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게시글의 제목이 너무 길어서 뒤의 부분이 안보이네요. 거 제목을 좀 줄이던가 해야겠습니다.
아무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할 말이 있는데요. 이 게임을 말아먹은 3개의 아이템은 강화의 룬, 인첸트의 룬, 큐미의 회복포션이고, 3명의 NPC는 퍼거스, 브린, 거래소 돼지입니다. 매혹의 룬은 아니에요. 룩딸은 유저의 지갑을 말아먹을지언정 게임을 말아먹지 않거든요. 아 물론 키트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2.포션

마영전을 가장 쉽게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타임머신과 새뇌장치를 만들어서, 큐미 발매 전으로 시간이동을 한 뒤, 큐미를 계획한 놈의 머리에서 큐미를 지워버리는 것이죠. 이 큐미라는 놈이 마영전을 뒤틀리게 한 원인이기도 하거든요.
살아남은 그 어떤 헌팅 액션 장르의 게임중에서 부활탬을 팔 지언정 체력을 채우는 포션을 돈주고 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체력 상한선이 고정되어 있어서 마시면 언제나 그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거나, 아니면 체력 회복 아이템이 체력에 비례해서 회복시키거나. 그런데 마영전은 아닙니다. 마영전 초창기에도 생명력 포션은 400을 채워 줬습니다. 유저의 피통은 기껏해봐야 3000 미만이었죠. 근데 지금은 체력이 7000에 육박하는데 여전히 생명력 포션은 400을 채워 줍니다. 왜냐하면 큐미가 존재하는 한 다른 포션들을 버프를 할 수가 없거든요. 네? 고급, 상급 생명력 포션이요? 한판 돌아서 수리비 건지면 다행인 게임에서 상급 생명력 포션 10개, 그러니깐 체력 7500, 버튼 때기 잘해서 체력 13000 채우면 바로 적자가 납니다. 그 동안 한대라도 처맞으면 3개쯤 더 먹어야 하죠. 이렇게 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현금이 있는 유저는 좀 맞더라도 큐미 몇개 먹으면 체력이 다 차는데
현금이 없는 유저는 좀 맞아서 포션 5개즘 들이키다 보면 수익은 없는데 공격은 처맞아서 다시 포션 3개쯤 더 먹어야 합니다!
이건 캐쉬가 있으면 던전을 쉽게 꺤다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캐쉬로 던전을 깨는 거지. 던전이 자본주의의 돼지에요! 액션 프리미엄은 무슨, 머니 프리미엄이겠지!
그렇다고 해서 큐미를 내버려 두고 다른 포션을 버프했다가는 게시판이 폭발할겁니다. 키트에 들어있는 아바타 뽑겠다고 돈을 퍼부어서 인벤토리에 콜헨 선착장 앞의 강을 딸기맛으로 물들일 수 있는 만큼의 큐미를 가진 유저가 한둘이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 두면 지금도 매우 적은 수의 뉴비들이 말라 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게임에 돈을 때려 박아서 그만큼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뉴비들은 일단 방어력도 딱히 높지 않을 것이고, 그만큼 더 많은 피해를 받으면서 더 많은 양의 포션을 들이켜야 할테니까요. 이 게임에 아직 남은 뉴비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3. 장비.
3-1.강화-운빨묵시록 망전-
다른 게임 장르는 잘 모르지만 이런 헌팅 액션 장르의 게임에서 무기의 위치는 대략 이렇습니다.
[일단 얻게 되면 머리속에서 찬란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실 마영전은 해당 안되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60제 던전은 60제 무기를 사서 가고 70제 던전은 70제 무기를 사서 가고, 80제 던전은 90제 무기를 사서 가니까요. 이게 상당히 느낌이 다른데, 대충 다른 게임에서는 전투 끝나고 헉헉 거리고 있을 때 띠리링 하는 느낌과 함께 인벤토리에 까꿍 하고 등장을 하며 끼얏호! 드디어 먹었다! 를 외치는 반면 마영전은 그런게 없습니다. 그냥 지긋지긋한 반복 작업을 해서 얻은 골드를 들고 거래소나 거래 게시판을 붸에에 하면서 처다보다가 쓸만한 것이 나오면 버튼을 누르거나 대화를 걸어서 돈을 지불하면 골드가 또로롱 하고 사라지고 그 자리에 언놈이 만들었을지 모른 무기가 들어오는 것이니까요. 풀 인첸트. 10강의 장비가요.
어떻게 보면 마트에 가서 우유를 골라 사는 것이 더 즐거울 정도입니다. 그건 적어도 뒤에 있는, 조금 더 유통기한이 긴 우유를 골랐다는 뿌듯함과, 우유에 대한 감칠맛의 기억, 그 모든 것이 3000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컨텐츠가 되겠네요.
뭐 그런 요소가 싫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미쳐서 정보글만 올라오면 댓글로 22/200이 달리는 이 악명 자자한 망겜을 시작한 뒤, 캐릭터 이름을 A로 지었다 합시다.
A는 열심히 게임을 했습니다. 초반 퀘스트에 돈도 안줘서 말라 죽어가고 있었지만 용캐도 빨간 곰돌이, 하얀 곰돌이, 하얀데 얼굴이 빨간 곰돌이 셋들을 맞춰가며 60제까지 꾸역꾸역 맛췄습니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죠. 저같으면 접고 다른 게임 하러 갔을겁니다.
뭐 어떻게 되었든 간신히 70까지 올린 A는 같은 레벨대의 사람이 없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은 90제 장비를 끼고 룰루랄라 하며 다니는 것을 본 A는 혼자서 기적같은 컨트롤과 환상적인 질주 포션 태크닉으로 그 머나먼 황혼의 사막을 돌고 돌아 엿같은 상급 철광석과 고급 철광석을 최고철로 연성하고, 공격은 안보이는데 더럽게 아픈 보스 9마리를 맵마다 때려 잡아대며 모든 재료를 모아 나이트호크를 만들었습니다! 와아. 짝짝짝,
근데 이 게임은 만들었다고 땡이 아니죠. 방심을 할 수 없습니다. 퍼거스와 브린과 함께 운빨 대결전을 해야 하거든요. 기본이 10강이니깐. 80제 레이드에 가려면 어떻게든 10강에 인첸트는 붙여야 하니깐.
1-실패.물론 이 게임에 현금을 써야 하나 고민하던 A는 9강에서 폭발한 잔해를 들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존재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캐삭당했거든요.
2-실패.기적같이 9강까지 올라온 나이트호크는 10강에서 폭파당했고, A의 존재 또한 폭파당했습니다.
3-실패. 10강 나이트호크를 얻은 A는 간신히 히어로 모드를 돌며 야망을 먹었지만. 그 기적같은 운도 야망을 얻는 선에서 끝났는지 40퍼센트를 뚫지 못하고 지금까지 얻은 모든 것을 끌어안고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거기다 쓴 마법가루, 지금까지 레벨업하면서 간신히 모은 것들인데!

사실 A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마치 신이 내려온 것 같은 요소을 가지고도 이 게임은 답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게임을 하러 갈테니까요. 저 위의 가정은 보이지 않는 이그리엄의 패턴을 보고, 그 기나긴 황사의 맵을 돌면서 지치지 않는 유저의 죽이는 스테미너, 그리고 5번 돌면 쫑나는 피로도를 가지고 40개의 최고철을 모은 죽이는 운빨을 모두 가졌지만, 50퍼센트X50퍼센트X40퍼센트=5퍼센트의 확률을 뚫지 못하고 지금까지 게임 내에서 얻은 모든 증거를 잃은 체 개운하게 다른 게임을 하러 가겠지요.
그럼 이제 다른 게임을 한번 봅시다. 먼저 몬헌.
1.A는 열심히 달려서 정말 멋져보이는 드래곤을 때려잡아서 무기를 만들었습니다.
2.하지만 불속성에 약한 몬스터를 수월하게 때려 잡으려면 레어 아이템이 필요하네요? 더 잡습니다.
3.더 잡습니다.
4.염병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징그러운 날도마뱀새꺄.
5.20번의 전투 끝에 드디어 탬이 나왔습니다! A는 개운하게 장비를 강화시켰고, 이제 그 장비로 불에 약한 다른 몬스터를 쉽게 잡을 수 있게 되었네요. 축하해요. A! 그 몹도 20번 정도 잡으면 하나는 뱉을 거에요!
통상적으로 몬스터헌터에서 레어탬을 얻을 확률은 1~3퍼센트입니다. 하지만 레어탬을 뱉는 방식으로 재대로 잡는다면 5번은 그 확률을 돌릴 수 있고, 그 뒤 보수창에서도 일단 5번정도의 확률은 돌아가죠. 이렇게 되면 한판에 하나를 먹을 수 있는 확률은 20퍼센트씩이나 되죠. 게다가 일일 레이드 제한도 없습니다. 그냥 나올때까지. 내가 죽나 너가 더 많이 죽나를 외치면서 달리면 됩니다! 대신 그 짓거리를 매번 해야하지만, 뭐 원래 장비 맞추는 게임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지금 지금 하고 있는 게임. 판타시스타온라인 2를 봅시다.
A는 어떻게든 12성 장비를 맞췄습니다. 사실 어떻게든이라 했지만 그냥 새로 추가된 미션 목표지를 먹고 자신과 같은 레벨대의 유저들이 바글바글한 미션에서 돌아다니기만 해도 하나씩 뱉었지요. 어쨌든 이제 12성을 맞췄으니 마지막으로 13성을 맞출 시간입니다.
1-1.그러니깐. 돌 100개만 모으면 최종 장비를 주는데, 그게 지정 시간 예고 미션 뿐만 아니라 지금 있는 이 기간한정 미션을 돌면서 얻는 뱃지들로도 교환이 된다고요? 그것도 최종 난이도가 아니라 그 직전의 난이도에서도 나온다고 합니다.
1-2.진짜네요. 와아. 원래 쓰고 있던 무기보다 20퍼센트는 더 강력하네.
물론 그렇게 쉽게 얻은 무기는 실제 데미지가 좀 떨어진다 뭐다 하지만 적어도 12성보다는 강하고, 덤으로 인첸트가 쓰기 편할 정도는 되어 있기에 뉴비에게 별 문제는 되지 않죠.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다른 장비를 맞추게 될 것입니다. 더 강력한 장비를 원하던, 더 다루기 힘들지만 특색있는 장비를 원하던 말이죠.
그런데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다른 방법 또한 알아봅시다.
2-1.근데 이번 주에는 지정 시간 예고 미션이 한두번밖에 없습니다. 그럼 조금 얌체지만 최고 난이도에 다른 지정 시간 레이드 미션을 돌아서 포인트를 채우는게 좋겠어요. 12성 들고 가니 조금은 미안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2-2. 와, 내 옆에 있는 사람은 10성 장비를 들고 왔네...
2-3. 하지만 그 10성 유저도 나름 열심히 싸우고, 대부분이 다 12성은 끼고 있기에 미션 끝까지 수월하게 진행되고 나서 최종전에서는 메카닉을 타고 싸웁니다. 캐릭터 스팩과는 전혀 관계 없이 강력하죠. 저쪽의 13성 풀 인첸이나 10성 장비를 낀 뉴비나 똑같이 강력.
[이 녀석에 대해서는 라이트함과 난이도에 대해서 마영전을 깔 때 설명하겠습니다.]
2-4 그렇게 2번 돌 수 있는 미션을 일주인간 돌아서 13성 장비를 얻었습니다! 물론 이 상태에서는 오히려 지금 끼고 있는 12성보다 약하지만, 장비에 다른 장비를 먹여서 강화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으로 무기의 레벨을 올리면 강해집니다. 다만 그렇기 위해서는 게임내 머니가 400만원은 필요한데...
2-5 아, 이 게임은 일주일에 기본으로 퀘스트 클리어 보상으로 250은 넘게 벌 수 있죠. 쉽겠네요!
사실 판스온2 또한 마영전처럼 강화를 확률놀음으로 했었습니다. 다만 무기가 터지지 않고, 강화를 한번 하는데 20만원이 들지만 일주일에 250만씩 퍼주며 강화 레벨이 10까지 제한되어 있으며, 실패하더라도 강화 단계가 떨어지지만 잡탬을 갈아 만든 화폐로 완화할 수도 있고, 강화 확률이 50퍼센트지만 역시 잡탬을 갈아 넣은 화폐로 80퍼센트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PSO2는 그것조차 하드하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강화 단계가 떨어지는 것이 뉴비를 빡치게, 그리고 게임을 접게 만든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PS4판을 발매하면서 다른 무기를 재료로 넣어 강화 단계를 올리는 새로운 방식을 내보냈고, 이는 한달만에 동접자 달성 이벤트를 11만,12만,13만을 할 수 있게 해준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1번 루트를 타던, 2번 루트를 타던 A는 거래 불가능한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최종 난이도에 가서도 꿀리지 않는 모습으로 다닐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어디까지 꿀리지 않는 것이지 전투를 주도하려면 조금 많이 더 자신의 클레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야 할 테고, 어디까지나 옵션일 뿐인 인첸트에도 손을 대야 하겠지요. 하지만 저 장비를 들고 있는다 해서 내쫒기는 일은 없어요.

이런 헌팅 액션 장르의 게임은 사실 수가 매우 적습니다. 흥하거나 장수하는 게임은 더더욱 적죠. 하지만 이렇게 흥하고, 멀쩡한 게임들을 비교하면 마영전의 문제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장비를 직접 만들어서 구하는 것은 힘들고, 그 장비를 쓸 수 있는 단계까지 올리는 것은 더더욱 힘들 뿐만 아니라 순전히 랜덤인데다 한번 실패하면 끝이기에 사람의 기분을 쉽게 상하게 하며, 현금으로 얻는 것은 너무나도 쉽지만 그렇게 되면 이런 장르의 게임을 하는 의미 - 그 전단계의 무기로 다음 단계를 얻는 즐거움 - 을 순식간에 박살내죠. 이 점을 고치지 않는 이상 마영전에 뉴비는 없습니다. 아니, 이 점을 고치더라도 뉴비는 없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시장은 좁고, 그렇기에 이 게임을 다시 받을 사람은 이 오래된 게임의 과거의 명성을 듣고 한번씩은 찾아왔다가 이골이 나서 떠난 사람들밖에 없으니까요.

나중에 3부로 찾아오겠습니다. 한때는 설정집을 살 정도로 사랑했던 게임으로써 이 게임의 많은 단점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공감해 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