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라인, V라인 등의 이야기가 있지만, 라인이라 하면 역시 자동차다. 칼날 같은 직선을 가진 마초적 차량도 멋지지만, 남자의 심금과 오금을 울리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곡선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잘빠진 라인을 가진 차량이라도 여성의 아찔한 곡선이 지닌 감각적인 라인을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다.

남성에게 있어 자동차와 여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남성 본연의 로망이다. 으르렁거리며 오감을 자극하는 엔진 소리와 연인의 소리는 그 어떤 아리아보다 감각적이고 아름답다. 남성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장난감이라는 자동차와 DNA 기저에 각인된 여성을 향한 화학작용은 본능이다.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30대 미혼남성을 붙잡고 "차, 그거 왜 샀어요?"라고 물어본다면 십중팔구 "데이트 때도 쓰고... 뭐 그러려고 샀어요."라고 대답할 거다. 초등학교 짝꿍을 괴롭힐 때 이후로 머리를 써본 적이 없는 당신도 한가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남자에게 자동차와 여자는 떼어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후진할 때 조수석에 팔을 올리는 것도,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옆자리 숙녀의 안위를 배려하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남성의 본능을 전면에 끌어내 만든 게임이 등장했다. "남자라면 끌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다소 음흉한 미소를 짓지만 알고 보면 유쾌한 레이싱 게임이다. '드리프트걸즈'. 이름부터 대놓고 '걸즈'다. 미모의 홍보팀 여직원이 동석한 자리에서도 게임의 주요 요소인 '히로인'을 '아가씨'라고 부르는 영락없는 아저씨들과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유쾌한 대화를 지금 공개한다.


▲ 히치하이킹을 하는 문진섭 사업 총괄(우)와 주완호 책임 기획자(좌)


'드리프트걸즈'는 이전 레이싱 게임들이 강조했던 ‘기어 조작’이나 ‘레코드 라인’, 엑셀과 브레이킹 타이밍을 재는 ‘리얼 드라이빙’의 조작을 배제하고, 드리프트와 부스터에 집중한 원터치 조작을 특징으로 내세운 캐쥬얼한 레이싱 게임이다. 거기에 옆자리에 여자를 태우고 달릴 수 있음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자동차라는 밀폐된 공간에 미녀를 태우고 드리프트를 한다. 생각만으로도 쫄깃해지지 않는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슬픈 여자친구와 달리 여러 가지 조건과 제약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남자의 로망이 자동차와 여자라고는 하지만, 경직된 국내 분위기에서 터부시 되는 '미녀와 함께'라는 컨셉을 가진 게임을 개발하기는 쉽지는 않았을 터. 무슨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었는지 물었다.

" 가장 근본적인 태동은 레이싱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출시된 레이싱 게임들은 상위 차량구매를 위한 지루한 반복 플레이를 강요한다고 생각했고 지루한 과정을 어떻게 하면 타파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여자를 떠올렸다. "남자들이 차를 왜 사지? 뭐에 쓸려고 사지?"라는 질문의 해답이었다. 지루함 대신 남자들이 꿈꾸는 로망을 구현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게임의 목표는 더 많은 히로인을 만나는 거다. '미녀 콜렉팅'이라고나 할까. 히로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데이트를 진행해야하는데 이 때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레이싱을 통해 벌 수 있다."





레이싱은 과정을 풀어내는 완벽히 즐거운 수단이다. 게다가 돈이 있어야 데이트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교훈도 전한다. 유쾌하다. 어쩌면 지극히 속물적이고 선정적일 수도 있는 요소를 가볍게 풀어냈다. 때문에 레이싱 자체도 캐쥬얼하다.

레이싱 게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케이드보다는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포르자 모터스포츠'가 그랬고 '그란 투리스모'가 그랬다. 모바일에서는 '아스팔트'나 'CSR'처럼 아케이드성을 더 강조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어조작과 레코드 라인에 늘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드리프트걸즈'는 그들에게 "왜 안 아케이드요?"라고 되물어보듯 원 버튼 레이싱 게임을 표방하며 타이밍에 맞춰 드리프트와 부스터만 사용하면 된다. 폭풍 같은 드래프트를 원 버튼으로 하고 나면 마치 밥 아저씨처럼 대충 그려도 한 폭의 그림이 되는 느낌이다.

잠시 해봤더니 스타트 타이밍에 맞춘 '로켓스타트’, 드리프트 코스에 맞추는 ‘드리프트 in-out’ 그리고 드리프트를 통해 모은 니트로를 폭발시키는 ‘3단계 액션’만으로도 충분히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릿지 레이서'의 광팬이다. 처음에는 기어 조작도 넣고 드라이빙 라인 등을 구현했다. 하지만 모바일 게이머를 고려했을 때 레이싱 게임 특유의 장벽은 높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려움을 탈피하고 조금 더 편하게 조작할 수 있게 하는 대신 레이싱 게임의 백미인 속도감에 집중하기로 했다."




드리프트를 할 때 옆자리에 타고 있는 히로인의 음성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니트로를 사용하면 시원한 카메라 워크가 연출됐다.

"드래그 레이싱은 너무 단순하고 커브 공략을 모바일에서 구현하기는 어려웠다. 팀 자체가 모였을 때 다운힐 드리프트 레이싱에 로망이 있는 상태로 모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드리프트를 선택하게 됐다."

* 자동차가 평탄한 직선 코스를 나란히 출발하여 결승선에 먼저 도착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레이싱

기존의 레이싱 게임들은 상위 티어의 차량을 획득하게 되면 압도적인 성능의 우위를 바탕으로 쾌적한 레이스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상위 티어에 자신이 선호하는 차량이 없을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성능때문에 정든 차량을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를 따라가는 심순애의 심정이 이랬을까?

"총 30종의 차량이 등장한다. 승부에 있어 차량의 성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게이머의 센스가 더 중요하다. 드리프트 판정에 따라 드리프트 속도와 부스터 게이지가 차기 때문에 칼 같은 드리프트 타이밍으로 콤보를 이어간다면 스펙차이를 뒤집을 수도 있다. 드리프트 시도 자체는 간단하지만, 정확한 드리프트 라인을 맞추는 것은 실력이다. 배우기는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렵다.

차량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갯길에서 어마어마한 성능을 보여주는 '86'마냥 고물 차량을 튜닝해 공도최속전설을 쓸 수 있다. 내부 부품 커스터마이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컬러링과 데칼을 지원해서 얼마든지 개성 있는 모습을 가질 수 있다. "




▲ 오뽱♡


레이싱 파트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시선은 자연스레 아리따운 히로인에게 집중됐다. '드리프트걸즈'는 레이싱을 통해 재화를 획득하고 재화를 이용해 데이트를 즐기며 친밀도를 올리는 순환 구조로 되어 있다. 히로인을 수집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모든 히로인을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다. 모든 여자를 옆자리에 태울 당신은 차갑지만 따뜻한 남자.

"32명의 히로인이 준비되어 있다. 쉽게 생각하면 히로인은 MMORPG의 펫 같은 개념이다. 히로인과 동승하면 능력이 향상된다.

과시하고 싶어 하고 보여주고 싶어하는 욕구의 발현이다. "난 이런 여자를 태우고 다닌다?"라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성능 향상은 부가적인 옵션이다. 실제로 달릴 때의 여성의 리액션을 통해 게이머에게 감정적인 요소를 전달하는 목적이 강하다.

가령 고급 전문직인 교수나 검사는 좋은 차를 타고 싶어한다든지 속물적인 히로인은 싸구려 데이트 장소에 데려가면 삐친다든지지 등장하는 히로인마다 성격이 다르고 대사도 모두 다르다. 대사가 무려 9만 단어다. 웬만한 모바일 RPG의 대사량보다 많은 분량이다.





각기 다른 외모와 개성을 뽐내는 히로인들과 데이트를 하고 선물을 하면 호감도가 증가한다. 그녀들을 나의 차량에 동승시켜 함께 함께 레이스를 즐길 수 있다. 옆에서 감탄사를 뱉어내는 덕분에 아드레날린 분비가 왕성해진다. 무심한 듯 도도한 그녀가 레이스에서 승리 후 뜨거운 귓속말을 해온다고 상상해보자.

" 모든 히로인의 목소리를 전부 녹음했다, 겨울왕국 엘사, 디아블로 레아 등의 유명 성우들이 참여해서 달콤하고 농염한 목소리를 뿜어낸다. 이어폰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

히로인의 호감도는 게이머의 행동 여부에 따라 변화한다. 내팽겨두면 삐치면서 호감도가 감소하거나 깊은 관계가 되기전 여행을 제안하면 퇴짜를 맞는다. 즉 게이머는 어장관리를 잘해야 한다. 일반적인 미소녀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은 한 명을 목표로 설정하고 호감도를 공략하는 플롯이지만 '드리프트걸즈'는 호감도 공략보다는 수집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즉 두루두루 관리해줘야 한다.

가볍게 한 명씩 만나는 도시의 쿨가이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미연시보다 새로운 여자를 항상 물색하고 있는 남자의 본능에 더 충실한 게임이다.

히로인의 코스튬도 존재하는데 남성의 본능을 자극할 비키니, 메이드복, 바니걸 그리고 라텍스까지 준비되어있다. 절제하며 즐거움을 주려 노력했다. 선정성 문제가 제기될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걸그룹보다는 덜 선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선정적인 상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뿐이다. 데이트 장소에서의 행동을 상상한다거나.





'드리프트걸즈'는 레이싱 게임과 미녀 콜렉팅 게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유저 경험이 매우 좁은 레이싱 장르와 편협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미소녀장르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레이싱에서 이겼을 때 느끼는 쾌감을 전달하고 히로인과 주고받는 감정 교류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1년 동안 레이싱과 연애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이질적인 두 가지 장르를 어떻게 섞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물이 '드리프트걸즈'다.

고민의 결과물 중 하나가 레이싱은 3D, 미녀는 2D로 구현한 것이다. 속도감과 화려한 연출을 전달하고자 3D를 선택했고 히로인의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2D를 선택했다. '데드오어얼라이브'처럼 3D로 히로인을 구현하지 않는 이상은 모바일에서는 아직 2D가 맞는 거 같다."





캐쥬얼한 레이싱과 매력적인 히로인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 '드리프트걸즈'는 이례적으로 ios와 Android로 동시에 출시된다. 장난스러운 음흉함을 지닌 그들에게 '드리프트걸즈'를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했다.

"남자의 판타지를 실현해주는 게임. 어떻게든 남자의 로망을 실현 시켜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