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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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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헤드헌터 주앙의 모험 vol.17 콰지직
나무 장갑이 포탄을 못 견뎌내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배가 휘청거렸다. 항해장은 식은 땀을 흘리며 키를 돌리고 있었다. "포탄 장전!!" 포반장의 명령에 부포수들이 포탄을 들고 힘겹게 포 안으로 집어넣었다. "목표물 3시 방향! 포격 준비!!" 포수들은 정확하게 조준한 뒤 발사 명령을 기다렸다. 그 잠깐의 순간이 마치 1년처럼 지나갔다. "발사!!" 콰쾅 포를 쏨과 동시에 선수가 돌아가면서 적선과 가까워졌다. 주앙은 칼집에서 기다란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적선으로 뛰어들었다. 돌격대장이 같이 뛰어들며 소리를 질렀다. "선장님을 따라 돌격하라!" "와아!!" 선원들이 모두 칼을 뽑아들고는 적선으로 뛰어들었다. 순식간에 적선 내부에 아이린호의 선원들이 가득찼다. 백병전이 개시되자 아이린호에서 사수들이 지원사격을 해주었다. 아이린호는 옆에서 정박한 채 아군 선원들이 피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었다. 적들은 지원사격에 우왕좌왕하다가 아군의 칼에 당하기가 일쑤였다. 주앙은 승세에 도취해서 너무 깊숙히 들어가버렸다. 칼을 미친 듯이 휘두르다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이 적들에게 둘러싸여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너무 깊숙히 들어왔군...' 그 때 주앙의 눈에 적선의 선실로 들어가는 문이 보였다. 재빨리 앞에 있던 자를 힘으로 눌러 죽인 다음 그곳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닫은 주앙은 문 옆에 붙어 따라들어올 적을 기다렸다. 아니나다를까 한 명이 문을 열며 들어왔다. 재빨리 그 자의 목을 친 뒤 다시 문을 닫은 주앙은 선미쪽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실 복도를 따라 조용히 걸어갔다. 중간중간 숨어있던 적들을 조우했지만 모두 별다른 저항을 못하고 주앙의 칼에 속속들이 썰려나갔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어느 문앞에 선 주앙은 이상하게도 그 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칼을 높이 든 채 조용히 문을 연 주앙은 안에 들어가자마자 적을 보고는 재빨리 처리해버렸다. 적은 목이 날라간 채 몸만이 쓰러진 채 축 늘어져버렸다. 안에는 적이 지키고 있었던건지 인질로 보이는 두 명이 잡혀있었다. 한 명은 인디아의 원주민으로 보이는 여자였는데 노리갯감으로 쓰였는지 옷이 마구 풀어헤쳐지고 머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눈은 생기를 잃은 듯 풀어져있었고 손과 발이 묶여있었다. 한 명은 남자인 것 같았는데 눈과 입, 손, 발이 묶여있었다. 조용히 남자의 입을 먼저 풀어준 주앙은 뜻밖에도 알고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누군지 알고 네놈들이 내게 이러는거냐!!" 주앙은 잠시 충격에 움직이질 못하다가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 그 남자에게 말했다. "막시밀리앙?" 막시밀리앙도 깜짝 놀란 듯 주앙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형?!!" 주앙은 재빨리 동생을 풀어주고는 밖으로 나가려했다. 여자는 짐이 될 게 분명하니 안 데리고 가는 편이 나았다. 그런데 막시밀리앙이 따라나오지 않고 머뭇거렸다. "뭐하는거냐 막시밀리앙. 여기서 머뭇거리면 죽을 수도 있다." "형... 하지만 마리아도 데려가주면 안될까?" 여자의 이름이 마리아인 모양이었다. 주앙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보았지만 동생의 애원하는 표정에 별 수 없이 그녀를 묶은 밧줄을 풀어 데리고 나갔다. 선미로 한참을 달려간 주앙은 조용히 선미쪽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나가자마자 이쪽으로 달려오는 적의 목을 날려버린 후 재빨리 아군에게 합류해서 같이 싸웠다. 선원들은 선장이 다시 돌아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남아있는 적들을 일제히 밀어붙여 소탕해버렸다. 적장은 전투도중 이미 포로로 잡혀있었다. 전투가 모두 정리되고 아이린호로 돌아온 주앙은 제일 먼저 적장을 심문하기 시작했다. "이 배는 뭐하는 배지?" 적장은 잠시 당황했는지 주앙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금세 씩 웃으며 당당히 말했다. "뭐긴 뭔가. 해적선이지." "그런 거짓말이 통할 것 같은가?" 주앙은 뻔히 보이는 거짓말에 코웃음을 쳤다. 무장도가 높은 편인 카락선이 거의 비무장 상태에서 항해를 했으면서 해적선이라고 우기다니.. 주앙은 적선을 뒤져 나온 수화물들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이상한 것을 보았다. '저것은?' 적장도 주앙이 쳐다보는 곳을 보다가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깨닫고는 그대로 혀를 깨물었다.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안되! 이런 젠장!" 주앙은 재빨리 적장의 입을 벌려보았지만 이미 피만이 가득히 차있었고 그의 고통스런 표정에는 죽음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분 있지 않아 그는 과다출혈로 죽어버렸다. 주앙은 화가 난 듯 이미 죽어버린 시체의 목을 날려버리고는 바다에 버리라고 지시했다. 주앙의 얼굴에는 고민이 가득해졌다. '한자동맹... 왜 그 문장이 프랑스 상선에서 나온거지?' 이미 오랜만에 만난 동생따위는 그의 관심밖에 나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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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현실 밖에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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