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픽스 대표 이미지가 점점 꺼림직해지는 요즘...

군단 시절 유물 무기와 성물의 부재 때문일까. 기술을 강화할 요소가 줄어들고, 유물 무기가 가진 고유 기술까지 없어진 마당에 티어 방어구를 대체하기 위해 선보인 아제라이트 능력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이번 격전의 아제로스는 그동안의 확장팩을 통틀어 직업 밸런스가 가장 안 좋다고 평가된다.

현재 탱커는 1강 3중 2약이라 봐도 무방하다. 쐐기돌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는 혈죽이 탑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양조와 악탱/보기가 뒤를 잇고 있다. 2약으로 평가되는 전탱과 수드는 아직도 암울하다. 전탱은 방어도 간접 상향이 이루어졌으나 인식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고, 수드는 에메랄드 꿈속으로 들어가 버렸는지 간단한 조정 소식조차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가운데 PTR 28151 빌드에 8.1 때 이루어질 직업 밸런스 소식이 들려왔다. 모두를 멍하게 만든 소식은 현재 1강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혈죽의 하향 소식이다. 상향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직업에 대한 조정은 들쭉날쭉하고, 수드는 언급조차 없는 가운데 유저들은 또다시 모두가 약해지는 조정 사항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복술은 핫픽스와 추가적인 테스트를 통해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가는 중이고, 격냥도 여러가지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냉죽과 부죽의 PvP 밸런스 조정도 곧 PTR에서 만나 볼 수 있을 듯하다.



상향된 전문화 중간점검 - 화법 분전 고술 암사 생냥 파흑

1. 화염 마법사 : 돋보이는 신화 레이드, 쐐기돌은 글쎄...

'코인'이라 부르며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전문화는 단연 화법이다. 현재 울디르 신화 등 385+ 장비를 맞춰 아이템 레벨이 380 이상을 웃도는 화법들의 폭발적인 딜링이 눈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2차 스탯으로 얻는 특화 수치가 더 높아질 것인 만큼, 화법의 딜은 냉법의 유틸을 잊게 할 정도로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쐐기돌은 냉법, 단일 네임드는 비법이라, 화법은 이를 아우르는 형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마법사들은 아제라이트 능력 초기화 비용이 더 부담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 10/19 15시 기준 WCL에 집계된 탈록 신화 1~10위, 중국 유저의 화법이 눈에 띈다


2. 분노 전사 : 쐐기돌에서 강세, 레이드는 보통

스스로를 속된 말로 분뇨라 지칭하는 이들이 많은 분전 역시 할만해 졌다는 반응이다. 심크 데이터만 놓고 보면 단일 딜링은 무기보다 분노 특성이 더 높게 집계된다. 현재 울디르 네임드 특성상 2타켓 딜에 강한 휩쓸기를 비롯하여 칼날폭풍, 그리고 확실한 마격탐 때문에 무전이 레이드는 더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꾸준히 강력한 5타켓 광딜 덕에 쐐기돌에서는 분전이 한 수 위라는 반응이 많다. 무모한 희생의 너프, 오딘의 격노와 투신의 삭제 등 광전사의 이미지가 퇴색한 모습이지만, 격아 초반 너무 우울했던 탓인지 어느 정도 만족하는 모습이다. 단지 필러 기술로 소용돌이를 자주 사용해야 하는 점에 대한 개선과 함께 '충격파'를 되돌려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 오딘님, 오딘의 격노는 둘째 치더라도 충격파 좀 다시... PvE에서만 쓸게요


3. 고양 술사 : 좋아지는 쐐기돌 딜러로서의 인식, 투기장 강세, 하지만 레이드는...

인식 때문인지 고술은 레이드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쐐기돌과 PvP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단일 딜은 다른 직업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편이지만, 경화나 무리 주간에 높은 딜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PvP는 1차례 하향이 됐어도, 물몸이라는 약점을 보완할 강력한 지속딜을 바탕으로 '전고+힐' 조합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딜의 핵심은 폭풍의 일격과 용암 채찍, 그리고 평타 공격이다. 평타 비중이 높은 것은 고술과 분전의 강점임과 동시에 리스크이기도 하다. 군단 별의 궁정 막넴 드랍 반지처럼 평타 공격이 증가하거나 이와 관련된 아제라이트 능력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 3:3에서 15위 내에 고양 술사가 2명 분포중, 물몸을 무색하게 하는 폭딜이 장점


4. 암흑 사제 : 쫄딜만 좋아진거 같은데...

비록 작은 변화라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정말 눈에 띄지 않은 변화 때문에 속상한 마음만 더한 것이 아마 지금 사제들의 심정이리라. 세팅이 잘 된 암사는 신화 레이드 특정 네임드에서만 공대 평균 DPS와 비슷한 수준의 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큰 메리트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쐐기돌에서의 입지도 마찬가지. 차라리 힐로 특성을 변경하여 편하게 던전을 돌겠다는 이들이 많다.

필러(공허의 채찍) 기술의 상향에 눈에 띄지만, 사실 필러 기술을 많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DPS가 떨어지는 것은 여러 전문화의 문제임과 동시에 주력 기술의 상향이 필요하다는 말과 같다. 특정 구간에서 공허의 채찍 딜 비중이 높아진 것 때문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반응이다. 해외에서는 차라리 암사가 레이드에서 1자리를 고정으로 차지할 수 있게끔, 공격대 측면에서 암흑 마법 대미지 증가를 비롯하여 과거처럼 힐러의 마나 회복을 보조하는 등 시너지를 보완하는 형태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 가끔 이 시절의 유물 무기와 잘아타스의 속삭임이 그립기도 하다


5. 생존 사냥꾼 : 단일 딜만 좋네?

레딧에서 모든 직업/전문화 중에서 군단과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더 좋아진(?) 전문화라고 말한 유저가 기억에 남는다. 쐐기돌이나 레이드에서 1자리를 차지하는 건 사실상 매우 어렵지만, PvP에서는 꽤 쓸만하다는 반응이다. 투기장에서 무전이나 고술과 조합한 2근딜 조합에서 솔쏠히 재미를 보고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하여 레딧과 해외 포럼 등을 살펴봐도 생냥에 대한 피드백을 찾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더 나아진 살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부족한 광역딜만 보완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생냥의 광역딜을 손보기 전에 격냥의 광역딜을 조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견도 있었다.

▲ 10/19 15시 기준 WCL에 집계된 탈록 신화 - 생냥 부분 DPS 순위


5. 파괴 흑마법사 : 적은 무리를 처치할 때 보여주는 확실한 파괴력

고흑이 보여준 모습이 너무 좋아서 그렇지 파흑도 그에 못지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부분은 국내와 해외 유저들 사이의 의견이 좀 엇갈리는데, 가속과 장신구 세팅이 잘 된 파흑은 무빙이 적을 때의 파괴력이 정말 좋다는 것이 유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말은 무빙에 취약하다는 것. 특히, 파흑 스스로의 무빙도 제약이 따르지만, 쐐기돌 고단에서는 탱커의 드리블이 기본인데, 이감이 유지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재앙과 불의 비의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아제라이트 세팅까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아직 모든 부분이 연구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투기장에서는 신기(오숙)와 함께 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 혼돈의 화살 관련 아제라이트 능력만 보강되면 잠재력을 더 폭발 시킬 수 있을듯 한데...



상향을 기다리는 전문화 - 냉/부죽 격냥 정/복술 징기

특화 수치에 따른 회복량이 조정됨에 따라 현재 복술도 할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이템 레벨에 따라 증가하는 2차 스탯이 더 높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복술의 가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정신 고리의 토템을 삭제하지 않는 이상 복술이 다시금 복황상제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가운데 PTR에 추가적인 상향 소식까지 들렸다. [연쇄 치유]의 치유량이 주문력의 140%로 증가하고, 근처 아군 2명에게 전달된다. 최대 5타겟 회복에서 3타겟 회복으로 줄었지만, 첫 대상의 치유량이 증가함에 따라 위급한 순위에 따라 즉각 대응해야 할 힐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복술의 광역힐 능력을 퇴화시키는 하향이 될 수도 있지만, [만조] 특성으로 일정 마나를 소모할 때마다 다음 2번의 연쇄 치유에 20%의 추가 치유 효과를 부여하고, 전달될 때 치유량 감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더 확실한 유효힐을 챙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RaiderIO에 집계된 쐐기돌 전체 힐러 분포율, 격아 초반 3%였던 복술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

격냥은 다소 애매하다. 아직까지는 상향이라 보기는 다소 애매하고, 실제 라이브 서버에 반영된 결과를 바탕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현재 조정은 단순 딜싸이클이 바뀐 정도라는 의견이 많다. 국내에서는 부족한 광역딜을 메꿀만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해외에서는 단일딜과 함께 확실한 2~3타겟 딜이라도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군단 때처럼 이와 비슷한 수준의 광역딜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격냥의 광역딜이 유독 군단 때 좋았던 편에 속하고, 또 대부분의 직업/전문화가 군단 때의 매너키즘을 버리는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에 확실하게 '특징'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와 함께 징기는 [천상의 폭풍] 상향으로 2% 부족한 광역딜이 조금 메꿔질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냉죽과 부죽은 PvP에서의 상향과 함께 정술의 대대적인 개편도 예고되어 있다.

☞ 8.1 혈죽 너프 등 PTR 28151 build 직업 변경점 (바로가기)

▲ 라면딜이 가능했던 고평 매크로, 가끔 이 시절이 그립... 아니, 군단 격냥이 그립다!



탱커 1강 3중 2약 체재 - 하향 예고된 혈죽, 조정을 애타게 기다리는 수드

▲ RaiderIO에 집계된 쐐기돌 전체 탱커 분포율, 10단 이상은 혈죽이 70%에 육박한다

사실 어느 확장팩에서든 탱커의 성능과 효율에 대한 문제는 늘 함께했다. 군단 때는 양조를 보기 어려웠고, 방패 탱커인 전탱/보기와 높은 체력과 방어도, 회복력을 지닌 수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격아는 혈죽이 쐐기돌/레이드에서 두루 쓰일 뿐만 아니라 전장에서도 부분적(노래방 깃수, 난투 등)으로 좋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이어서 상향된 양조와 함께 악탱이 특유의 기동성을 바탕으로 레이드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울디르는 혈죽/양조 조합이 매우 흔하게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혈죽의 너프가 예고됐다. 현재 PTR 28151 빌드에 적용된 패치 내용에 따르면, [3차 대전쟁의 역전용사]의 방어도 15% 증가 효과가 삭제된다. [죽음의 요새의 결의] 효과가 발동하는 생명력과 받는 피해가 35%에서 30%로 낮아졌다. 여기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방어도 15% 증가 효과 삭제다. 물리 대미지 감소 10% 정도의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기에 레이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쐐기돌에서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쐐기돌 고단 랭킹을 살펴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온통 혈죽으로 도배되어 있다. "특정 직업/전문화가 어느 분야에서든 독점하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다"는 블리자드의 과거 발언을 생각해보면, 분명 조정되어야 할 사항이긴 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블리자드는 강한 직업을 하향하는 형태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이미 간접 조정이 이루어진 전탱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드에 대한 조정은 언급조차 없다. 수드 특유의 재생력과 함께 광역딜에 대한 보완만 해준다면 다시 비상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힐러는 지속적인 조정으로 밸런스가 맞아가고 있지만, 탱커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블리자드가 다른 전문화보다 더 관심을 갖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우르솔의 크나 큰 축복이었던 우르솔의 징표가 시급한 수드

※ 자료 출처 : wcl, raiderio, 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