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서로 간에 똑같은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서 상호간에 져줘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건 혼자서 손에 컨트롤러 쥐고 노는 콘솔이 아닌,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커뮤니티 게임의 기본이라고 본다.

1. 지인있는 곳으로 옮기면서 대타를 구하지 않는 공대원이나,
2. 지인을 끼우기 위해 기존 인원을 양해 없이 자르는 공대장이나,

이 상호간에 동등한 '플레이어'로서 져야 할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은 것이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고, 아전인수라는 말이 있고, 내로남불이라는 말도 있지만
옳지 않은 일은 양 쪽 다 옳지 않은 일이다.
한 쪽이 옳다고 다른 한쪽이 그른 것도 아니고,
다른 한 쪽이 그르다고 반대편이 옳게 되는 것도 아니다.

미러링이라는 논리가 매우 편리하긴 한데, 그것이 현실 사회를 포함해서 현실 사회의 축소판인 사람과 사람 간 관계가 중요한 이 MMORPG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그건 단지 말하는 사람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야.

내가 생각을 평범한 플레이어들과는 유별나게 다르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이해득실을 챙기고 입장을 방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함께 하는 게임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면 그 배려가 없었음에 대한 책임은 책임의 주체 각인이 개인적으로 감당해야하는 것이다.

차단하면 된다, 다시 안보면 된다, 라고 말하지만, 소문은 발 없는 말이라는 별명을 갖고 천리를 간다.
당신이 지지 않은 책임은 어떤 형태로든, 당신이 그럴만하다고 생각하든 억울하다고 생각하든 반드시 돌아온다.

세게 나가지 않으면, 강하게 항변하지 않으면, 상대를 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지는 것 같고, 지게 될 것 같은 것은
인간 모두가 두려움을 가슴 속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는 게 어떤가. 내 이해득실을 챙기기 전에, 내 입장을 방어하기 전에, 내가 질 수 있는 책임과, 내가 할 수 있는 배려를 충분히 했는지. 했다면 적어도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을 것이고, 너도 하는데 왜 내가 못하냐, 이런 소모적인 미러링 루프로 점철 될 일도 없다.

한 가지 더. 공대장과 공대원의 관계가 사장과 사원의 관계라는 말은 어폐가 있지만, 조별과제의 조장과 조원으로서의 관계로는 충분히 설명 가능하지 않은가? 조별과제를 하는 동안에 각인이 지는 책임은 크기와 상관 없이 누구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공대장이 조장을 맡았다고 해서 더 많은 배려를 받을 것도 아니며, 공대원이 일개 조원에 불과하다 하여 공대장보다 더 적은 책임을 진다고 말 할 수 없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책임이 있고 본인 자신의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면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상대가 똑같이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해서 본인의 책임이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글쓴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공대장>
1.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한다는 말은 어지간히 공리주의를 맹신하는 자가 아니면 함부로 내뱉을 수 없어야 정상이다.
2. 말을 안듣고 임무에 태만한 공대원이 있어도, 그것을 개선하도록 이끄는 것도 공대장의 책무이다.
3. 공대장은 '공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다른 공대원들로부터 존중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지인'을 공대에 포함시키는 것과 같은 '사적인 이유'를 위해 그 존중과 지시의 권한을 남용할 수 없다.
4. 공대장이 최후의 수단으로 누군가를 공대에서 추방하거나 제외하거나 권고하는 것은, 공대장 본인을 위해서도, 해당 공대원을 위해서도 아니다. 그것은 공격대를 위해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공대원>
1. 공대원 각인에게는 각자의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 권리는 자신이 공대 내에서 부여받은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한 이후에야 주장되어야 마땅하다. 이것은 로그와 같은 점수의 지표가 아니라, 각 클래스에게 부과된 최소한의 임무를 수행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결정 된다.
2. 본인이 무슨 클래스든, 클래스별로 주어진 메타적인 형편이 어떻든 그것이 결코 언더도그마와 같은 변명으로 치환되어서는 안된다. 공대장이 그 클래스를 받았다는 것은, 뭔가 맡길 일이 있기 때문에 받은 것이다.
3. 한 사람의 역할은 조장인 공대장이나 다른 공대원 전부를 합친 것보다는 적으나,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전원에게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 한사람쯤이야'라고 생각하지 마라. 한 사람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4. 지는 책임이 적은 사람은, 더 많은 책임을 지는 사람에게 '배려'할 여유가 있다. 더 많은 책임을 지는 단 한 사람에게 배려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그 사람과 당신을 뺀 나머지 8~23명에 대한 배려라도 생각해라.
5. 공대를 옮기고 싶다면, 공대를 옮기기 전에 공대를 옮김으로서 인해 발생하는 나머지 공대원들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해라. 불가피하다고 생각 될지라도 최소한 3번은 더 생각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당신이 미칠 영향에 대비할 시간을 줘라.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무책임한 사람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게임은 결코 '본인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는 플레이 할 수 없는 게임이어야 정상이다. 이건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함께'하는 게임이다. 당신에게 주어진 권리만큼 다른 이들에게도 권리가 주어져있고, 권리에는 항상 책임이 수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