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최고급 떡갈나무로 건조된 배는 미끄러지듯이 바다를 갈라 나갔다.

조금 측풍이었고 플리머스를 떠날 땐 거의 그러하였기에 존은 매우 익숙한 느낌이었다. 바닷바람과 브라운 베스의 감촉이 젖어들었다. 갑판은 정갈하게 배열되어 있었고 선미루쪽에는 세련된 조타실과 일층 포실이 있었다. 그리고 미즌마스트가 우뚝 솟아있는 갑판에는 사람들이 돛을 조작하고 있는 중이었다.

놋쇠로 만든 종이 보였고 선수루에는 선수포가, 선미루에는 선미포가 장치되어 있었는데, 선수의 선수상은 거대한 고래를 조각해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선실을 둘러보았다. 선실은 긴 복도식이었고 4열로 열당 각각 75명이 잘수있도록 빼곡이, 개인공간과 함께 명패도 붙어있는 이층침대들이 놓여있었다. 개인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는 침대시트를 들어내야(시트라고 하기에도 민망했지만) 열쇠로 열수 있었고 그 열쇠는 외투 주머니에 넣어져 있었다. 그곳에는 그의 군도와 파이프, 물통등 잡동사니들이 가득할 것이 분명했다.(사실 시트를 들어낸뒤 아예 침대를 뜯어내야하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그는 열어보니 '정말 장난 아니군'이라고 탄식했다)

조금 상투적인 이름의 '돈벼락'호(H.M.S. Sudden wealth->슬루프형의 연안순시선 이었는데 동료선원 20명과함께 프랑스 전열함을 농락해서 선수상을 부수는 공로를 세워 존이 일병에서 상병으로 진급한 배였다.)를 탔을땐 개인창고라는 이름의 물건은 있었지만 그곳에 아무것도 수납하지 않았다. 항해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그냥 꼭 필요한 것만 갖고 다녔는데 그 이유는 아예 침대시트를 들어내고 침대바닥을 도끼로 찍어낸뒤 꺼내거나 집어넣은 뒤엔 다시 보수를 해야하는 극악 조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래도 거기에는 뚜껑 비슷한 것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돈벼락호를 탄뒤 기회호로 마지막 항해를 합해서 4번 항해를 하고(한번은 케이프타운, 한번은 켈리컷, 두번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왕복하며 사략질을 했다) 이번에 다시 무위협호로 갈아탄 것이었다.

다시 그는 선실을 빠져나와 화장실을 둘러보았다. 갤러리쪽에 문이 나 있었고 열어보니 조그마한 공간이었다. 그곳엔 겨우 앉을만한 나무 변기가 있었다. 그리고 아래로 구멍이 뚫려있었는데 보나마나 바다로 흘러드는 것일것이 분명했다. 화장실 바로 아랫층에는 화약고와 창고가 있었는데 매우 넓었다. 그리고 선실의 위층에는 포실이 있었다.

기회호는 조금 큰 상선을 습격해서 털게되면 7할이 차게되어 기항을해서 팔아치워야했지만 이 넓은 공간- 배바닥까지 -의 창고는 엄청난 양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맨 밑바닥 선미쪽에는 조그만 감옥과 '고문실'이라고 씌여진 문이 있었고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선명한 문구가 보였다.

그는 배를 관찰하다가 갤러리쪽의 '의료실'이라는 문까지 오게되었다.

그것은 포실이 있는 4층에 있었는데 아마도 부상자운반의 편의를 위하여 그런것 같았고, 조타실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매우 깨끗한 냄새가 그의 코를 찔렀다. 너무나 위생적이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었던대로 18개의 침상을 둘러보고 수술실의 문을 열었는데 그의 앞에 총구가 보였다.

그는 재빨리 전투테세를 취했으나 그는 권총의 방아틀뭉치를 제쳤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손을 들 수밖엔 없었다. 선박속에 침입자가 있다니 너무나 뜻밖이었지만 그 뒤에는 대령이 있었다.

"아아니. 존 여긴 어쩐일인가?"

"넌 뭐야? 여기는 일반병사 출입금지구역인거 몰라?"

"몰랐습니다!"
그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짜증이 났다. 그는 우군이었다. 이제 제대로 찍혔다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대령은 웃었다.

"몰랐다는데 죽일수야 없지. 내 방으로 따라오게"

흰색 옷을 입은 사람은 총을 거두었고 그는 대령을 천천히 따라갔다.

그는 나오면서 화난 투로 말했다.

"도데체 정신이 있어 없어? 그대는 이 온 배가 그대꺼라고 생각하나?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에는 국물도 없을줄 알게!"

"죄송합니다."
존은 힘없이 대답했다.

"그건 그렇고 마침 자네에게 줄 선물이 있다네"

"그게 뭡니까?"

"놀랄 걸세"

잠시후 그들은 함장 집무실에 앉아있었다. 그는 나무로된 상자를 하나 내밀었다. 그곳에는 대령집안의 문장이 찍혀있었다. 존은 이게 뭔지는 몰라도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이것은 내 아버지 것이라네"

"그걸 왜 저에게?"

"왜냐하면 우리 아버지가 자네를 찾으면 자네한테 주라고 하셨네"

"왜 저같이 비천한..?"

"자네 아버지와 우리 아버지는 서로 미국에서 같이 싸우셨지. 장군이셨는데 콘월리스가 항복한 후 자네 아버지와 합류했지. 그래서 자네 아버지가 작위를 받을 수 있게 적극 추천도 했지"

"그랬군요"

"이것은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장인이 만든 최고급 피스톨일세"

그는 놀랐다. 그것이라면 몇 만 파운드를 들여도 구할수 없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 것도 하나 있으니까 걱정말고 갖게. 나는 자네를 본 뒤 지금껏 형제와 같이 생각하고 있어"

그는 그 상자를 찬찬히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정말로 경탄할만한 세공이 되어있는 멋진 권총이 하나 들어있었다. 그리고 총알 주조기와 고급스러운 티가 팍팍나는 화약통까지 함유되어 있었다. 부싯돌 통과 가죽 조각또한 많았다.

"10년전, 우리는 이걸 2천파운드에 2세트를 맞췄지. 지금은 그 장인이 죽어서 아마 최소 몇 만 파운드는 홋가할 걸세. 엄청나게 귀하지"

"저..정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부싯돌또한 최고급이고, 정말 불이 잘붙지. 게다가 가늠자도 매우 정교하고, 방아쇠도 잘 당겨지네. 부싯돌을 싸는것은 최고급 트위드가죽으로 한 조각에 최소한 20파운드는 넘길거야"

"정말 그럴만 하군요"

"누가 훔쳐갈 수 있으니 잘 보관하게. 그럼 돌아가 봐 그거 은행에서 꺼내 오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옛. 정말 감사합니다"

존은 갑작스런 행운에 황홀하기 까지 했다. 집무실을 나올때 나무상자는 그의 가방속에 깊숙히 숨겨져 있었다. 그는 정말 그것을 잘 간직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랑스 상선들은 그 지역에 자주 출몰했기 때문에, 해군의 존재가 사라진 현 상황에서 존이 너무나도 좋은 황금어장이라고 생각한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브르타뉴 반도를 지난지 6시간만에 첫번째 먹잇감이 들어왔다. 대단히 큰 상선이었지만 꺼릴 것은 없었다.

비상령이 내리고 흰 바탕에 검정색 해골이 그려진 깃발이 내걸렸다. 거리상으로 보아 이 속도차라면 4시간이면 따라잡을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 들렸다. 대령은 존에게 혁명으로 위기를 느낀 프랑스 왕당파 귀족이 싸들고 피난 가는 거라고 설명했다. 

돛이 최대로 올라갔고 모든 병사들에게 전투테세를 갖출것이 명령되었다.


4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