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많이들 쓰셨네요. 저 당시에 해명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기 때문에 욕99% 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단 비율이 적네요. 그렇다고 해서 제 잘못도 분명 있는 이 일에 대해 스스로 안도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습니다. 다만 고의트롤러로 넘어가기로 한 이 일에 대해  설명해보고 싶은 동기를 얻었달까요?
각설하고 본글 읽고 댓글 쓰신 모두가 궁금해하시는 저 전멸 당시의 정황이라던가 회드의 공략 미숙이 맞나? 등 궁금해 하셨던 내용이 한쪽의 생각만으로는 부실해보여 제 100% 주관적인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둥 반대로 대놓고 도망간, 고의트롤이라고 치부되는 저 행동에 대해 설명하자면 넴드에 의해 기둥이 이미 없어진 줄 안 제가 최대한 거리벌리며 시간끌며 쿨기로 버텨보려 한 방향이 마침 그대로 떡하니 존재했던 기둥의 정 반대방향이었던 것입니다.

'아니, 기둥은 나올때부터 누구라도 알 수 있게 동그라미로 친절하게 알려주는구만 못 본다는게 말이 됨? 변명은.. 고의트롤 맞구만'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 2트의 전투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트라이한 모양새가 아니라 안마당 전체를 휘저으며 돌아다니면서 3페이즈까지 본터라 사실 너무 지쳤어요. 파티프레임보면서 힐만 하기도 너무나 벅찼단 말예요. 그래서 더 집중력이 흐려진 것 같네요.
이미 그 전부터 쭉 1,2,3 넴이나 게이지 채우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었거든요. 소요시간도 길어졌고.
주시 잡힌건 인지했습니다. 다만, 쫄 나오고 주시잡혔는데 '기둥이 안보이네. 역시 없어진건가' 하는 생각뿐이었고 그럼 내가 해야 할 최선의 행동은 뭐냐? 일단 닿으면 죽으니까 거리를 최대한 벌리면서 남은 쿨기를 켜고 최대한 버텨보는거. 그 생각 하나뿐이었음. 다만 파티원들이 보기엔 기둥 여기있는데 쟤 어디가ㅡㅡ 뭐함? 이런 생각이었겠죠.
저 혼자만 그렇게 절체절명인 순간속에 딸피인 보스가 제발 정리되길 바랬지만 사실 불가능하죠. 들어오는 딜이 너무 쎄니까. 이미 제가 기둥을 못 본 시점에서 끝난거죠. 저 전멸은 저 하나의 잘못이었던 건 명백합니다.

죽고 나서야 기둥이 있었다는게 뙇 보였고 하.. 나 뭐한거지..? 생각한 다음에 저 첫 반말 채팅을 봤습니다.
다만, 그 암울한 상황에서도 파티원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해명을 하기도 전에 이미 반말을 먹으니까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더 진행하고 싶지 않았구요. 그리고 구차하게 위 해명들을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이미 건네는 말투부터가 저는 고의트롤러였으니까요. 서로가 초면인 사이에 긴 소요시간으로 예민한 상황에서 저 '뭐하냐고' 다음에 저도 반말로 '아 미안 기둥 못봄 ㅠㅠ' 이렇게 위트있게 받아쳐야 할까요..? 저는 막넴 2트를 어이없게 전멸 낸 죄인이니까 저런말에도 '죄송합니다.. 기둥을 못봤습니다..' 라고 하는게 맞았을까요? 그게 맞을 수도 있어요. 분명 누군가에게는요.
그렇지만 저는 저 상황을 다시 겪어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아요.

'잘못해놓고 그저 열심히했다는 동정에 호소하면서 중탈을 정당화하려하네',  '이걸 실수한 주제에 자존심을 부리네, 반말을 하던 욕을 하던 당연히 잘못을 했으면 사과 먼저 박아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생각도 존중합니다. 하지만 존댓말로 물어볼 수 있잖아요. 그게 맞지 않아요? 상대가 잘못을 했어도 우리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배우고 살아가잖아요.. 또 그게 맞구요..

2넴 전투 후에 시간상 시클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었구요. 저 술사님이 석주셨어요. 많이도 죽으셨구요. 중간 잡몹이 선사하는 산사태 맞은 횟수는 셀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뭘 가려받으신다는건지는 모르겠어요. 구인글에 '석주 초보입니다 잘 이끌어주실분' 이런 글귀 못봤는데.. 사실 저렇게 모두를 고의트롤로 엿먹일 계획이었다면 뭐하러 막넴 2트만 하고 끝내나요. 계속 죄송한척 진짜 더 시간 끌어버리지..

흑마님은 그래도 미터기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시니까 나는 이 상황에 대해 전멸낸 죄인에게 앞 뒤 상황 따져보지 않고 막대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 하셔서 저렇게 세게 나오신 것 같습니다만.. 저와는 삶의 자세나 생각이 많이 다르신 것 같습니다.

저 당시 해명을 확실하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기 때문에 고의트롤러라고 하시는 부분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중탈러 맞습니다.
불쾌한 일로 인해 소중한 시간을 버리게 된 파티원분들께 죄송합니다.
석주님 흑마님 포함해서요.
다만 정말 해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 상황에서는요.

중탈이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말머리를 해명으로 하지 않고 비매너라고 명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글로 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지도 않아요. 글을 쓴 단 하나의 이유는 댓글 쓰신분들 중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실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에요.
이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