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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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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헤드헌터 주앙의 모험 vol.15 팔마섬에 도착한 주앙의 배에서 선원들이 물통과 식량통을 내려놓았다. 주앙과 선원들은 모두 술집으로 몰려갔다. 술집 한구석을 차지한 그들은 다들 말이 없었다. 다른 손님들은 그들의 분위기에 눌려 서서히 자리를 떴다. 주점주인은 울상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나가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주앙은 몇 잔째 들이키더니 입을 열었다.
"이제 우리는 에스파냐의 영해에 들어와있다. 이쯤에서 너희에게 말할 게 있다. 너희가 나와 우연히 인연을 맺고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 나는 저 멀리 대서양으로 갈 생각이다. 세비야에 도착하는 대로 후하게 돈을 줄테니 받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주앙은 괴로운 듯 말을 뱉은 뒤 잔에 남아있던 술을 모두 들이킨 후 일어났다. 주인은 주앙이 내민 금화를 보고 히히덕 웃으며 그에게 연신 굽신거렸다. 주점을 나선 주앙은 배를 향해 걸어갔다. 술기운이 머리끝까지 뻗쳤는지 걸음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어지러움이 느껴지며 눈이 서서히 감겼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배안이었다. 일어나려 하니 두통이 몰려왔다. "끄응.." 선장실 문이 열리더니 부관이 들어왔다. 부관은 조용히 물과 수건을 가져다 놓고 나가려했다. "부관.. 내가 어제 여기서 잤나?" 부관은 주앙의 말을 듣고 그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묵묵히 내저었다. 주앙은 다시 몸을 눕혔다. 부관은 잠시 서있다가 문을 열고 나갔다. '아무튼 재미없는 녀석이라니까.' 부관이 복도를 걸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주앙은 다시 잠이 들었다. 펑 펑 개선을 하는 함대를 향해 스페인 포병대가 축포를 쐈다. 펠리페 2세마저 나와서 그들을 마중했다. 정말로 중요한 전쟁이었고 막대한 돈이 들어간 전쟁인만큼 스페인인들의 기쁨은 더욱 컸다. 해군은 내려서 승전가를 부르며 군중들 사이를 행군해갔다.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주앙은 국왕의 초대를 받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연회장 안은 웅장한 행진가가 울려퍼지며 개선장군을 맞이했다. 돈 후안의 경례와 함께 파티는 시작되었다. 국왕은 각 배의 선장들을 일일히 불러 친히 하사금을 내리고 대화를 짧게 나눴다. 주앙의 차례가 되어 주앙이 앞으로 나갔다. 국왕의 옆쪽에 그의 아버지가 보였다. 주앙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는 국왕의 앞에 무릎꿇었다. 주앙의 옆에 묵직한 돈주머니가 여러개 놓였다. 펠리페2세는 그를 잠시 쳐다보더니 말을 걸었다. "용맹하게 적선에 뛰어들어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고 들었다." "가당치도 않은 말입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젊은이가 있으니 이 스페인은 앞으로도 영원히 발전할 것이로다. 하하! 그래 소원은 없는가?" 주앙은 국왕의 말에 곧바로 대답했다. "사략허가를 해주십시오." "사략?" 국왕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국가에게 공인되었지만 동시에 비밀로 하기에 잡히면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하고 처형되어야 하는 사략해적이 왜 이 젊은이의 소원이란 말인가. "지금 저희 스페인은 많은 국가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대서양을 건너 넘어오는 각종 보화들을 실은 수송선이 해적들에 의하여 약탈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막대한 금을 들여 호송함대를 붙여줄 수는 없습니다. 이젠 저희도 그들을 약탈해야 합니다. 치사하고 더러운 방법에는 오직 힘으로 해결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주앙의 말에 국왕은 감탄한 듯 했다. "좋다. 너에게 사략을 허가한다. 또한 지금부터 너에게 이달고의 신분을 내리노니 너는 앞으로 돈 주앙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될 것이다. 너의 앞길에 성모 마리아의 보호가 함께하기를.." 주앙은 국왕에게 예를 표한 뒤 물러섰다. 그리고 곧장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그는 이런 곳이 싫었다. 온갖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곳. 차라리 피와 땀이 튀는 전쟁터가 더 솔직했다. 배가 묶여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 그가 본 것은 자신을 믿고 지금까지 온 선원들이 모두 모여 그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눈물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은 주앙은 힘차게 소리쳤다. "허가가 떨어졌다! 우리는 대서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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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현실 밖에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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