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병불님은 지인에게 물으셨읍니다.

"목요일 영웅팟 흑마로 올거에여 신기로 올거에여"
"헬이면 신기로가고 클린이면 흑마로가죠"
"그럼 흑마로 오시면 되겠네요"
"달초보니까 힐선수 얼마없는데 걍 신기로감 ..."

병불님은 이 지점에서 살짝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을뻔했지만

사실 병불님의 파티가 3탐안에 여차저차 올킬하긴 해도
모든 구간에 걸쳐 은은한 헬냄새를 풍기는 그런 곳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ㅇㅈ하는 부분이었으므로
마음에 큰 상처가 남지는 않았읍니다.

이런 마음수련법을 전문용어로 '인정하는 정신승리'라고 합니다.
남이 "님 파티 헬팟이에요" 할때
"뭐? 나 3탐 안에 올킬하거든? 쒸익 쒸익 ..." 하면 족도 아닌걸로 자존심세우는 병신이 되지만
"ㅇㅈㅇㅈ 헬팟 ㅇㅈ~" 하면 쿨가이도 되고 기분도 보전할 수 있읍니다.

여하튼.
흑매봅사님이 3시팟을 엘리굴단부터 갔는데 1시간째 굴단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속의 심술보따리가 약간 풍족해지는 느낌입니다.
막 이 문장을 쓰는 찰나 굴단님이 드러누워서 아쉽긴 하지만 
위대하신 대식물학자 수라마르의 현자 더 트루 보타니스트 텔아른님이
파티를 마저 조져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