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는 사실 킹존팬으로서는 굉장히 살떨리는 경기였습니다. 
사실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모든 경기가 정말 쉽게갈 수도 있었는데,
큰 실수가 눈에 띄었고, 그 실수들로 인해 경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주제: 과한 자신감은 독이 된다

킹존의 상체, 탑-정글-미드 라인이 현재 세계최강에 가장 가깝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본인들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자부심과 자신감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신감이 너무나 과해서는 안됩니다.



첫 번 째 실수 - 피넛의 페이스 체크



첫 경기 4분 30초경에 일어난 레드 교전은 분명히 '의아한 플레이' 였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분명 세주아니와 스카너의 상태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순간 미드 탑 주도권은 모두 락스에게 있었고, 린다랑과 라바 모두 라인을 밀어 넣고 먼저 움직 일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사실을 분명히 팀적인 콜을 통해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피넛은 레드를 스틸당하기 싫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냥 부시 안으로 페이스체크를 하러 들어갑니다. 여기서 스카너가 살아 나가거나 최소한 킹존이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카너가 레드를 먹어야 했습니다. 

강타싸움은 보통 반반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세주아니는 e평+강타를 통해 순간 폭딜이 가능한 챔프로 이런 상황에서 유리한편입니다. 즉, 스카너는 그런 '슈퍼플레이를 전제로 하고' 들어갔다고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뺏기고 나서도 점멸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비디디가 합류하는 것을 믿었는지 그자리에서 비비면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세주아니는 레드를 먹음으로서 4렙으로 레벨업을 했고, 스카너는 그대로 3렙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르는 오고있었지만 갱플랭크는 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객관적으로 싸우면 무조건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비디디는 피넛을 살리기 위해 한번 더 들어갔고, 2킬을 내주었습니다.

이 장면이 더욱 아쉬웠던 것은, 바텀라인에서 솔킬이 나와서 주도권을 잡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상체에서 조금의 주도권을 주더라도 잘 버티면 탐켄치와 애쉬의 특성상 그 주도권을 바탕으로 무언가 하기 굉장히 좋은 조합이고, 혹은 갱플 궁을 통해 바텀라인을 중심으로 풀어가도 됩니다. 즉 이 장면이 없었다면 게임을 훨씬 쉽게 풀어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 째 실수 - 칸의 과한 자신감



그리고 칸이 또 한 번 의아한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칸이 이번 경기동안 컨디션 난조였던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솔킬을 당한 것도 그렇고, 후반에 화약통실수가 2번 연속나오면서 혼자 죽은 장면도 그렇구요. 하지만 이 장면은 약간 다릅니다. 스카너가 바텀에서 갱킹을 시도했고, 상윤이 살아가기는 했지만, 무언가를 할 수 는 없는 상황, 그래서 드래곤을 먹고 있습니다. 이 때 탑쪽에서는 락스가 이득을 취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칸은 성환이 골렘을 먹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앞에서 방해합니다. 아마 귤과 점멸을 믿은 것이겠지만, 이미 나르는 넘어오고 있는 것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칸이 한번 더 들어가면서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아무리 귤이 있어도 풀 수 있는 CC는 1개 뿐이고, 상대가 충분히 위협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너무 자신감있게 들어간 것으로 칸은 죽었고, 그 결과 나르는 괴물이 되었습니다.



세 번 째 실수 - 고릴라의 방심



2경기에서 고릴라가 당한 퍼스트 블러드입니다. 이 경기의 이 장면도 너무나도 아쉬운것이, 사실 이 장면만 없었어도, 이번엔 상체가 상대를 밀어넣고, 특히 비디디가 라바를 압도하는 구도였기 때문에 정말 쉬운 게임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이 일어날 때의 미니맵을 보면, 상윤과 키가 라인을 조금 밀어넣은 후에 순간 뒤로 빠져서 부쉬로 들어가서 간단한 낚시를 합니다. 이 당시 킹존은 이쪽의 시야가 없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몰랐죠. 즉, 집에 갔는지 안 갔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상대는 자야라칸입니다. 라인전에서 특히 한방이 있어서 위험한 조합이죠. 그런데 고릴라는 이 부쉬로 페이스체크를 하러 들어갑니다. 이건 명백한 실수입니다. 상대가 집에갔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혹시 낚시 당해서 자신이 물렸을 경우에 킬각일지 아닐지, 이런 섬세한 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나온 사고죠. 그리고 만약 꼭 페이스체크가 필요했다면 차라리 코그모가 하는게 맞습니다. 코그모는 탐켄치가 살려주면되니까요. 이 때는 상체가 잘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바텀은 죽지만 않으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약간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 장면 때문에 킹존이 2세트를 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실수만 아니었으면 정말 쉬운 게임이 됬을 확률이 높았거든요. 




정리 - 강팀의 품격을 보여주었지만, 불안한 점도 함께 보여주었다.

이번 스플릿 내내 세체탑의 포스를 내뿜던 칸도 어제는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린다랑이 워낙 잘했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었겠습니다만, 특히 첫경기 갱플랭크는 앞에서 말한 실수와 함께, 화약통 실수도 너무나 많았고, 전체적으로 합류도 그렇게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3경기 12분대의 한타를 다시 한 번 보시면, 나쁘지 않게 건 한타였음에도, 칸의 텔레포트 위치가 좋지 않아 사실상 4:5한타였던 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경기에서 오히려 1위팀의 포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칸도 사람인이상, 컨디션 난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에이스인 탑이 부진하자, 평소에 눈에 띄지 않던 프레이가 내내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등, '돌아가면서 캐리'하는 강팀의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때문에 이런 문제는 칸이 컨디션 관리를 잘 하고 폼을 다시 끌어올린다면 금방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불안했던 것은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업된 상태로, 객관적이지 못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킹존이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엄청난 전투력에 섬세한 운영과 완벽히 계산된 플레이가 더해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상대인 KT는 락스보다도 강하다고 평가받는 상대입니다. 킹존 선수들이 이런 점을 다시 잘 다듬고 나서야만 결승직행에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