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엔딩까지 한참 남은 시점이지만
붉은사막을 150시간 플레이하면서
제가 느낀 점을 글로 옮겨보겠습니다.

​우선, 조작성과 편의성은 패치로 인해
언급되던 큰 문제들이 꽤 수정됐고
이후로도 더 개선될 여지가 있어서
이 부분은 배제하고 얘기할게요.

​붉은사막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서사와 캐릭터의 흡입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유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오픈월드 탐험과 샌드박스 활동이
이 게임의 진짜 메인 콘텐츠라는
농담 섞인 진담이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엔딩을 빠르게 본 뒤
나머지 플레이를 이어가거나, 공략을 참고해
효율적으로 모든 요소를 해금하는
'풀소유 플레이'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어떤 템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재미의 밀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단기간에 엔딩을 보거나 공략 위주로만 플레이한다면,
세계를 유람하며 점진적으로 쌓이는 성장 요소를
체감하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플레이 동력을 쉽게 잃게 됩니다. 결국 게임은 금방 지루해지고 월드를 탐험할 이유도 희석되죠.

이것이 제가 오픈월드 게임을 즐길 때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본질은 서사가 아닌 '모험과 발견'에 있습니다.

​그러니 이 게임을 막 시작하신 분들이나
플레이를 고민 중인 분들께 제안하고 싶습니다.
소소한 팁 정도는 괜찮지만, 주요 정보나 공략은
최대한 멀리해 보세요. 급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슬로우 페이스로 세계 구석구석을
느긋하게 모험하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이 게임은 결코 직관적이지도,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 재미있죠.
불편함이 수반되지만, 그 과정을 넘어서는 순간
독특한 재미가 피어납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미지의 세계를 직접 탐험하며 고민하고 부딪히다 보면,
발견의 재미와 성취감이 보상처럼
자연스럽게 따라올 테니까요.

​저는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150시간을 플레이했지만
이제서야 게임의 중반인 챕터 6을 완료했습니다.
일부러 스토리 진행은 최대한 미루면서
여전히 첫 지역인 에르난드에 머무른 채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붉은사막은 저에게 인생 게임이 됐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과 손대지 못한 콘텐츠가
고봉밥처럼 쌓여 있다는 사실이 그저 즐겁고 기대됩니다.

​"붉은사막은 어떤 재미로 하는 게임인가?"
​그 질문에 대한 저 나름의 답으로 이 글을 마치며,
저는 다시 파이웰을 모험하러 떠나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