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홀 스튜디오의 김정한 팀장

블루홀의 MMORPG, '테라'의 노하우가 차이나조이에서 소개되었다.

현지시각 8월 2일,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 2014 근교에 위치한 케리 호텔에서는 블루홀 MMORPG '테라'를 개발하며 겪은 기술적인 어려움과 극복법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에서는 블루홀 스튜디오의 김정한 팀장이 강단에 올라 '테라가 왜 프리타겟팅 액션 MMO를 선택했는지'와 그동안 어려웠던 점,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있어 많은 역할을 수행한 '자동화 테스트'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이어졌다.

블루홀의 김정한 실장은 "게임을 개발하고 한국, 미국, 대만, 일본에 이어 다음 주 쿤룬을 통해 중국시장에 '테라'를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운을 떼며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테라의 '후킹 요소', 즉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을 바로 '프리타겟팅 액션'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일단 게임이 멋져 보여야 고객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노리고 선택한 테라의 개성이 바로 '프리타겟팅' 액션이다.


▲ 플레이어에게 칭찬을 해주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다.

"2가지 요소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프리타겟팅 액션은 전투 상황에서 훨씬 많은 몰입감을 준다. 몬스터와 나의 거리를 재고, 방향을 체크하고, 공격을 보고, 피하고 막고. 전투 상황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치선정 또한 전략적으로 작용하기에 유저들이 훨씬 게임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프리타겟팅 액션이 가지는 게임 집중도를 강조했다.

그리고 빠르게, 그리고 자주 게이머들이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줄 수 있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서 MMORPG는 최종적으로 내가 이길 수 없는 적을 물리치고 얻는 성취감이 중요하다며, 이길 수 없는 적인데 보고 피하고 이기고 물리칠 때 많은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리타겟팅 액션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이어서 자신이 '테라'를 개발하며 겪었던 난관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모든 전투를 프리타겟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답이 없다. 오로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연속적인 맵이나 좁은 지역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경우 등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다보니 서버 구조나 로드 밸런싱을 해결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 테라의 묘미, 프리타겟팅 시스템

테라는 모든 전투의 판정을 클라이언트가 아닌 '서버'에서 해결한다. 이 때문에 통신이 좋지 않으면 전투에 간극이 생겨버린다. 예를 들어 나는 충분히 피한 공격인데 신호가 늦게 가서 서버에서는 적중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현상도 그는 기술적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그가 꼽은 난관 중 두 번째는 바로 '전투 밸런스'조절. 모든 공격이 범위가 있고 다양한 상황이 랜덤하게 발생하는 프리타겟팅인 만큼, 유저들간의 액션 숙련도에 따라 밸런스를 조절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같은 몬스터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난이도의 차이가 있는 것.

이와 더불어 PVP에 난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PVP는 정말 말 그대로 유저들간의 싸움인 만큼, 장비와 컨트롤 숙련도에 따라서 결과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계속 지는 유저는 게임에 흥미를 잃게 되니 이 부분에 대해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고 한다.


"여러 가지 장비를 강화를 어떻게 달라지느냐, 몬스터의 HP가 줄어든 상태에서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입력하고 수치들을 바로바로 확인했다. 또 그렇게 맞춘 밸런스를 테스트하는 것이 시간이 많이 든다. 그래서 테라는 '자동화 테스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리고 그는 테라의 '자동화 테스트 시스템'(Automated Testing System, ATS)에 대한 소개를 이었다. 'ATS'의 도입은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창의적인 테스트는 직접 하는 것이 훨씬 낫지만, 다소 간단하거나 반복적인 작업들은 자동화를 통해 기계가 직접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고.

그는 개발과 QA의 간극을 줄기며 빠르게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지속적인 테스트를 기계가 대신해 준다면 개발기간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다른 분야에서는 자동화 테스트가 상당히 잘 발전되어있지만, 현재 온라인 게임업계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 이를 개발하는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 테스트 작업을 최소화 하기 위한 'ATS'



이후 블루홀은 'SET'라는 직군을 만들고, 이곳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프로그래밍, 클라이언트와 서버, QA, 게임 디자인 등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자동화 테스트 프로그램의 개발에 착수했다.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완성한 'ATS'로는 약 3가지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먼저 누구나 쉽게 플레이하고 검증하는 작업과, C#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조금 높은 수준의 테스트 시나리오를 꾸며 테스트하는 작업. 예를 들어 퀘스트를 수락하고 사냥을 해서 아이템을 획득하고 퀘스트를 완료하는 과정에서의 확인 정도다.

그리고 '컨티뉴어스 인터그레이션 시스템'(CI intergration System)과도 연동하여 빠르게 새 버전의 빌드를 배포하고 테스트할 수 있었다. 테라의 경우 새벽에 자동으로 빌드가 생성되고 해당 빌드를 자동으로 테스트하게 된다. 그리고 개발자가 출근해서 모니터를 켜면 바로 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


[ 테라 자동화 테스트 시스템 영상 ]


"예전에는 몇 달 동안 개발하고, 테스트 빌드를 보고 문제를 확인하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요즘은 ATS를 통해 바로바로 기계가 간단한 테스트는 해주니 상당히 작업이 빨라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테라를 개발하면서 겪었던 점에 대해 자평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무래도 산발적인 전투를 할 수 있는 유니크함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 자부심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개발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는 점에서는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입력부터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그 과정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스템을 도입해야만 했다고.

그가 꼽은 가장 아쉬운 점 중 또 한가지는 바로 '적응하지 못한 유저들'이다. 아무래도 전투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다 보니 피곤함을 호소하는 유저들도 많았다고. 게임 자체의 특성이 있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밝혔고,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발자라면 한 번쯤 게임의 재미를 위해 도전하는 건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의 일이란 재미를 주는 일이기도 하고,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게임이랄까.

테라는 그걸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아무래도 차기작은 프리타겟팅은 피해야겠다. 도전해볼 가치는 있는데, 너무 힘들었다.(웃음) 그래도 의미 있고 좋은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도 좋은 엘린의 허벅..아니, 업데이트를 부탁합니다.

차이나조이2014 인벤 특별취재팀
박태학(Karp), 박종면(Moch)
양영석(Lavii), 박 순(Elc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