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따르면 굴착기를 몰던 A씨는 지난 1월 서울 양천구 남부순환로에서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로 진입하던 중 길을 걷던 10세 초등생 여자 아이를 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편도 4차로 중 3차로를 주행 중이었다. 주유소로 진입하기 위해선 보도를 지나야 하는데, A씨는 3차로에서 4차로로 차선을 급격히 변경한 뒤 곧바로 보도로 진입했다. 

이때 B양(10)이 길을 걷고 있었고 A씨는 굴착기 버킷 부분으로 B양을 들이받아 넘어뜨린 뒤 그대로 B양을 밟고 지나갔다. 

B양은 다발상 장기손상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재판부는 "A씨가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일시정지 후 좌우를 잘 살펴 보행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으나 이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가 우회전을 할 당시 "4차로와 진입로 근처에 차량 등 장애물이 없어 시야가 충분히 확보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고는 피해자의 과실없이 피고인의 일방적 과실에 의해 발생해 그 과실이 중하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부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자의 부모가 엄중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가장으로서 성실히 가족을 부양했던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