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상계,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저는 아프리카나 천상계 관전을 많이 하는데,

그 미쳐 날뛰는 천상계 랭커들도 실수를 많이 합니다.



피들을 보고 미니언이 공포에 질려 도망간다든가,

트페가 궁 타고 와서 신한카드를 꺼낸다든가,

눈 앞의 미니언을 그랩한다든가 하는거 말이죠.



천상계도 인간이 사는 곳이라는걸 알게됩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인생을 투자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실수하는 정도면,

일반 브론즈나 실버 유저들은 오죽하겠냐고.





그 뒤로부터 실수를 봐도 뭐라고 안합니다.

논타겟을 못맞추더라도, 아무무 궁이 빗나가더라도, 골카를 미니언에 박더라도.


물론 인섹킥을 하는데 아무무나 말파를 데리고 온다면

다음부터는 원딜을 지키는데 리신궁을 써달라고 부탁은 하지만,

욕이나 비난은 하지 않습니다.


천상계 플레이도 실수나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데,

남들도 제 플레이를 본다면 부족할게 뻔하거든요.


서로 답답한 마음은 있더라도, 우리는 예의를 차리는 겁니다.


모두에게 즐거운 게임을 위해서 말이죠.




#2. 부케 듀오를 하면서 느끼는 것




지인과 부케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지인은 다이아, 저는 플레)


실버 1~3구간에서 골드 보상을 위해 듀오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압도적으로 게임을 케리하는 경기가 자주 나왔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서 상대편 채팅을 보면 가관입니다.



씨@*은 그냥 추임새고 인신 공격은 물론 어머니의 안부까지.


그 대상은 보통 다이아의 희생양이 된 상대 라이너...



천상계에서도 레벨 2 차이나고 cs 더블 스코어가 나오는 라인전이 꽤 많습니다.

스노우볼링이 압도적으로 굴러가기 때문이죠.


하물며 부케와 대리가 판치는 요즘. 

골드vs다이아 라든지, 실버vs플레티넘 라인전은 흔합니다.


당연히 현지인은 실력차이로 말릴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 팀원들은 kda만 보고 노답이라고 말합니다.


내 라인이 아니니까, 상대 라이너의 실력을 모르는거죠.


그리고 한타 때 "와 씨*** 똥때메 커서 게임 망했네"라고 말합니다.



그냥 상대 라이너가 잘하는겁니다.


다이아가 와서 게임을 하니 상대방이 터지는 겁니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상대팀은 그저 서로 욕하기에 바쁩니다.


팀운이 똥이라면서.







#3. 불행은 누군가에 국한된 게 아닙니다.







당신은 탑 레넥입니다. 근데 상대방 리븐의 무빙과 평캔이 범상치 않습니다.


솔킬을 따이고, 타워 허깅하는데 들어와서 궁점화로 따고,


cs도 못먹게 완전히 견제를 당합니다.



리븐이 사라져서 cs 챙기기 바쁜데,

어느새 리븐이 미드에서 정글과 미드 더블킬을 냅니다.


아군이 열심히 제 안부를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사람##냐고 물어봅니다. 대리는 얼마를 받았냐고 물어봅니다.


빡칩니다. 아니 정글##가 탑 한번도 안쳐오는데 어떻게 하냐고 키보드를 두드리지만,


팀원들의 조롱과 멸시, 욕설만 돌아올 뿐입니다.







사람은 돌팔매질을 당하면 피가 납니다. 하물며 팀원 전체에게 글팔매질을 당하면 피눈물이 납니다.




전판은 당신과 팀원들이 똥 싼 사람에게 욕을 했지만, 다음 판에는 당신이 욕먹는 대상자가 되는게 롤판입니다.


한번 당하면 식은땀이 납니다. 게임 내내 욕하고 싸우면 씩씩 열받습니다.


재미있어야 할 게임이 부담이 됩니다.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게임이 스트레스 덩어리가 됩니다.









#4. 당신은 왜 롤을 하십니까?




당신이 롤에서 재미를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제가 롤에서 재미를 느낄때는 게임을 케리할 때입니다.


18킬 1데스 8어시. 흔히들 말하는, 멱살을 잡고 아군을 버스를 태운 판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승리에 고취되어 뿌듯한 마음으로 딜량을 체크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재미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아군과 호흡이 척척 맞게 팀플레이를 해서 게임을 승리할 때입니다.



불리한 바텀 라인전을 "좀더 버텨보죠"하며 갱이나 귀신같은 cc연계로 풀어낼 때.


글골 1.5만 차이나는 게임을 기적같은 바론 스틸과 한타로 뒤집어 낼 때.


아군 4명이 어떻게든 억제기를 버텨내는 동안 스플리터 한명이 쌍둥이를 부술 때.


한명이 나간 경기를 4:5 역전승으로 이길 때.





기적같은 승리와 함께

"와 이걸이기다니"

끝나고 나서 훈훈하게 칭찬을 돌릴 때.



팀워크와 더불어 진정한 승리가 이루어 졌을 때

온몸으로 그 승리를 만끽하며 뿌듯함을 느낍니다.








당신은 왜 롤을 합니까


케리를 위해서입니까? 

이기기 위해서입니까?

팀워크를 맛보기 위해서입니까?





행동은 부매랑처럼 돌아옵니다



우리가 팀원들 욕을 하며 만들어낸 롤 공간은 언젠가 당신에게 돌아오며,


칭찬과 팀워크로 훈훈하게 만들어낸 공간은 언젠가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당신은 어떤 곳에서 League of Legend를  하고 싶습니까?

아니면 한가지만 더 물어봅시다.



나중에 자녀가 게임을 한다면, 당신은 어떤 게임 환경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