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개발자들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무료화 물결이라고 할까요, 언리얼 엔진을 비롯해 코로나 SDK, 그리고 오늘 유니티까지. 무료화 소식이 연달아 들렸습니다.

물론, Cocos2dx 엔진이나 하복의 프로젝트 아나키 등, 이미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엔진도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엔진인 까닭에 관심도가 높았습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엔진이기도 하고요.

예전부터 두 엔진은 서로 라이벌 구도를 그려왔습니다. PC 온라인과 콘솔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언리얼 엔진, 그리고 모바일 시장과 '에셋 스토어'의 생태계를 잘 구축한 유니티 엔진.

국내 개발자들도 이번 정책 발표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데요, 인벤에서는 온라인 및 모바일 스타트업이나 개발자들에게 이번 무료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번 들어봤습니다.




■ "별바람" 김광삼 교수



일단 현시점에서는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비율 자체가 유니티가 더 높고, 기존에 쌓은 노하우가 있다 보니 유니티 쪽이 2015년 초반까진 유리할 겁니다. 언리얼4는 상대적으로 아직은 검증이 덜 끝났다는 인상이 있어서(특히 언리얼"4"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쪽의 게임 수가 많지는 않아서) 다들 아직 관망세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발표로 제시된 조건 자체는 양쪽 다 좋은 편이나 유니티 쪽이 매출 1억 원 상한선이나 추가 로열티가 없다는 점 덕분에 약간 낫습니다만, 아무래도 언리얼이 가지고 있는 "퀄리티"라는 브랜드 가치가 남아있다 보니 아직까진 백중세로 보입니다. 단, 유니티5가 대등한 이상의 퀄리티를 증명해 보인다면 유니티가 여전히 우세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후 언리얼4로 성공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중심이 움직일 걸로 보이며, C++로 개발해온 "올드독"개발자들 입장에서 손대기엔 아무래도 언리얼4가 좋고, 올해 중반기를 기점으로 언리얼 진영의 게임 라인업들이 나오기 시작할 테니 중반기의 상황과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 아라소판단 김성욱 대표



공개된 내용을 보면, 언리얼 엔진4는 무료 제공이 아닌, 분기 별로 3천 달러 이상 수익을 거둘 경우,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매출 5%는 퍼블리싱 계약을 한 개발사에게는 적지 않은 비율이에요.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퍼블리셔와 5:5로 매출을 분배했다고 가정해보죠. 그렇게 된다면 구글과 애플이 30%, 퍼블리셔가 35%, 엔진 개발사가 5%, 게임 개발사가 30%로 수익을 나눠 갖게 됩니다. 언리얼의 조건은 퍼블리싱 계약을 하지 않은 개발사, 혹은 개인이 선택하기에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유니티5 관련 내용에서는 '1억 원 이상 투자를 받은 개발사는 개인용 라이선스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포인트로 보입니다. 소규모 투자를 받은 개발사 입장에선 여전히 구매해야 된다는 말이지요.

단, 개인용 라이선스에 해당되는 개발사 입장에선 유니티5로 버전업을 하면서 1억 원 매출 발생 전까지는 무료인 만큼,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기존 유니티4.x와는 달리 ios나 안드로이드 모두 프로 버전과 기본 버전의 차이가 스플래시 스크린 삽입 여부뿐이라는 것도 장점입니다.

결국, 개발사는 자본 규모와 인적 구성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이냐에 따라서 사용해야 할 엔진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유니티5 엔진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언리얼4 엔진은 다소 무거운 편이며,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고사양 기기가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부분 때문에 동남아나 중국 등 저가폰이 활성화된 시장에서는 아직 힘을 쓰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가폰 시장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큰 규모라고 봅니다.

유니티의 경우, 에셋 스토어에 활용할 수 있는 에셋이 무궁무진합니다. 에셋만 잘 활용하더라도 개발 시간을 큰 폭으로 감축할 수 있죠. 개발 시간의 단축은 비용 절감과 곧바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가격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언리얼의 5% 로열티는 상당히 부담되는 수치입니다. 아직은 언리얼보다 유니티의 가격 정책이 덜 부담스럽다고 봅니다.


■ 파이드 파이퍼스 임현호 개발자



엔진 비용의 절감이야 지난 몇 년간 꾸준하게 이어져 왔던 것이라 사실 개인적으로 별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다만,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개인, 인디 개발자들에게도 상용 엔진 선택권이 늘어난 부분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 봅니다.

엔진 선호 부분은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만드는 게임에 어떤 엔진이 가장 적당한가'라는 부분이 우선이라, '어느 엔진을 좀 더 선호할 것이다'는 부분은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마도 프로젝트 관리 차원에서 그때그때의 사정에 따라 선호가 서로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 터틀크림 박선용 개발자



제 생각엔 규모가 작은 개발팀 및 게임 스튜디오라면 유니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듯합니다. 매출 1억까지는 비용이 없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를 하는 팀에게는 언리얼 엔진의 매력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유니티를 계속 사용하려고 합니다. 새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시기라면 고민을 해보겠지만,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유니티로 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계속 유니티로 갑니다.


■ 익명요청 A 개발사

현재는 유니티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이 아닌, 다른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면 엔진 변경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PC 기반 플랫폼 전용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에 해당하겠죠.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으로만 계속 개발한다면, 앞으로도 유니티를 사용할 것 같습니다.

유니티는 이미 기존부터 사용해왔기에 더 익숙한 데다 인력 수급도 쉬운 것이 큰 장점입니다. 또, 스크립트 언어도 C#이나 Java를 선택해 사용합니다. 이미 많이 쓰고 있어 접근성이 좋죠.

물론, 개발 파트 구분이 좀 더 세분되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면, 언리얼 엔진도 고려해볼 것 같습니다. 인디 개발사가 아닌 이상, 엔진 선택은 '프로젝트가 무료인지 아닌지'와 같은 가격 측면의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