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 겜잡지에서 게임 '파라오' 와 '시저'를 본적이 있다.
어린마음에 무지 해보고는 싶었는데 돈이 없고 컴도 빈약해서 하지 못한 게임이랄까

십몇년이 지난 후에 다시 본 시저3는 상당한 수작이었다.
물론 1998년도에 나온만큼 꽤 버그를 안고있긴 했지만



처음 시작하기전에 무려 공략을 30분 동안 읽었다. 하도 막막해서 ㅋㅋ
허허벌판에 아무것도 없이 내동댕이 쳐놓는데..

환경치가 어쩌고~ 학교는 근처의 집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약간 떨어진 곳의 집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저수지는 10칸 분수는 4칸 우물은 2칸까지 물공급이 가능한데 우물은 근처의 집에 악영향을 미치고... -_-

근데 시저3는 결국 놀랄만큼 간단하다.
클리어방법은 그저 식-주-의(의는 구현이 안된대신 생필품을 생각하면 된다) 순서로 사람들에게 제공하면 끗






 

1. 빨간 동그라미친 노란 곡창지대를 기준으로 마을을 어디 잡을지 생각하고 (식/주 완료)

2. 의복 대신 그릇이나 올리브유, 가구들을 어디서 만들어 마을에 공급할지
   오디에 수출/수입공단 터를 잡아줄지만 결정하면 끗. 
   나머지는 그냥 즐겁게 집지으면 된다.



중산층 마을을 지을땐 요래요래 주춧돌을 잡고



부유층 마을을 지을땐 요래요래 터를 잡아주면 된다. 요기에 건물만 차곡차곡 넣어주면 끗!

의식주 중 벌써 식/주 는 완료!




마지막으로 식-주가 잡힌 터에 공장단지를 끼워넣는 구상을 해야 되는데
요게 아주 조오금 까다롭다.

이 맵에서 메인으로 지은 이 중산층 마을의 경우에는
 
1. 보라색 동그라미 성문밖에 내수용 가구단지가 들어가있고
2. 빨간색 동그라미 성문밖으로 수출/내수용 그릇공단이 들어가 있으며
3. 파란성문 밖으로는 채소농장과 각종 창고들이,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4. 초록성문밖으로는 밀농장이 들어가있당...

요걸 극초반에 허허벌판 보면서 어디에 요래조래 지을지 구상해내는게 가장 재밌는 겜인것 같아.




그렇게 중산층이 일하는 마을을 먼저 만들고

궁극적으로 요 귀족저택들을 만들면 되는데
요게 3종 식량에.. 가구에.. 포도주 2종에 목욕탕에 병원에 지랄에 하튼.. 엄청난 요구사항이 있어

근데 얘들은 세금은 많이내는대신 노동을 안해서 -_-
노동을 위해서는 위에 보여준 중산층 도시가 두어개는 필요해. 얘들 먹여살려야 되니까
얘들이 세금 낸다고는 하는데 포도주랑 올리브유같은거 수입하는 돈이 또 눈튀어나와서 차피 쎔쎔이다.

오히려 귀족들한테 공급할 창고만 5~10개 가까이 지어야 되는데
그 창고랑 창고가 서있는 길 정비할 관리자들 유지하는데만 소규모 마을이 하나 필요할 지경이야.
현실에서나 겜에서나 삥뜯기는 서민과 중산층을 아주 잘 구현해놨다.





나름 전투도 있어. 적 근처에 데려다 놓으면 ai끼리 평타 치고받는 싸움이긴 하지만

제법 투창병/군단병/기병대 요렇게 3종류의 병과가 있다.
역시나 이 게임도 기병전은 지대로 못구현해놈 기병 = 개쓰레기라고 보면됨.
진리는 다수의 원거리 유닛과 탱딜 다되는 대신 좀 느린 군단병 조합




그렇게 4일인가 3일을(잘 기억도 나지않는다.) 이 게임에 쏟아붓고 정신을 차려본 소감은
정말 신선들 바둑두는거 구경하다가 내려와보니까 마을사람들 다 늙어있는 고런느낌이야.

게임 자체가 굉장히 생각할 점도 많고, 또 굉장히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졌달까
장르 자체가 짜임새 빼면 시체인 장르이지만.

그리고 또 굉장히 씁쓸하기도 했다.
이건 18년전 게임이거든.





1998년, 밀레니엄 버그니 어쩌니.
노스트라다무스가 세계멸망 예언한지 1년 남았다고 오들오들 떨던 때 나온게임이

어째서 2016년, 백투더퓨처에서는 무려 스케이트 보드가 공중에 떠서 날아다니는 것으로 묘사했던 이 세계에서,
이미 1년전 2015년엔 에반게리온들이 뛰놀았고 지금쯤엔 세계가 멸망했어야 될 2016년에 무려 300억을 처들여 만든 국산 모 게임보다 훨씬 게임성높고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냐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