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아아아 빛이여!!!!”

빛 성애자인 목소리만 간지인 도미니스 가울, 결국 그남자의 황금총앞에서 한줌 육편이 되고말았지만, 그 남자는 붉은군단의 스토리 하나하나 보면서 데스티니야말로 인생겜이다라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렇게 막 최종보스를 끝장내고 처음으로 수성에 진입했다.

오시리스의 저주라 사실 전쟁지능을 먼저 깨고 싶었지만, 스토리는 순서대로 봐야된다는 일념하에 결국 수성으로 향한 그남자. 

어물쩍 오시리스 스토리를 깨고, 현자타임에 목적없이 수성을 배회하는 중, 갑자기 벡스 교차로라는 공개이벤트가 떠서 이거뭐지? 하면서 열심히 참여했다.

간간히 나오는 싸이클롭스를 박살내니 뭔가 구체가 떨어지길래 줍줍하면서 이 구체로 몹을 패면 효율이 극대화되는줄 알고 열심히 몹에게 박던중에 어떤 수호자가 계단위에 박길래 나도 똑같이 계단위에 박았다.

그러고는 함께하던 50짜리 동료들은 밀키스빔같은걸 타고 어디론가 날라가길래 똑같이 따라해봤다.

오픈때부터 시작했지만 저들은 이미 레벨 50을 찍은 괴수들. 
저들의 길이 곧 나의 길이다라는 일념으로 저들만을 따라해봤지만,
그남자의 전투력으로는 구멍에서 무한리필되는 하피들도 헉헉대면서 상대할 정도였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그남자는 헉헉대면서 싸웠고, 싸이클롭스를 죽인 후 중앙에 구체를 박았다.
V키를 눌렀을 때 철컥하는 그 짜릿함과 빨피때의 팡 소리와 함께 두근거리는 심장 모든 아드레날린을 뒤로 한채 겨우겨우 구체를 옮겨놓았지만, 갑자기 괴수들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밀키스빔이 등장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정원이 아닌 뒤쪽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들만의 노하우를 배우러 따라간결과 아무것도 없었던 하늘에 다이아몬드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신들린듯한 컨트롤로 열심히 부수고 시간이 남아 새로생기는 발판에서 춤까지 추기 시작했다.

전쟁터에서 춤을 추는 그들의 기이한 행태의 간지를 뼈저리게 느끼면서,
저것이 진정한 여유다라는 느낌에
마치 중학교1학년 때 처음으로 자위행위를 완수할때와 비슷한 쾌감이 뇌를 관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발판이 사라지면서 그남자는 열심히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춤을 추던 괴수들은 이미 춤을 멈추고 새로생긴 발판으로 이동하여 다이아몬드에 총을 쏘고 있었다.
채팅이 전혀 지원되지는 않았지만,
“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라고 말하는듯했다.

허탈하게 E키를 누르고, 부활하여 터덜터덜 밀키스를 탔더니, 영웅 공개이벤트라는 글자와 함께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벡스 미노타우르스가 등장했다. 

하지만 미노타우르스는 수호자들의 궁극기 앞에 맥을 못추리기 시작했고, 결정타 욕심이 난 그남자는 이때다 싶어 황금총을 뽑아들고 약점부위를 천천히 조준한 후 호쾌하게 왼클릭을 눌렀으나,
갑자기 이상한 우윳빛 방벽에 면역이라는 허탈한 결과만을 불러왔다.

왓더헬
그 동안 영웅이벤트에서 막타를 놓쳐본적 없는 그남자는 당황했고, 허탈한 마음에 꺼내놓은 나머지 2발을 허공에다 쏴대고 멍하니 있었지만 아까의 그 괴수들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웃으면서 날라가 싸이클롭스의 내장을 휘저은 다음 의기양양하게 구슬을 집어들었다.
그러더니 밀키스를 타고 날라가 중앙에 구슬을 박았고, 
미노타우르스는 실오라기 없는 알몸상태로 수호자들의 다구리를 맞고 서서히 쓰러졌다.

이때 그남자는 배웠다.
영웅심리에 찌든 황금총 따위는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 협동을 해야 된다는 것을.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그날이후 그남자는 간지(허세)를 버리고,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진정한 의의인 협동에 눈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트롤에게 쳐맞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