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존에,

결과만 봤을 때는 주로 승률과 KDA 

직접 관전했을 때는 주관적 시선으로 실력을 평가했습니다.


당연히 여기에는 수 많은 함정이 있습니다.


가령 카직스가 10분까지는 정글링만하고 팀원을 고생시키는데 단순히 팀원이 잘해서 버티다가

이후 두 번의 한타에 개입하여 막타만 쏙쏙 날려서 KDA가 5/0/3이 되었고 게임을 이겼다고 가정하면

이 게임의 KDA와 승리했다는 점만 볼 때 카직스가 잘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직스의 챔피언 대상 딜이 형편 없이 낮다는 것을 체크한다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혹은 "카직스가 10분까지는 정글링만하고 팀원을 고생시키는데 단순히 팀원이 잘해서 버티다가" 부분이

카직스 팀원의 주관적 생각이었고, 실제로는 관전을 해 보니까


카직스 팀원은 모두 라인을 밀고 딱히 갱 상황이 안나오는 시점에서 상대 정글러인 리신의 동선을 카직스가 계속

체크하여 한 두 번의 갱 외에는 아예 갱 자체를 못가게 만들었고 한 두 번의 갱도 아군이 버텨줬을 때 카직스가 리신의

정글을 모두 털어서 리신의 성장을 말리며 자신은 월등히 성장하여 마지막 두 한타에서 잘 기여한 것이라면

카직스의 플레이는 잘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위의 예제만 봐도 실력을 평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고려할 부분이 많다는 게 팩트입니다.


근데 이 말은, 여러 부분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고려하면 실력 평가가 가능하며, 

티어라는 지표가 이미 있기에 해당 티어의 평균과 비교한다면 실력 비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모든 게임이 30분에 끝난다고 가정합시다. (어차피 게임 시간 별 통계 내는 건 어렵지 않으니 설명을 편하게 하기 위해...)

여기서 초반을 0~10분, 중반을 10~20분, 후반을 20~30분으로 이야기 해보면

해당 티어 어느 챔피언의 다양한 데이터 평균 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가령 골드의 미드 카사딘의 초반 데이터 평균이 아래와 같다고 가정하면...


초반] KDA 평균 = 1/1/2, 딜 평균 = 2500, 성장 평균 = 8레벨, cs평균 = 70 등등

중반] 생략 

후반] 생략


어떤 데이터가 얼마나 좋아질 경우 승률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
어떤 데이터가 얼마나 나빠질 경우 승률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

통계를 내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2분에 1데스 한 거랑 28분에 1데스 한 거는 중요도가 다를 거고

0~5분에 미드의 2데스는 25~30분의 미드의 1데스와 영향력이 같다 등의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브론즈는 0~5분의 미드의 2데스가 스노우볼이 크게 구르지 않아 25~30분의 미드의 1데스와 영향력이 같은데

챌린저는 0~5분의 미드의 2데스의 스노우볼이 엄청나서 25~30분의 미드의 3데스 보다도 영향력이 클 수도 있고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예를 든 겁니다.)


티어, 포지션, 챔피언, 세부 데이터 등등을 따지면 여러 결론들이 꽤 나올 겁니다.

이 결론들을 가지고 승률을 역 추적해서 해당 스탯을 지닌 플레이어의 예상 승률이 실제 승률과 비슷하다면

먹히는 데이터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이런 데이터를 조합하면 맵리딩, 포지셔닝, 팀운 등의 여러 요소를 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역추적 방법으로 확인해서 먹히면 쓰면 되니까...)


데이터를 얼마나 제공하냐에 따라 롤 이외에 다른 게임에도 이 방법들은 사용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꽤 많은 긍정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1. 게임 교육

2. e-sports (특히 올림픽에 게임이 들어온다면 꼭 필요한...)

3. 선수 몸값 측정

4. 게임 외적 재미(자신의 실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5. 내 자식이 프로 게이머를 한다는데 재능이 있는 건가요? 에 대한 해답

6. 게임 내적 재미(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함)

등이 있겠습니다.


6번의 경우는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설명을 드리면

롤에서 A라는 챔프와 B라는 챔프를 쓰는 골드 유저의 데이터, 실력 데이터 평균을 비교했더니


A라는 챔프은 B라는 챔프에 비해 승리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데이터 평균도 낮고 

판 수가 늘어나도 실력 증가 폭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


B라는 챔프는 승리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데이터 평균도 높고

판 수가 늘어나면 실력 증가 폭이 급격하게 올라간다고 가정합시다.


근데 A라는 챔프는 만약 판 수가 100판이 넘어가면 급격하게 실력이 오르고

데이터 평균도 월등히 올라간다고 가정합시다. (마/챌급 장인들이 쓴다면 장난 아니라는 거죠.)


그럼 A와 B챔피언을 어떻게 칼질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A라는 챔피언을 하향을 하자니, 애초에 해당 챔피언을 100판을 꾸준히 하여

최상의 이해도를 활용하는 유저도 별로 없고... 근데 선수는 이걸 활용하니 또 문제고


B라는 챔피언은 당장 쉽고 쌔다고 하향 해야 한다고 난리인데 막상 나중에 가면 A라는 챔피언 보다

딸리고... 게임사는 머리 좀 깨지겠네요.


게임사가 할 일은 확실한 데이터와 실력 지표를 활용하여 어떻게든 게임이 재미있고 균형있게 돌아가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 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이런 지표가 부족하다면


이런 판단들을 제대로 할 수가 없겠죠.


과거 w3 유즈맵인 카오스에서는 영웅 칼질도 하기야 했지만 그보다는 op 느낌인 영웅의 카운터를 많이 만들어

조합적으로 보조하기도 했는데... 어떤 게 맞는 방향인지는 게임사가 잘 찾아 봐야겠죠?



아무쪼록... 최종 결론은 데이터 판단을 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야 하며

이를 부정적으로만 인지하면 게이머들에게 너무 손해라는 점입니다.


데이터를 활용해서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재야 고수들이 많이 등판하던가

새로운 전략이 나오던가 하여 e-sports도 발전하고

게임 자체도 재미있어지고 

게임 관련 산업의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는데... 


최근에 이런 시도를 하는게 op.gg+, your.gg, 롤스모 등이 있는데 

제가 최근 주목하는 곳이 your.gg 인거고...


해당 사이트 관련 데이터를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여러 게임 외적 재미, 실력 상승 등에 대한 팁을 게시할 때

긍정적인 분도 정말 많지만... 공격적인 댓글이 좀 보여서 아쉬운 마음에 글을 써봤습니다.


게이머 봉으로 보고 0.01% 성공 확률의 랜덤박스 같은 거나 만드는 게임사도 널렸는데

우리가 게임 내외적으로 관심 좀 가지고 좋은 의견 있으면 내고 좋은 서비스 있으면 좀 써주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인벤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흥미가 어느 정도는 있는 분들이니까

이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