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잠은 안오고 밑의 글을 보니 중세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적어봅니다 태클 환영


1.왜 중세가 암흑시대일까?

흔히 중세를 암흑시대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기독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기독교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틀린 답입니다.
로마시대가 인류문화의 황금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유럽의 모든 문명권이 공용어를 가진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어 완벽한 치안과 법으로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 혹은 로마의 의한 평화)라고 하는데 3세기부터 시작된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팍스 로마나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 결과 유럽 전체를 연결하던 네트워크가 무너지고 문명세계가 파괴당합니다.
이것이 어떤 영향을 끼쳤냐면 먼저 상업이 붕괴 됩니다. 화폐, 도량, 도로의 소실등도 이유지만 마을 울타리만 벗어나면 무법지대라 전처럼 대륙과 국가를 누비는 상업은 불가능해집니다. 그러자 자연히 국가간의 교류가 줄어들고 문화 전범위에 걸친 침체기가 찾아옵니다. 로마시대 건축에 사용한 석재는 동방의 석재들이었는데 더이상 석재무역이 불가능해지자 기존건축물을 분해해 그 재료를 사용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2.중세와 교회와의 관계

중세의 시작은 로마가 멸망한 5세기 이후 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중세=교회사' 라는 생각과는 달리 교회(로마 천주교)가 우리가 생각하듯이 맹위를 떨치게 되는 것은 9세기 무렵부터 입니다. 8세기 까지 로마 교황은 베드로의 후계자, 콘스탄티누스황제의 문서(조작된 문서)등을 근거로 교황의 권위를 주장하지만 당시 로마는 동방의 대교구(비잔틴, 안티오크, 알렉산드리아)에 비하면 변방의 힘없는 교구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의 등장으로 안티오크, 알렉산드리아가 함락되고 프랑크 왕국이 정통성 확립을 위한 파트너로 로마 교황을 선택함에 따라 교황의 권위가 급속도로 상승합니다. 그리고 그 후는 잘 아는데로 트롤링...


3.중세의 국가관

국경나누기를 좋아하는 현대인들은 중세시대에도 국경을 열심히 그려놨지만 현대적인 국가개념이 들어선 것은 17세기 30년 전쟁 이후 베스트팔렌 조약에 이르러서 입니다. 즉 5세기부터 천여년간 유럽에는 확고한 국가관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자신이 속한 장원 그 이상의 세계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사들또한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강한 영주의 밑에 들어가는 것일 뿐이지 국가는 중요한게 아니었습니다. 5등작 중 공작은 거의 국왕과 맞먹는 힘을 가졌고 잉글랜드나 프랑스의 국왕이 직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지역은 자기 직할의 몇 몇 영지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운용할 수 있는 병력은 얼마되지 않았고 국가간의 전쟁이라 해도 그 규모는 수백~수천의 초라한 싸움이었습니다. 2세기 로마의 상비군이 20~30만이었고 트라야누스 황제가 다키아(동유럽)나 파르티아(중동)을 정벌할때 십만 이상의 군대를 동원했던 것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었습니다. 전 유럽의 힘을 모은 십자군 병력이 2~3만 수준이었던 것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4. 그 외 몇가지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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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가 받은 재판을 중세 무지의 아이콘 처럼 생각하는데 이는 꽉막힌 아집 때문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 때문입니다. 당대 사람들의 과학으로는 지동설보다 천동설이 합리적이였기 때문에 천동설이 득세하였던 것이지 단순히 교회가 지동설을 핍박한 것이 아닙니다. 당시 지동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천체의 움직임이 많았고 이는 케플러시대에 이르러서야 해결이 된다고 합니다. 진화론도 마찬가지인데 다윈이 미친듯이 욕을 먹은 것은 진화론 자체 때문이 아니라 목적없는 무작위적인 진화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오히려 진화도 하나님의 의도한 것이라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과학 혁명의 구조' 라는 책을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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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 유럽 침략을 멈춘것이 단순한 행운이라 생각하는데 나름대로 유럽의 자주국방(?)이 있었습니다. 제 7차 십자군 전쟁때 프랑스 루이9세가 이집트를 공격하다 실패합니다. 그러나 이는 이집트(당시 아이유브왕조)에도 타격을 주어 반란이 일어나 맘루크왕조가 들어섭니다. 그리고 이 맘루크 왕조가 아인잘루트 전투에서 서쪽으로 달려오는 몽골군을 박살냅니다. 이 전투를 계기로 몽골은 근동쪽을 다시는 침략하지 못하고 유럽정벌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즉 십자군 트롤링의 나비효과로 유럽을 지킨 결과가...(?!)








생각 나는걸 주저리주저리 적다보니 조잡한 글이 됐네요ㅠ 그냥 재미로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