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르갈 동굴을 제외한 최고 난이도 10인 상급 던전을 솔플로 클리어?'

종종 테라라는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믿기 힘든 괴물 유저분들을 보게 됩니다.

남들은 한 두개 정도 가지고 있는 탈것을 수십개나 보유해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바꿔 타는 수집가부터, 단순히 부가적인 컨텐츠 정도로만 여겨지는 업적을 100%에 도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테라의 최종 컨텐츠라고 해도 무방한 던전을 독특하게 즐기는 유저들이 가장 많은데, 5인 사제 혹은 5인 창기사와 같이 특정 직업들로만 구성하여 던전을 클리어하거나 자신의 컨트롤을 시험하기 위해 혼자만의 고독한 도전을 이어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평소 마스터 광전사로 불릴 정도로 애착심과 해당 직업의 이해도가 높은 월아현(인벤 닉네임) 유저는 아직 출시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최상위 던전 카슈바르 협곡 상급을 1인으로 클리어해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과거에도 던전 솔플 정복이라는 남다른 발자취를 가지고 있기에 인벤팀에서 만나 봤습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광전사의 전설로 불리시던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여케스의 높은 방어력에 매료되어 초창기부터 광전사만 파온 리셀리아라고 합니다.

본래는 마영전이라는 게임을 주로 했는데 테라가 나오고 하도 '엘린, 엘린' 찬양하는 소리가 많아서 시작하게 되었고, 처음 만들어본 캐릭터가 현재 저의 인벤 닉네임인 월아현이라는 엘린 사제(지금은 휴먼)였습니다.

그러다가 성능이나 특징을 떠나서 여자 케스타닉 종족의 중갑 모습에 끌렸고, 창기사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광전사를 생성해 지금까지 애정을 가지고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창기사와 중갑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암울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과거 마영전을 플레이할 때 방패 캐릭터인 피오나를 한 덕분인지 무기 막기가 있는 광전사의 플레이가 매우 편하기도 했고, 묘한 매력이 있어서 사제와 함께 주력 캐릭터가 된 것 같습니다.




▲ 월아현 유저가 가장 좋아한다는 요정의 안식처에서 인터뷰를 진행!





Q. 최고 난이도 던전인 카슈바르 협곡 상급(이하 카상)을 솔플로 정복했는데 언제부터 도전했나요?

솔플 위주로 하던 마영전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테라를 즐기는 방식 또한 비슷합니다.

매번 새로운 인던이 나오면 그날 바로 던전이나 몬스터 패턴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을 파악한 후, "이 구간은 어떤 방식으로 넘어갈 수 있겠다", "이 구간은 불가능하네" 처럼 견적을 뽑습니다. 그리고 도전을 시작하지요.

보통 마법사의 요새처럼 혼자서는 진행하지 못하는 구간만 없다면 공략이 가능한데, 이번에 클리어한 카상도 원킬 패턴이나 시간 제한이 있는 곳은 마지막 보스 뿐이었습니다.

진행구간에는 몹이 아무리 많이 나오더라도 물약과 도핑의 힘으로 조금씩 잡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었습니다.




▲ 요상은 거인과 도마뱀 동시 킬 조건 때문에 솔플이 불가능했다



이런 생각으로 3월에 첫 도전을 했는데, 당시 빛 철기 풀세트의 장비 수준으로 마지막 보스의 체력이 7~8줄 남은 시점에서 몇십만 데미지가 들어오며 급사를 하더군요. 시간제한 때문에 버프가 걸려서 그런 거라고 예상되지만, 당시에는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아 공략을 잠시 중단한 후 상위 던전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후 추가된 퀴르갈의 동굴에서 어느 정도 파밍을 통해 장비 수준을 올린 후 4월 중순 도전하여 결국에는 공략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Q. 공략에 투자한 시간이나 준비물 등의 노력이 상당할 거 같습니다.

사실 공략을 위해 투자한 시간 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쓴맛을 본 3월 첫 트라이 때 한 번, 그리고 4월 중순 클리어할 때 한 번 도전했고, 시간으로 보면 약 12시간 남짓 소모했습니다.

보스의 스킬이나 패턴 파악 같은 경우도 평소 파티 플레이로 꼬박꼬박 가다 보니 별도의 연습은 필요가 없었지만, 맨날 탱커가 잡아주고 후방에서 영혼의 딜링만 하다가 혼자 하게 되니 상당히 귀찮더군요.

또한 혼자 하다보니 평소에 시원하게 터지던 데미지도 볼 수 없었고, 특히 후방을 잡기 어려워서 평소에 안쓰던 크리스탈인 전투의 속도를 준비해서 마지막 보스에서 사용했습니다. 최근 아이템 업데이트로 예전보다 치명타 유발 같은 부분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어서, 정밀 타격을 빼고 후방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전투의 속도가 솔플시에는 유용한 것 같습니다.

이 외에는 각종 주문서와 부적, 물약 준비에 약 1~2억 정도 들어간 거 같은데, 과거 샨하 공략에 비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많이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 버틸 수 없는 의문의 데미지 때문에 3월 초 공략은 접어야 했다고…





Q. 그럼 혼자 플레이 시 카상의 클리어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혼자 클리어 하는 데는 3~4시간 정도 걸린 거 같습니다.

사제님의 버프를 받고 잔몹 구간을 진행하면서 떨어지면 다시 나가서 받아오기를 계속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나름 대로의 구간을 나눠 효율적으로 버프를 리필해 줘야 했습니다.

여기에 잠시 정신줄을 놓으면 죽는 일도 많아서 클리어 시간 자체가 상당히 길어졌는데, 아마 죽지 않았다면 절반 이하로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었을 거 같습니다.




▲ 광폭화한 네펜테스의 스턴은 맞으면 죽었다고 봐야 한다





Q. 해당 던전을 공략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역시 마지막 보스입니다.

혼자서는 안되는 더러운 비석 패턴이 있어서 결국은 죽고 자부로 커버하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보스가 비석을 시전하느라 초기화가 되지 않아서 할 수 있었던 거지 만일 안 그랬으면 결국 공략이 불가능한 인던이 됐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패턴이 꼬이거나, 물약을 바로 사용할 수 없는 재사용 대기 시간 중에는 압박감이 컸고, 전멸 패턴에서의 유일한 회피기인 늑골 부수기 타이밍을 잡는데 집중해야 했습니다.

특히 카상에서는 다른 던전과 달리 늑골 부수기의 중요도가 높은 편인데, 비석 광역이나 지진 패턴은 무기 막기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고 해당 스킬을 이용해 회피해야 합니다.

이 타이밍을 연습하기 위해 공개 파티에서 민폐도 많이 끼쳤는데, 당시 혼자 날뛰다가 비석을 맞고 꼬꾸라지는 저를 안쓰럽게 보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 지진(지면) 패턴은 늑골 무적 회피로 통과!





Q. 클리어 당시에 장비 수준이나 세팅, 그리고 스킬(문장) 구성 등이 궁금합니다.

장비 수준은 철기장 바타히르 풀세트였고, 크리스탈은 정밀 타격, 분노의 종결자, 비열한 일격, 도전자의 분노 구성의 국민 세팅이었습니다.

다만 마지막 보스에서는 정밀 타격 대신에 전투의 속도를 썼으며, 스킬이나 문장도 기존에 광전사 분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도핑은 2네임드 까지는 녹테늄과 주문서, 비약, 부적 등을 사용했고, 마지막 보스에서는 리카노르 요리, 영단, 용맹 물약과 평소에는 잘 안쓰던 좀 더 높은 단계의 치위 주문서까지 가능한 모든 것들로 버프 창을 채웠습니다.

이 중에서 용맹의 물약은 재사용 대기 시간이 길어도 빛철기와 바타 철기의 차이를 메꿀 정도로 강력한 버프 아이템이고 핵심이라고 봅니다.




▲ 월아현 유저의 광전사가 사용하는 문장





Q. 사실 지금까지 다양한 파티 던전에 도전해 오신걸로 아는데 그 위업(?)을 알고 싶습니다.

공대 구성이라던가 불가피한 패턴이 있어서 못하는 곳을 제외하고는 상식적으로 가능한 상위 인던은 다 도전했습니다.

황금의 미궁을 시작으로 공상, 멜상, 샨하, 이번에 카상까지 솔플로 공략했으며, 마법사의 요새 상급은 검투사와 함께 2인으로 클리어 했습니다.




▲ 인장 하단에서 그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었다





Q.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어려웠던 던전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던전은 지금은 사라진 버려진 회당입니다.

당시 솔플로는 버거울 정도의 난이도를 자랑했는데, 첫번째 보스부터 운이 따르지 않으면 넘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마법사가 내려와서 광역 공격을 하는데다가 다크 리퍼인가도 존재하고…가능한 방어 세팅과 도핑을 모두 하면 간당간당하게 생존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수십번의 유사한 공격을 버텨야 하는데 단 한 번이라도 크리티컬로 피격되면 버티질 못하고 죽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정말 천운이 따라야 진행이 가능했으며, 그렇게 염소 같이 생긴 비호감 마지막 보스까지 가도 혼자의 힘으로는 시간 제한에 걸려 항상 10% 정도의 딜이 모자라 광폭화를 보고 눕게 되더군요.

아쉬움이 컸으나 어쩔 수 없이 공략을 포기해야만 했고, 지금은 다시 도전해 보고 싶어도 해당 던전을 볼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 버려진 회당의 최종 보스, 염소 카프리콘





Q. 많은 던전을 홀로 공략하다보니 테라의 던전에 대한 아쉬운점이나 개선점, 바라는 부분 등이 있을 거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게임이 성숙기를 지나 황혼기가 되면 초보 유저에 대한 배려 때문에 난이도가 계속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해하긴 합니다.

하지만 기존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컨텐츠나 서비스적인 부분도 유지하거나 끊임없이 제공해 주는 것 역시 개발사의 능력이라고 생각됩니다. 뭐 이 부분은 포괄적인 희망 사항이고, 개인적으로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던전 난이도를 조금 더 세분화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퀴르갈의 동굴도 처음에는 재탕 느낌을 받아서 실망했지만, 계속 플레이하다 보니 컨트롤과 장비 수준을 요구하는 잘 만든 던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난이도 부분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까지 나온 던전중에서 켈사이크 상급(이하 켈상) 난이도가 가장 마음에 들었고, 단언컨대 역대 최고 난이도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물론 이게 직업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클래스들에 비해 힐러는 정말 모든 능력을 요구하는 인던이었고, 해당 던전이 클리어 되는 데는 공개하고 약 한 달이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렵다고 광고한 퀴르갈의 동굴도 나온 지 몇 시간 안되 클리어 파티가 탄생한 것을 고려하면 켈상의 난이도는 딱히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힐러의 능력이 9할을 먹고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만큼, 그 시절을 힐러로 플레이해온 유저들 에게는 잊지 못할 재미있는 인던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 사실 이번 퀴르갈의 동굴도 힐러로 플레이하면 매우 긴장감 있다던 월아현 유저!



어찌 되었든 저 역시 켈상을 서버에서 처음 클리어할 때 그 쾌감은 짜릿했습니다.

특히 공략 초창기에는 딜러, 탱커, 힐러 직업들 대부분이 오샤르 세트로 방어구가 통일되어 있었고, 당시 저는 퀘스트 무기를 착용한 힐러로 공략 파티에 참여했었는데, 장비가 아닌 캐릭터의 컨트롤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던전 공략이 좀 더 즐거웠던 거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의 던전은 부족한 장비로 도전해 아이템을 맞추는 과정이 아닌, 강력한 장비를 앞세워 흔히 말하는 '장비빨'로 던전을 진행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켈상은 개인의 재화를 배제하고 컨트롤 그 자체를 평가하고 단련할 수 있었던 순수한 의미에서의 인던이라고 생각합니다.




▲ 켈상을 최고의 인던으로 꼽은 월아현 유저



개인적으로 테라의 인던 시스템이 이렇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블루홀의 개발 여력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레벨은 계속 정체되어 있는데, 레벨을 풀지 못하는 이유가 캐릭터마다 새로운 스킬을 부여 해야하고, 그 밸런스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상위 인던과 장비들이 계속 쏟아지게 되어 한정된 레벨 구간에서 유저들 간의 장비 수준이 너무 벌어지는 악순환이 반복, 현재 유저가 오버 밸런스가 되는 상황이 온 거 같습니다.

제가 볼때는 빛철 아이템 수준이 지금 최상위 아이템이었으면 좋겠고…그래야 인던 난이도가 맞을 거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테라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한마디 해 주세요.

사람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수집, 어떤 분은 PVP를 즐기며, 저 같은 경우는 어려운 난이도의 던전을 혼자 공략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유저분들도 노력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누가 가능하니 나도 해 봐야지"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 스트레스받으면서 도전하는 것은 추천해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 보면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 많습니다. 어떤 직업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기도 하고, 광전사 같은 직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효율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어떤 직업 구성이라도 캐릭터에 대한 개인의 이해도만 확실하다면 조합으로 인해 던전 클리어가 불가능한 경우는 없는 만큼, 파티 플레이에서 차별 좀 안하고 함께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비주류인 직업분들 힘내시고, 개인적으로 앞으로 추가될 던전은 카상 풍뎅이를 3마리 푸는 한이 있어도 비석 같은 패턴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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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도 솔플 공략이 가능한 던전이 나오면 도전하겠다는 월아현 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