를 받는다. 
 
강수연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무조건 출연을 결정한 이은주. 그녀는 이 영화에서 시골 여행에 따라간 
'정화'(강수연)의 여동생 '세화 역'를 맡았다. 정화의 옛 연인이었던 ‘창현’(황인성)의 꼬임에 빠져 
불장난을 하게 되는 순진한 캐릭터다.  
 
영화 촬영이 한창 진행될 때 공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 캐스팅됐다. 

청춘남녀의 얼키고 설킨 애정관계 등 학교 밖 이야기가 주 소재였던 기존의 캠퍼스 드라마와는 달리 강의실과 
연구실이 주요 무대로 등장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캐릭터들의 우정과 사랑이 양념으로 곁들여진 일요드라마다. 



이은주는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장학금을 타기 위해 겉으로는 쌀쌀맞으면서 현실적으로 돈을 쫓지만 
속으로는 팀원들을 생각하는 ‘구지원 역’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러 캐릭터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인물이 누구냐는 설문에 ‘구지원 역’이 45.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이 33.6%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이은주의 이름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2000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에 정보석, 문성근 등 유명배우와 캐스팅되며 주목 받았다. 

이 영화에서 이은주는 실제 나이(22세)보다 훨씬 많은 20대 후반의 케이블 TV 구성작가 ‘수정 역’을 맡았다. 
이 영화를 통해 그녀는 2001년 제38회 대종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다. 



이병헌의 대학시절 첫사랑 역을 했던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2001)로 스타덤에 오른 이은주는 이후 
<연애소설>(2002), <하늘정원>(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3), <안녕! 유 에프 오>(2004) 등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 재목으로 우뚝 섰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주홍글씨>에 한석규, 성현아, 엄지원 등과 출연해 재즈 가수 ‘최가희 역’을 맡으며 
숨겨진 노래 실력까지 선보였다. 특히 사랑을 갈구하며 죽음으로 치닫는 여인의 광기를 생생히 그려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며 많은 논란을 야기했지만 이은주의 연기력은 관객 및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은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홍글씨를 찍으면서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할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다. 
 
같은해 출연한 MBC 드라마 <불새>는 최고 시청률이 31.7%에 달할 만큼 인기를 얻었고, 종방때까지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은주는 그해 MBC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촉망받던 배우 이은주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지고 만다. 
 
2005년 2월22일 오후 1시쯤, 그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드레스룸에서 이동식 옷걸이에 넥타이끈으로 목매 있는 것을 오빠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당시 이은주는 바지에 반팔 티셔츠 차림을 하고 있었고, 손목에는 연필깎기용 칼로 자해한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왼쪽 손목에 상처가 있고 침대 위에 피를 많이 흘린 것으로 볼 때 손목 동맥을 잘라 자살하려다 
실패하자 목을 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녀의 나이 25세였다. 



침대 옆에는 혈서로 ‘엄마 미안해 사랑해’라고 쓴 종이와 ‘일이 너무 하고 싶었다.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됐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유족의 진술과 그녀가 남긴 유서 등을 토대로 우울증으로 인한 단순 자살로 결론 내렸다. 
고인의 시신은 화장을 거친 후 유골은 자유로 청아공원에 안치됐다.

짧은 기간 불꽃처럼 살다 간 배우 이은주, 우리는 아직도 그녀를 잊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