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나 만화, 영화 등에서 영혼의 동반자라 여겼던 말이 크게 다치자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숨을 끊어주는 것은 흔한 클리셰입니다. 
그리고 저는 게임 삭제로 그 고통을 덜어주었습니다.
추석 직전 결단하였으니 이제 거진 딱 한달이 되었네요.
노맨즈스카이로 우주를 여행하고 스타한판하면서 도파민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 쓰고나니 주절주절 긴 글이 되었으니, 긴 글 읽기 싫은분 읽지 마세요

한달 전까지 신규 성역템(부위 이름도 기억안나네요) 없이 900중반 치유를 키웠고
올악세 기룡에서 풀업글했었고(이또한 이름조차 잊었습니다.) 
방어구도 두부위는 했었던것 같네요.

본케포함 9케릭을 키웠고, 매주 고통받았던 것 같아요.
키나 현질은 단 1키나도 없었고, 오히려 키나로 큐나 바꿔서 패스 사곤 했었습니다. 

분명 처음엔 케릭이 많아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느순간 도파민은 사라졌고 숙제만 있더군요.

숙제가 도파민을 사라지게 한 것은 아닙니다. 게임 자체는 잘 만들었어요.

운영, 완자, 숙제, 작업장, 외노자 문제는 많죠.
그럼에도 제가 이 게임의 문제라 보는 것은 유저간의 소통이 없는 게임은 오래갈 수 없다는 거에요.

얼마전 미국 출장을 다녀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같은 필드에서 있으면 "헤이 버디"하면서 말을 걸더군요.
우리가 같은 일을 하니 다 친구이고, 친구니까 스몰토크도 편하게 하는 듯 해 보였습니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어떤가요? 같은 공간에 모르는 사람들을 넣어두어도 대화가 전혀 없습니다.
내 목소리를 내는 것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마치 나대는것 같아 보인다고 할까요? 이게 문화입니다.

외국인들과 하는 게임을 해 보시면 아주 자연스레 보이스톡 위주로 대화를 합니다. 처음보는 사람들과도요.
아이온2는 이런면에서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보이스톡을 안해요. 물론 레기온이나 디코를 즐겨 하시는분들 당연히 많은것 알고 있습니다. 이 또한 어디에 소속이 되고 안되고가 크다고 보여집니다. 우리 집단과 개인은 다르니까요.

롤에도 팀끼리 보이스톡이 됩니다. 아이온2의 파티 보이스 기능과 동일하죠.
그렇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는걸 본적이 손에 꼽습니다.
반면 채팅은 어떤가요? 어마어마하게 자유분방하게 서로 대화합니다.
그게 한국사람들의 심리입니다.

게임 초반은 당연히 내 케릭터의 성장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갑니다.
그게 도파민의 요소입니다. 뭘해도 재밌고 스스로 불타고 있습니다. 

어느덧 게임 내 친한 분들도 생기고, 레기온에 들어가 소속감도 느낄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게임은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유저인 나와 케릭터를 분리하는 것은 채팅입니다. 채팅은 나를 숨기고 내 케릭터가 말하는 것과 같고,
보이스는 내가 개입합니다. 
아이온2에서 채팅이 쉬운가요? 물론 마을에서 떠들순 있지만, 파티게임을 하면서 좋은 분들과 만나 스몰토크를 할 수 있나요?
던전에서는 매크로 키만 누르다 나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강제로 사용하고, 진행이 너무 스피디하기 때문에 그 여력이 없습니다.

소통이 없어지니 게임의 목적만 남습니다.
점점 즐거움이 떨어집니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이유가 무었인가요. 경쟁하며 소통하며 같이 즐거우려 하는 것입니다. 이런 재미가 없습니다 이 게임은..
레기온 시스템이 이런 부분을 보완 하여야겠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레기온 집단의 무언가가 없습니다.
소속감을 얻을 무언가가 없습니다.

아이온1에서는 어비스에서 레기온 단위 아티팩트를 얻는 등 무언가 이 레기온의 소속감을 느낄것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아이온2는 그냥 레기온 이름만 달고 있는 개인 플레이어입니다. 실제로 레기온이 없어도 하등 차이가 없습니다.

때문에 게임은 곪습니다.
유저들은 갈라치기만 합니다. 서로를 이해할 토대가 없습니다.
게임사는 어느편도 들수가 없습니다만, 사실 은연중 편을 들어보이기도 합니다.
갈팡질팡.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점점 곪아만 갑니다.

이제 남은분들도 잘 생각해 보세요. 정말 도파민을 느끼며 게임을 하는 것인지, 그냥 매일 해오던걸 습관처럼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재미를 느껴서 이걸 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고통을 덜어주니 참 개운합니다.
잠을 충분히 자니 몸도 가볍고, 살도 많이 빠집니다.
아, 살은 잠을 많이 잘수록 쭉쭉 빠지니 잠을 많이자세요. 

여러분 아이온2 한국서버는 망했습니다.
어느순간 발을 잘못 들였는데 뒤돌지 않고 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목적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인데 말입니다.
글로벌 버전은 한국 서버를 바탕으로 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 서버는 놓아주십시다. 건강을 위해서요.

이제 인벤조차 들어오지 않으려 합니다. 자꾸 기사가 보여서 와봤습니다.
보통은 한때 즐거웠던 게임이 잘되길 바라지만 왜인지 이게임은 그렇지가 못하네요.

그럼 여러분 화이팅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