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작은 율리안의 앞에 다가와 지그시 그를 노려보았다. 율리안도 지지않고 맞대응했다. 침묵이 잠시 둘 사이에 존재했다. 이윽고 분위기가 불편했는지 후작이 먼저 입을 열었다.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라."
 "살인범을 잡은겁니다."
 "살인범?"
후작은 약간 놀란 듯한 표정과 한편으로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뿐이었지만 율리안은 자신의 아버지가 지은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뭔가 있군.'
어렸을 때부터 정식 교육을 받은 동생마저 자신의 두뇌만으로 눌러버린 율리안이었다.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게 꼬였다는 것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후작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냉정함과 무표정으로 율리안을 대했다.
 "누구지?"
 "마부 헨리입니다."
순간 후작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깃들었다. 어떻게든 그 표정을 지우려 하고있었지만 잘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큭큭큭.."
후작의 옆에 있던 헨리는 갑자기 율리안을 보며 비웃음을 날리더니 이윽고 칼을 뽑아들고 달려들었다. 짧은 검날에서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다.
 "역시나... 네놈이었군."
율리안은 침착하게 검을 들고 헨리의 단도를 쳐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헨리의 멱살을 움켜잡고 빙글 돌려서 바닥에 꽂아버렸다.
 "이까짓 단도로 내게 뭘 하려는 거냐."
율리안의 검이 목에 닿자 헨리는 바들바들 떨며 후작을 바라보았다. 후작 역시 창백한 얼굴로 헨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언가 둘 사이에 맺어진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후작은 가만히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율리안을 향해 소리쳤다.
 "그 칼 내려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