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의 약진으로 3강구도가 깨지면서 꿀잼이 되었던 이번 2018 HGC KR

올 한해를 뒤돌아보며 각팀별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상된 실패 - 글럭(8위)


1.땜질식 리빌딩

2018 HGC KR에서 글럭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2018년 1페이즈에 혜성같이 등장해서 오픈디비전을 씹어먹고 승격 동기(에이스, 펠리즈)들 중에 가장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줬던 글럭과 2018년 2페이즈 글럭은 동명이인이라고 할정도로 완전히 다른팀이 되었습니다.

우선 팀의 주축선수(티세론, 렐릭, 블루비틀)들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팀을 떠나게 되면서 전력 누수가 심해졌습니다.

팀에 남은 록서 선수와 오버로드 선수는 기존 글럭팀에서 그렇게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은 아니었고, 팀의 구심적 역활을 할 수 있을만큼 영향력이 강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이 글럭에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낮을수밖에 없었습니다.

3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영입한 3명의 선수들, 미센, 아스가르드, KCB은 대부분 익숙한 선수들이지만 주로 강등권 이미지로 기억이 되는 선수들이었습니다.

미센(다르비쉬)은 레이븐, 아스가르드(MSG)는 RRR, KCB는 에이스에서 활약했으며 모두 팀이 강등 당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물론 강등권팀 선수였다는 것이 그 선수에 대한 평가로 곧바로 이어질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에 이 3명의 영입은 계획적 혹은 전력보강을 위한 영입이라기보다 당장의 인원보충을 위한 영입으로 비춰졌습니다.

팀의 주축이었다고 볼수 없는 잔류 선수2명과 예전 강등권 팀에서 급하게 영입한 3명의 선수, 총 5명이 선수가 만들어 낼 시너지가 어떠할지.. 사실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습니다.

즉 2018년 페이즈 2에서 새롭게 결성된 글럭은 이전의 글럭과 같은 가능성을 만들어내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글럭은 시즌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꼴지로 시즌을 마감했고, 결국 강등까지 당하고 맙니다.


2. 메인탱커 록서의 영웅폭

글럭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우선 메인탱커 록서선수의 영웅폭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티리엘 장인으로 알려져 있는 록서선수는 메인탱커로서 영웅폭이 넓지 못했습니다. 가장 잘 다루는 영웅은 티리엘과 ETC였는데, 정말 안타깝게도 이 2명의 영웅은 현재 메타에 전혀 맞지 않는 영웅이었습니다. 

티리엘과 ETC는 현재메타에서 2-3티어를 오가는 영웅이었고 아무리 숙련도가 높다고 해도 도저히 특정한 판 아니면 쓸수 없는 영웅들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록서선수는 현재메타에서 유리한 1티어 탱커 디아블로, 가로쉬, 아눕아락을 능숙하게 해내지 못했고, 이러한 문제점은 시즌 내내 이어졌습니다.

메인탱커는 팀을 전체적으로 이끌며 주도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포지션입니다. 따라서 메인탱커가 흔들리면 주도권을 뺏기고, 주도권을 뺏기면 운영이 흔들리고, 운영이 흔들리면 팀이 패배합니다.

록서선수는 시즌 내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때로는 KCB 선수와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플레이하기도 했지만 역시 좋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시즌 내내, 심지어 승강전까지 이어졌고 결국 끝내 해결하지 못한 영원한 숙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3. 후반기, 급격히 붕괴되는 팀

지더라도 "졌지만 잘싸웠다"라는 경기와 그냥 "졌다"라는 경기는 동일선상에서 평가될 수 없습니다. 패배속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 바탕으로 전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럭은 무기력한 3:0 패배가 매우 많았습니다. 글럭이 리그에서 세트스코어를 가져온 경기는 슈퍼노바전 3세트, 펠리즈전 1세트, 합계 4세트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모든 경기는 3:0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위 4세트도 전반기에 올린 성적이었고, 후반기에는 슈퍼노바, 펠리즈 2팀에게 모두 3:0 패배를 당합니다. 즉 글럭은 후반기 더욱 급격하게 붕괴했습니다.

전반기 계속되는 패배로 인해 팀 전체 분위기가 다운되었고, 이것을 반등시킬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결국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후반기 글럭은 전반기보다 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후반기 최악의 부진속에서 팀 전체가 붕괴해 버리자 전반기 보여줬던 팀원간 합마져 무너져내렸습니다. 그리고 이는 승강전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승강전 트로그와의 경기에서는 궁연계, 스킬 연계가 하나도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 팀이 붕괴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승강전 마저 4:2로 패배하고 말았고, 팀은 강등행 열차에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4. 총평

글럭의 실패는 예상된 실패였습니다. 새롭게 리빌딩 된 글럭은 기대보다 우려를 자아내기 충분했고, 이러한 평가를 실제 경기를 통해서 반전시키지 못했습니다.

메인탱커 록서선수의 좁은 영웅폭과 메타에 부적합한 영웅활용이 가장 눈에 띄었지만, 딜러라인 역시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유일하게 힐러인 KCB 선수만이 힐러와 메인탱커를 오가며 그나마 인상적인 모습을 몇번 보여줫을 뿐, 다른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후반기 급속한 멘탈붕괴는 경기를 보면서 느껴질 만큼이었습니다. 그 결과 글럭은 후반기 전세트패배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리빌딩 과정에서 팀의 구심점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고, 결국 팀의 중심을 잡지 못한채 전반기 부진속에서 팀 자체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사실 글럭은 페이즈1에서 2로 넘어오면서 여러가지가 악재가 겹쳤고, 그것의 영향으로 인해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냉정한 프로의 세계는 결국 그러한 악재를 극복해야만 살아남을수 있습니다. 글럭은 그렇지 못했고 2018년 페이즈1에 혜성같이 등장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던 글럭은 이렇게 씁쓸하게 HGC 무대에서 퇴장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차회 예고

도깨비팀의 가능성과 한계 - 슈퍼노바(7위)