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중요한 전제를 하나 깔고 들어가겠음. 본인은 모든 메타의 변화는 바로 원거리딜러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함. 다른 포지션과 다르게 원딜은 오직 원거리 특기를 가진 챔피언만 자리함. 다른 포지션은 탱커 AP딜탱 딜탱(탑) AD암살자 AP암살자 AP누커(미드) 등등 다양한 챔피언이 갈 수 있는 포지션이라 원딜에 비해선 패치 한 번에 변화점이 큼. 즉, 다른 포지션에 비해 원딜 포지션은 메타의 변화가 적기 때문에 원딜이 어떠냐에 따라서 다른 포지션의 메타가 따라가는 그런 순서로 메타가 변화 했다고 생각함. 그래서 본인은 원딜의 변화점부터 정글캐리메타를 분석하려고 함.

 

 말이 많았던 최후의 속삭임 방관이 너프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하드캐리 챔피언들 말고는 탱커를 녹이는게 정말 어려워 졌음. 그렇다고 하드캐리 원딜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던게 신속의장화를 기반으로 해서 롤챔스 상위권 팀이 보여준 초중반 합류전 단계, 소규모 국지전 단계가 예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음. 하드캐리 원딜은 대게 그런 단계에서 힘을 못썼고, 초중반 단계에서의 스노우볼이라면 프로팀 다마챌에선 스노우볼 굴리기에 충분했었으니깐.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정글캐리 시대를 설명하기엔 증거가 부족함. 일단 원딜이 예전보다 약해진건 사실이지만, 미드 탑이 그 딜을 매꾸고 정글 서포터가 탱킹을 담당하면 되기 때문이었음.

 

 그럼 왜 미드 탑이 부족한 원딜의 딜을 매꾸지 못했을까?

 

 첫째로 탑은 태생상 불가능함. 같은 딜이라고 해서 원딜이랑 근딜이랑 같다고 생각하지 않음. 탑에서 딜을 매꾸려면 AP딜러나 근접딜탱이 가야되는데 이들은 원딜과 성격이 다름. '안정적인 지속딜' 이 불가능함. AP딜러는 스킬 퍼부으면 끝, 근접딜탱은 포커싱당해서 죽을 위험이 있기 때문. 거기다 원딜의 후반 캐리력이 약해졌다면? 당연히 탑에 탱커를 기용하는게 맞는 이야기임. 나중에 가면 나 잡을 놈이 없걸랑.

 

 그렇다면 미드는 왜 안되었던 걸까? 내 생각에는 바로 타이밍 때문이었다고 봄. 프로들은(혹은 상위권 유저들은) 타이밍이란걸 상당히 신경 씀. 초, 중, 후반 고루 강력한 조합을 가져가고 싶어함. 예전에 비해 원딜의 후반 캐리력이 저하되니까 사람들이 이젠 속도전 위주로 게임을 끌고 나가려고 시도했었음. 대표적인게 2텔포와 신속의장화 같은 시도들. 이 기동전 위주의 메타는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했는데, 첫째 기동성. 둘째 CC기의 여부. 마지막으로 초중반 강력한 스킬 깡뎀.

이 세가지라고 봄. 기동성이야 당연하고 CC기와 초중반 강력한 스킬 깡뎀이란건, 쉽게말하면 우리가 먼저 모여서 먼저 적 하나 물고 순삭 시켜서 수적우위를 가져가는게 가장 효과적인 합류전의 구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속딜 이란건 솔직히 효과를 보기 어렵다. 템이 안나와서 딜이 없걸랑.

 

 정리를 하자면, "원딜의 후반캐리력 저하 -> 탱커의 득세와 초중반 합류전 구도로 변화" 여기까지 설명하였음. 하지만 아직도 뭔가 증거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마지막으로는 정말 간단하게, 정글이 변화해서 라고 생각함.

 

 정글캐리 시대의 포문을 연건 바로 '니달리'라고 생각되는데, 이건 메타의 흐름같은 거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단순히 챔피언 스펙 때문이었음. 지금 수 차례 너프 먹었지만 아직도 OP.GG를 보면 정글러 부문 1순위가 바로 니달리임. 일단 정글링이 상당히 빠름. 그리고 정글링 보상이 예전에 비해서 상당히 좋아졌음. 그리고 라이엇이 정글러의 채력돼지 메타를 싫어했던 것 같음. 정글공템의 효율성을 상당히 좋게 만들었었음.

 

 정글템, 그니까 마체테와 그 상위템은 아시겠지만 하위템 단계에선 솔직히 대인전에서 쓸모없는 능력치만 가득하지만, 상위템으로 업글하고 나면 그 타이밍에는 진짜 말도 안되게 쌤. 이 시스템을 잘 이용해 먹는 정글러의 플레이란, 상위템 뽑을때 까지는 라인커버, 정글링, 시야장악같이 소극적인 플레이만 하다가 상위템 나오는 순간 카정을 통한 합류전, 라이너와 같이 라인 압박해서 밀어버리기, 오브젝트 싸움 주도하기등으로 180도 바뀜.

 

 즉, 정글의 보상도 높아졌을 뿐더러, 아이템을 제대로 써먹기 위해선 지금 정글캐리3대장으로 불리는 니달 킨드 그브 처럼 정글링과 커버에 집중하다가 상위템 나오는 순간부터 싸움걸고 다니는 정글이 효율성이 좋아짐.

 

 거기에 위에서 언급한 원거리딜러의 딜능력 하락에 맞물려서 캐리력을 정글로 옮겨보는 시도를 했고, 그 결과가 만족스러웠던 것 같음. 킨드 그브 니달리는 딜을 하는데 있어서 안정적임. 제 2의 원거리 딜러 같은 느낌임. 그브는 탱킹,지속딜,누킹 이 3박자가 완벽하고, 킨드는 체력%뎀과 궁의 변수, 니달리는 암살자처럼 플레이하는게 가능함. 거기다 이 세놈들은 전부 이동기를 가지고 있음.. 정말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정리를 하자면,

첫번째로는 원딜의 후반 캐리력이 저하되었고, 따라서 초중반에 이득을 보려는 기동전 중심으로 메타가 변화 하였다. 또한, 탱커가 득세하게 되었다. ->

 

두번째, 원딜의 부족한 딜을 메꿔야 했는데, 미드는 기동전 중심의 메타에서 지속딜러의 포지션을 담당하기가 힘들었다. ->

 

마지막으로, 정글 자체의 보상이 강화되었을 뿐더러, 킨드 그브 니달이라는 챔피언의 스펙이 현 메타에 가장 부합한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부족한 원딜의 딜을 채우고, 탱커의 역할을 탑과 서폿에 맡기고, 미드가 초중반 딜을 책임 질 동안,

라인커버, 시야싸움, 정글링으로 초반을 보내는게 가능하고, 그 성장성을 바탕으로 합류전에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스펙을 가진 그브 니달 킨드가 득세하게 되었다. 이들은 원딜처럼 후반캐리까지 가능한 스펙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