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매치가 성사된 스베누 스타리그 결승전이 오는 20일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펼쳐진다. 네이버 스타리그에 이어 2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조중혁(SKT)과 1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라와 또 팀킬을 하게 된 김도우(SKT)가 우승컵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거품조'라 불리던 16강 B조에 속한 둘은 끝까지 살아남아 최후의 무대까지 올라왔다. 최근 기세나 전력을 놓고 보면 조중혁의 우세로 보이지만, 어디 세상 일이 예측대로만 흘러가던가? 스포티비 게임즈의 명품 해설자임과 동시에 '고인규의 저주'로 유명한 고인규 해설도 이번 스베누 스타리그 결승전에 대해 '예측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Q. 안녕하세요! 한 시즌 만에 다시 뵙네요. 야외 결승이 취소됐는데 아쉽진 않으신가요?

야외 결승을 나가는 것도 좋지만 관계자 입장에서는 어떤 대진이 나와서 야외를 나가게 됐을 때 흥행을 할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거든요. 프로리그만 야외 무대에서 했는데, 팀 단위 리그는 그런 걱정이 없어요. 왜냐하면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개인리그는 사정이 다르죠.

사실 4강 대진을 보고 내심 통신사 더비를 원하기도 했어요. 1테란 3토스 때부터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나마 조중혁이 올라가서 동족전은 피했으니 다행스럽네요.


Q. 상대 종족전을 놓고 보면 조중혁의 우세가 점쳐지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경기 내적인 부분만 보면 조중혁이 이길 거라고 생각해요. B조에서 만났을 때도 2:0으로 이겼고, (조)중혁이는 초중반에 흔들려서 지면 졌지 장기전에서 진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김도우의 스타일이 조금씩 장기전을 바라보는 편이기 때문에 스타일 상성상 조중혁이 더 유리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팀킬이잖아요? 중계할 때 보면 팀킬 매치에선 이해할 수 없는 양상이 나와요. 보지도 않고 맞춤 전략을 쓴다거나 예측이 불가능한 경기가 나오기 때문에 중혁이도 방심할 수가 없죠.


Q. 그럼 김도우가 이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김)도우도 자신이 16강에서 왜 졌는지 복기할 필요가 있어요. 너무 수비적으로만 하면 막다가 끝날 수도 있으니까요. 도우도 그걸 알고 16강에서 찌르기 전략을 썼는데 중혁이가 그것까지 알고 수비를 해서 패배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7전제니까 반반씩 섞어서 공격 반, 수비 반을 섞어서 한다면 승산이 없진 않을 것 같아요. 중혁이가 경기를 많이 해서 스타일 노출도 많이 됐고, 서로 잘 알기도 하니까 그 부분만 잘 물고 늘어져도 승산이 있어 보입니다.


Q.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해설자 고인규의 예상은 어떻게 되나요?

저는 뻔한 거 싫어합니다(웃음). 그리고 전 스토리가 있는 걸 좋아해요. 양대리그 통합 우승을 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고, 어윤수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데, 어윤수의 뒤를 잇기에 조중혁만한 선수가 없다고 봅니다(웃음).

그리고 누가 분석을 한 걸 봤는데 시즌1과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네이버 스타리그 때 조중혁이 16강에서 조성주를 꺾었다가 결승에서 패했고, 이번에도 16강에서 김도우를 꺾었으니 결승에서 패할 차례라는 글이었어요. 보고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도우가 워낙 이현경 아나운서를 좋아해서... 진심인 것 같더라고요. 도우한테 야외 결승은 필요 없고 이현경 아나운서만 있으면 돼요. 중혁이는 야외결승 갔으니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취소가 됐잖아요? 힘이 빠질 겁니다(웃음). 게임 내적으로만 보면 조중혁의 승리겠지만, 실력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모든 기운과 이현경의 기운이 도우에게 가지 않을까요?


Q. '고인규의 저주'가 화제인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처음에는 잘 못 찍어서 틀린 게 맞아요. 어느 순간부터 97록을 보고 싶어서 조성주, 이승현으로 예측했다가 빗나간 적이 많거든요. 하지만 그런 캐릭터가 잡힌 후부터는 일부러 반대로 찍은 경우도 많아요. 실제로 성공하기도 했고요. 다 치밀한 계획이었습니다(웃음). 그런데 또 진짜로 맞추려고 하면 틀리더라고요. 프로리그 승자 예측은 진심으로 하는데 다 틀렸어요.


Q. 마지막으로 결승을 기다리는 팬 여러분께 한 마디 해 주시죠!

사실 이번 결승이 걱정이 되긴 해요. 메르스 때문에 직관하러 오시는 분들이 요즘 많이 줄어들었어요. 거의 2002년 네이트 스타리그 급으로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오셔도 좋으니 현장에 와 주시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욕심이에요. 관중이 많아야 중계진, 선수들도 힘을 얻으니까요. 물론 상황이 힘들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