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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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양치기 소년

신뢰를 잃은 사람은 비참하다. 이솝 우화 중 하나인 양치기 소년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양을 치던 양치기 소년은 반복된 일상이 심심해져 마을을 향해 늑대가 나타났다며 소리쳤어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마을 사람들은 각종 농기구들을 들고 뛰쳐나와 양치기 소년에게 달려갔어요. 물론 거짓말이니까 있을 리 없었죠. 마을 사람들을 화를 내며 돌아갔어요. 그게 재밌던 양치기 소년은 몇 번 더 거짓말로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화를 내며 돌아가는 걸 즐겼어요. 그 결과,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어요."

여기까지가 양치기 소년이 신뢰를 잃게 된 과정이다. 반복된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양치기 소년은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양을 잃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거짓말을 하여 신뢰를 잃게 되면 손해를 입는다는 교훈을 준다.

하지만 만약에 늑대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늑대가 나타나지 않아 양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를 입지 않은 것일까? 물론 아니다.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을 통해 자신의 말을 가볍게 만들었다. 늑대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솔직하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해도 '너 또 거짓말이지?' 라며 믿어주지 않기 때문에 신뢰를 되찾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라도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1. 말

말이란 이런 것이다. 신뢰를 잃은 말은 가벼워지고, 가벼운 말에는 힘이 없다. 앞뒤가 다른 뒷담화가 정치적으로 불리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은 필연 거짓된 말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거짓된 말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통해 말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이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뒷담화를 하겠거니' 라고 생각되어지면 귀 기울여 듣지 않게 되어버린다. 말을 들어주지 않는데 어떻게 남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정치적으로 불리하단 이야기다.

딱히 거짓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솔직하더라도 말이나 태도를 쉽게 바꾸는 사람은 가볍다. 자신의 말을 쉽게 번복한다거나, 사람마다 태도를 달리한다거나, 자신의 위치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사람을 가리켜 가볍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사람은 적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말도 마찬가지다. 다짐한 말을 반복해서 어기게 되면 스스로를 믿지 않게 된다. '헬스장 가야지' 해놓고 안가거나 '공부를 해야지' 해놓고 안하다보면 자기 자신도 믿지 않게 된다.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힘 있는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가벼운 말에는 힘이 없다. 오늘은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2. 말의 무게

말을 가볍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거나 말이나 태도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것을 오랫동안 일관되게 유지하면 말이 무거워진다. 무거운 말엔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많아져 말에 힘이 깃든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더 빠르고 간편한 방법이 있다면 자신이 말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부터 예언가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맞춤으로서 자신의 말을 무겁게 만들었다.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줘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듣게 만든 것이다.

파울이란 문어가 남아공월드컵의 스타가 된 까닭도 이 때문이다. 경기 결과를 몇 차례 맞추자 그 문어의 행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되었다. 문어의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어조차도 이렇게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면 무겁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하지 않더라도 실생활에서 자신의 말을 무겁게 만들 수 있다. 새해다짐이나 올해목표를 말하고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의 말을 가볍게 들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무엇을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의 말을 가볍게 들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 또한 그것을 주변에서 경험을 통해 느낀 바 있다. 전등을 교체하겠다고 공언하자마자 실제로 직접 교체하여 자신의 말을 무겁게 만들거나, 한 시스템이 문제가 많다고 말한 뒤 바로 다른 장비를 가져와 테스트를 하여 자신의 말을 무겁게 만들었다.

결단력, 추진력, 실행력을 통해 자신의 말을 무겁게 만들 수 있다. '내 말은 이루어진다' 라는 것을 증명하면 그 사람의 말이 무거워지고 귀 기울여 듣기 마련이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말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만행(화학무기로 민간인 살상)을 성토한지 하루 만에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발사함으로서 결단력, 추진력, 실행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북핵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바로 항모전단을 보내 자신의 말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니 그의 말을 무겁게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말을 무겁게 만들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고집하다보면 아집에 빠진 사람으로 취급된다. 아집에 빠진 사람은 말이 무겁다고 하더라도 경원시되기 마련이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정론이다.




3. 정론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 시리아 폭격엔 정론이 있었다.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살상한 것은 인류에 대한 끔찍한 모욕이다'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행동했지만 행동 자체를 비판받지 않은 까닭은 다 이 때문이다. 의회에 승인받지 않는 것에 대해서만 지적이 있지, 폭격자체에 대한 비판은 적었다고 한다.

북한에 대한 대처 또한 정론이다. '북핵은 인류 전체의 문제다.' 라고 말하며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런 이례 있는 행동에 놀라면서도 비판하기 어려운 까닭도 이 때문이다.

세계평화보다 더 가치 있는 정론은 있기 어렵지 않겠는가.


정말 평화롭길 바란다.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정론이 있어야 말과 행동을 무겁게 할 수 있다.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말과 행동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도 정론을 사용하면 무겁게 만들 수 있다.

만약에, 만약에 양치기 소년이 한 거짓말이 늑대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한 연습이었다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그것도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며 마을 사람들을 설득했다면 어땠을까? 거짓말의 목적이 자신의 유희가 아닌 늑대를 대비한 훈련이라고 말했다면 어쩌면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말할 때마다 훈련처럼 생각하며 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람이 늑대의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라는 정론을 통해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4. 아집

정론을 근거로 하면 말과 행동을 바꾸더라도 비판이 적다. 고립주의를 공언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말과 행동을 바꿨지만, 정론을 근거로 하였기 때문에 비판 여론이 적다.

개인적으로 친기업 정책이나 반이민정책 등 특정 계층을 위한 정책보단 정론을 근거로 한 모두를 위한 정책으로 좀 바꿔도 되는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어쨌든 정론을 근거로 하면 말과 행동을 바꾸어도 타격이 적다.

잘못된 말이나 행동을 고집하여 무거운 아집을 보여주느니 가벼운 정론이 낫다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말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계한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가끔 '왜 저 사람은 자신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는 걸까' 라며 의구심을 품을 때가 있다. 알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경험 혹은 본능적으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쉽게 말과 태도를 바꾸면 말이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거운 아집보단 가벼운 정론이 낫다. 토론을 할 때 명백한 잘못에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준다. 그것은 무거운 아집이기 때문이다. '명백한 잘못은 사과해야한다' 라는 정론을 통해 말이나 행동을 바꾸면 자신이 만들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흐름을 주도하는 정치적인 행동을 할 때엔 이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말이나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것은 말을 무겁게 하여 사람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지만, 잘못된 말이나 행동을 고집하면 무거운 아집이 되어 되레 경원시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할 것이다.




5. 라이엇

다인큐를 시작했던 라이엇은 끝내 다인큐를 철회했다. 그렇다고 하여 그 행동이 잘못됐다 말하는 사람은 적다. 분명 말과 행동을 바꿨지만 유저를 위해서라는 정론을 근거로 하여 바꾸었기 때문에 타격이 적은 것이다.

실제로 PC방 점유율을 통해 그 행동의 올바름을 증명하고 있다. '친구들과 즐거운 랭크'(다른 이유도 있겠지만)로 시작한 다인큐가 없어도 PC방 점유율은 유지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물론 대리나 헬퍼가 줄고 욕설처벌이 강화된 까닭도 있겠지만, 다인큐 시절보다 솔로(듀오)큐 시절의 점유율이 더 높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있으나 없으나 딱히 의미가 없는(적어도 국내에선) 정책이었다.


앞으로도 라이엇은 정책을 발표할 때 정론을 근거로 하였는지 심사숙고하여 말이나 행동을 바꾸지 않길 바라겠다. 그간 꽤 많이 바꿨기 때문에 라어엇의 말이 무겁다고 평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바꾸지 않아도 되는 정론이 필요한 법이다. 혹여 바꿀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거운 아집보단 가벼운 정론이 낫다는 것을 명심하여 올바른 말과 행동으로 바꾸는데 주저가 없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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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

부디, 부디 평화롭게.


스타 리마스터

뒤늦은 포석. 스포츠가 아닌 게임대회로 생각했던 시절의 실수죠. 저라면 리그가 유지되지 않더라도 대회는 유지시켰을 겁니다. 시작이라는 상징성은 꽤 크거든요. 스타크래프트를 보진 않지만 어쨌든.  게임대회로 마칠 생각이 아니었다면 올림픽 마이너 종목처럼 된다고 하더라도 유지는 시켰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포석.

맞춤법

사실... 취미로 시작한 글이었기 때문에 맞춤법을 크게 신경 쓰지 않긴 했어요. 하지만.. 이제 조금 더 노력해야 할까 봐요.

올바른 생각

올바른 생각은 올바른 행동을 만들죠. 하지만, 올바르다는 기준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저는 사람의 생존과 번영을 기점으로 생각해야 된다고 봐요. 사람의 생존과 번영에 이익이 되면 올바른 것 아니면 올바르지 않은 것. 개인의 양심이나 신념은 다른 사람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LCK

플레이오프 기간엔 경기가 없어서 조금 심심하네요.

아리

롤드컵 스킨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긴 했지만 표현하기 어렵더군요. 최근 아리가 많이 나와서 좋긴 하지만 하하... 재밌었어요.

선거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치는 정치질에 가까웠죠. 앞으로는 정치를 보고 싶어요.

삶의 의욕

생존이니 뭐니 이야기 한 까닭은 절 설득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어요. 살고 싶지만 의욕은 적네요. 불투명한 미래는 의욕을 앗아가죠.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오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지만, 사실일자리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잃음에 따른 생계가 걱정 되는 것 아닌가요? 모든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맡아도 생계가 유지된다면 걱정되지 않겠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지금은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일을 대신할 때엔 다른 방식으로 생계가 유지되겠죠. 안 그러면 모두 살 수 없으니까요. 생계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